민중가요만 불러대는 레미콘 기사들 이래도 되는거니?

 

  레미콘 회사들이 레미콘 트럭 기사들과의 갈등으로 몸살을 겪고 있다. 강원도 원주의 한 레미콘 업체는 지난 한 달간 공장 가동을 못했다. 한노총과 민노총 소속 기사들이 운반비 인상 폭과 관련해 대립하면서 상대방 트럭의 운행을 막고, 자해 소동까지 벌이며 정면충돌했기 때문이다.

 

 

작년엔 부산·경남 지역 레미콘 트럭 기사들이 운반비 20% 인상을 요구하며 15일 동안 파업했다. 당시 이 파업으로 건설 현장에 제대로 레미콘을 공급하지 못한 한 레미콘 회사는 결국 지난 2월 폐업하고 말았다. 광주·전남 지역 기사들도 지난해 6월 운송 거부 집단행동에 나섰다.

 

영세한 레미콘 업체들은 트럭 기사들의 파업과 운송 거부를 견디기 어렵다. 국내 레미콘 업체는 지난해 10월 기준 925개, 이 중 75%가 연매출 120억원 이하의 중소기업이다. 이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3%에 채 못 미친다.

 

레미콘은 시멘트와 골재, 물 등을 섞어 만든다. 레미콘 공장에서 만들어진 제품을 계속해서 섞어주면서 운송해야 하는데 이때 ‘레미콘 트럭’이 필요하다. 그마저도 운송에 걸리는 시간이 90분을 넘어서면 레미콘이 굳어버려서 사용할 수 없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운송수단은 없다.

 

 

 

지난 7일 오전 경기도 양주의 석천레미콘 공장. 5000평 규모 공장에 15대의 레미콘 트럭이 두 줄을 지어 멈춰 서 있었다. 원래라면 흙먼지를 날리며 분주하게 돌아다녀야 할 시간이었다. 트럭 엔진 소리 대신 공장 입구 확성기 차량에서 나오는 민중가요 소리만 요란했다. 공장 입구 약 20m 길 양쪽에는 민노총 건설노조가 붙여 놓은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이 공장은 3개월째 멈춰 서 있다. 레미콘 트럭 기사 23명이 경조비·휴가비 지급과 정년 폐지 등을 요구하며 운행을 중단했다. 이 가운데 5명은 석천레미콘 직원이 아니고, 회사와 운송 계약을 맺은 외부 기사들이다. 이들이 회사 소속 레미콘 트럭 기사와 손잡고 파업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23년째 이 공장을 운영해 온 박삼순(79) 석천레미콘 회장은 이를 견디지 못해 결국 이달 말 문을 닫기로 했다. 박 회장은 “몇 달 전 운반비 인상을 요구해서 올려줬는데, 이번엔 경조비까지 달라고 한다”며 “3기 신도시 건설 계획까지 발표돼 건설 경기는 호황에 접어들었는데, 레미콘 업계는 지금 문을 닫는 상황”이라고 했다.

 

[전문]

https://www.chosun.com/economy/economy_general/2021/05/10/2RWCX7TV6VDF3DZEIVE5OCJTX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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