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도 운동을?...그래도 해야

뜻밖의 연구결과

서울대 의대 연구팀 "심뇌혈관질환·​당뇨 위험 낮춰"

 

    미세먼지가 심한 날 사람들의 최대 고민은 '운동'이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운동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면 잠깐의 외출도 자제하란 충고가 넘친다. 야외운동은 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만다. 하지만 최근 미세먼지 농도와 상관없이 운동을 하는 게 심뇌혈관 질환과 당뇨병 발생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세먼지 노출을 걱정하기보단 일단 운동을 하는 게 건강에 더 좋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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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얼마나 안 좋기에

미세먼지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물질로 대기 중에 오랫동안 떠다니거나 흩날려 내려오는 지름 10μm 이하의 입자상 물질이다. 피부와 눈, 코, 인후 점막에 물리적 자극을 유발하고, 기관지를 거쳐 폐에 흡착되며, 각종 폐질환을 유발한다. 크기가 매우 작아 호흡기의 깊숙한 곳까지 도달하며, 혈액을 통해 전신으로 순환하면서 신체 여러 장기에 산화 손상을 촉진해 염증반응을 일으키고, 건강 전반을 악화시킨다.

 

 

미세먼지가 심뇌혈관 질환, 당뇨 등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도 다수 존재한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 연구진은 미세먼지 수준이 높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혈관질환을 겪을 위험이 더 크다고 올해 2월 발표했다. 연구팀은 미세먼지가 심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골수 내 백혈구 세포가 증가하며, 염증 반응이 더 활발히 일어났고 동맥 염증도 심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노영 교수와 연세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조재림 박사, 김창수 교수팀이 건강한 국내 장노년층을 대상으로 분석한 연구결과, 기저 질환이 없는 건강한 고령자라도 대기오염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뇌의 노화가 빨라지고 치매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미세먼지 농도 무관 운동하면 심뇌혈관질환·당뇨 발병률 감소

기존 연구들을 보면, 미세먼지가 심한 날 운동을 하면 없던 심뇌혈관 질환과 당뇨가 생길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가정의학교실 박상민교수팀은 최근 '미세먼지 노출에 따른 외부 신체활동이 당뇨병 및 심뇌혈관질환 발생에 미치는 영향' 연구를 통해 미세먼지 농도와 상관없이 중강도 이상의 신체활동을 실천한 사람들의 당뇨병과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도가 감소한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미세먼지와 당뇨병의 상관관계를 찾기 위해 심뇌혈관질환과 당뇨가 없는 성인을 대상으로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시행했는데,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도 운동을 한 사람들이 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심뇌혈관질환과 당뇨병 모두 발생 위험도가 낮았다.

 

구체적으로 보면, 낮은~중간 농도의 PM10(미세먼지, Particulate Matter Less than 10㎛) 노출 환경에서 중강도 이상 신체활동을 일주일에 5회 이상 한 사람들은 신체활동을 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당뇨병 위험도가 9% 감소했다.

 

낮은~중간 농도의 PM2.5(초미세먼지, Particulate Matter Less than 2.5㎛) 노출 환경에서 중강도 이상 신체활동을 5회 이상 한 사람들도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당뇨병 위험도가 12% 감소했다.

 

미세먼지 농도와 상관없이 운동을 하면 심뇌혈관질환·당뇨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심뇌혈관질환도 마찬가지였다. 미세먼지 농도가 짙은 환경이라도 중강도 이상 신체활동을 일주일에 5회 이상 시행한 사람들은, 신체활동을 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27%, 관상동맥질환 위험도가 24%, 뇌졸중 위험도가 30% 감소했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유사하게 짙은 환경에서 운동을 한 사람들도 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38%, 뇌졸중 위험도가 48% 감소했다.

 

박상민 교수는 "미세먼지·초미세먼지가 있더라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일단 중강도 이상의 운동을 해야 심뇌혈관질환과 당뇨병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는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미세먼지 심한 날, 운동 어떻게 해야 할까?

그렇다면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도 야외운동을 해야 하는 것일까? 정답은 '일부러 미세먼지 심한 날에도 운동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운동은 꾸준히 해야 한다'이다.

 

박상민 교수는 "미세먼지가 심뇌혈관 질환과 당뇨병에 악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저질환이 있다면 주의가 필요하겠지만, 건강한 사람이라면 하루 30분 이상 중강도 이상의 운동을 주 5회 정도 시행해야 심뇌혈관질환과 당뇨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중강도 이상의 운동이란 평소보다 숨이 조금 더 차게 만드는 빠르게 걷기, 복식 테니스 하기, 보통 속도로 자전거 타기, 엎드려 걸레질하기 등 중간 정도 활동 30분 또는 평소보다 숨이 훨씬 더 차게 만드는 달리기, 에어로빅, 빠른 속도로 자전거 타기, 등산 등 격렬한 활동을 하루 20분 이상 수행한 경우를 의미한다.

 

 

박 교수는 "중강도 이상의 운동 횟수와 심뇌혈관질환, 당뇨병 발병 위험 감소율은 비례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심한 날 굳이 야외활동을 할 필요는 없으나, 일상적으로 미세먼지가 심한 지역에 살고 있다면, 일단은 운동을 꾸준히 할 것을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박 교수는 "초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다음 1~3일 정도까지 초미세먼지의 영향이 있음을 참고해 야외활동을 시행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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