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T 율현터널, 공법이 어떻길래 덜컹대나

 

 

율현터널만 가면 느려지는 SRT…감사원 "부실시공이 문제"

 

SRT 노선 82% 차지하는 율현터널

개통 2개월만에 융기현상 발생 후 지속적 확대

"시공당시 보강공법 선택 잘못돼…근본문제 해결해야"

 

   시속 300km까지 낼 수 있는 수서고속철도(SRT). 그러나 고속철도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열차가 강남구 수서동을 떠나자마자 진입한 율현터널의 일부 구간에서는 시속 90~170km까지 감속 운행을 하고 있다. 새마을·무궁화호의 평균 시속이 81~86km라는 것을 고려하면, 일반철도 열차에도 뺨을 맞을만한 운행을 하고 있는 셈이다.

 

사진=국토교통부

 

SRT 개통 후 2개월 만에 율현터널 내 일부 구간에서 고속철도 레일이 들뜨는 현상이 발생하고 이것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철도공사와 시공사는 융기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3차례의 보강공사를 했으나 전문가들은 현행의 보강공사로는 재발을 막기 어렵다고 지속적인 문제 제기를 했다.

 

 

율현터널은 강남구 수서동에서 경기도 평택시에 이르는 총 길이 50.3km의 국내 최장 터널이다. SRT 전체 연장 61.1km의 82%를 차지할 뿐만 아니라 향후 수서역~동탄역 구간은 광역급행철도(GTX-A)와 함께 사용될 예정이다. 따라서 율현터널의 안전성과 효율성은 SRT는 물론 여타 철도노선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감사원이 2020년 감사계획에 SRT 율현터널 안전관리실태를 넣어 감사를 실시한 배경이다.

 

감사원은 13일 발표한 감사결과 보고서에서 “시공 당시부터 최적의 단면 보강공법으로 시공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근본적인 보강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을 냈다.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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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법 잘못됐다

터널바닥 솟아올라 열차 진동 심해… 시속 200㎞ 못달리고 90~170㎞로

감사원 “근본적 보강안 마련하라”, 전문가 “2억 더 썼으면 막을 일을”

 

   수서고속철도(SRT)가 율현터널만 들어가면 진동이 생기고 덜컹대면서 속도가 느려지는 건 터널 시공 방법이 잘못됐기 때문이라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은 13일 감사 보고서를 통해 발주처인 국가철도공단(구 한국철도시설공단)에 “근본적인 보강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개통 두 달 뒤부터 바닥 솟아

율현터널은 서울 강남구 수서동 SRT 수서역과 경기도 평택의 지제역 사이 50.3㎞ 구간에 지어진 국내 최장 길이 터널이다. 2016년 12월 개통한 SRT는 개통 직후부터 ‘율현터널에 들어가면 열차 진동이 심해지는 것 같다’는 민원이 이어졌다. 감사원이 조사해보니 이는 터널 바닥이 솟아올랐기 때문이었다. 감사원에 따르면 율현터널에서는 SRT 개통 두 달 뒤부터 터널 바닥이 솟아오르는 현상이 발견됐다. 전체 12개 공구 중 3개 공구에서 이런 현상이 확인됐다. 솟아오른 구간이 2017년 말에는 45m였지만 2019년 말에는 389m로, 지난해 6월에는 460m까지 늘어났다.

 

율현터널 융기 현상 문제

 

가장 심한 곳은 경부고속도로 기흥휴게소 부근 3-1 공구다.

 

 

이곳은 318m에 걸쳐 최고 18.9㎝ 높이까지 터널 바닥이 솟아올랐다. 국가철도공사와 시공사인 대우건설은 2018년 11월부터 2019년 5월까지 두 차례 보강 공사를 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바닥이 계속 솟아올라 작년 2월 추가 보강 공사까지 했다. 이 구간은 애초 시속 230㎞로 달리도록 설계된 구간. 하지만 SRT는 현재까지도 이 주변 2㎞ 구간에서 열차 속도를 시속 90~170㎞까지 낮춰 운행하고 있다. 바닥이 솟아올라 열차에 진동이 생기고 안전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지반 불안한데 시공 방법 잘못 선택

감사원은 시공 방법을 잘못 선택한 게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지역은 ‘신갈 단층’이 지나는 지역으로 지반이 불안정한 곳. 국가철도공단은 공사 지역 지반이 예상보다 약하자 2013년 8월 암반 등급 평가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암반 등급 점수가 20점 아래면 추가로 암반 등급을 평가하고, 지질 강도정수를 평가해 최종 공법을 정하도록 했다. 터널 공사는 실제 지반 상태를 알 수 없기 때문에 굴착하면서 최종 공법을 바꾸는 경우가 많다. 공단은 지반이 심하게 불안정하면 ‘인버트 시공’을 하도록 했다. 인버트 시공은 터널 바닥에 반달 모양으로 콘크리트 구조물을 만드는 것으로 지반이 솟아오르는 것을 막아준다. 율현터널의 경우 전체의 11%에 인버트 시공이 이뤄졌다.

 

하지만 감리업체는 이후 해당 구간 암반 등급 점수가 18점인데도 추가 평가를 하지 않고 기존 기준대로 공법을 정했다. 감사원은 “감리단장이 평가에 직접 관여하지 않고 평가위원들에게 변경된 기준을 알려주지도 않았다”며 “다른 평가위원들도 현장에 상주하지 않고 평가가 있는 날에만 왔다”고 했다.

 

 

감사원은 국가철도공단 부실 감독도 문제 삼았다. 공단 지침대로면 암반 판정 과정에서 지반 분야 전문가가 포함되고, 공단 직원도 입회하는 등 8명이 위원회를 만들어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공단은 총 112번 열린 위원회에 모두 불참했고, 감리 업체는 지반 분야 전문가 없이 암반 등급을 판정했다.

 

하루 4만명 넘게 이용하는데...

국가철도공단은 이날 “추가 보수 공사 이후 바닥이 솟아오르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감사원은 “보강 공사로 문제가 완벽하게 해결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근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율현터널 구간은 하루 평균 SRT 열차 120대가 다닌다. 개통 이후부터 지난해까지 총 6311만명의 승객이 이용했다. 하루 평균 4만2300여 명꼴. 문제가 된 해당 구간을 인버트 시공하는 데 들어가는 추가 비용은 2억5000만원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철도 전문가는 “2억5000만원을 더 썼으면 막을 수 있었던 문제인데, 감리 업체의 업무 태만과 공단의 관리 부실이 합쳐져 사업비가 3조원 넘게 들어간 SRT가 제 속도를 못 내게 됐다”고 말했다.

곽래건 기자 조선일보

 

https://www.chosun.com/national/transport-environment/2021/04/14/RPPZAIFQ6NCGRJDA7MSL3J5GX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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