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 일은 원전 새로 짓고 수명 연장하는데…한국은 '소 귀에 경 읽기'


美·中·日은 원전 새로 짓고 수명 연장하는데…한국은 탈원전

탈(脫)원전 정책을 추진 중인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국은 원자력 발전을 핵심 기저전원으로 인식하고 원전을 확대 또는 유지하는 에너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EDF가 운영 중인 노장쉬르센 원자력 발전소 / EDF 제공

4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중국, 일본, 한국 등 7개국의 에너지정책을 비교한 결과 이 같이 조사됐다고 밝혔다.


전경련에 따르면 이들 국가는 공통적으로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확대와 석탄화력발전 비중 축소 기조를 보였다. 또 독일과 한국을 제외한 5개국은 기후변화 대응(탄소배출 감축)과 안정적 전력공급을 위해 원전을 확대하거나 유지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비중을 동시에 늘리는 에너지 정책을 추진 중이다. 경제 성장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탄소배출 억제를 위한 조치다. 중국 에너지연구원에 따르면 2019년 26.2%였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2035년 42.6%로 높아질 전망이다. 원전 비중 역시 2035년 12.2%로 2019년 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중국은 에너지 안보 강화 차원에서 자국산 원전 개발과 건설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대폭 감소했던 원전을 재가동하기로 했다. 원전 없이는 탄소중립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카지야마 히로시 일본 경제산업상은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이 2050년까지 탄소배출 순제로(0) 목표에 도달하려면 원전이 필수"라고 말했다.

 

 

일본은 2018년 발표한 ‘제5차 에너지 기본계획’에서 원전을 탄소감축 수단이자 중요 기저전원으로 인식하고 2019년 6.6%였던 원전 비중을 2030년까지 20~22%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전경련

미국도 올해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따라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어나 2050년이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42%에 달할 전망이다.

기존 원전 활용은 물론 차세대 원전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미 에너지부는 올해 1월 발표한 ‘원자력 전략 비전’에서 기존 원전의 수명 연장을 통한 원전 계속 운영, 원전 발전량 유지, 차세대 원자로 개발, 원전산업 공급망 확대 등 미국 원전 산업 생태계 재건을 공식화했다. 미 의회는 올해 예산 중 첨단 원전 연구개발 비용으로 15억달러를 책정했다.


영국은 바람이 강하게 부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 풍력발전 비중을 늘려왔다. 그 결과 2019년 기준 풍력발전 비중이 20.7%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7.8%)의 약 2.7배 수준이다. 또 원전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수단으로 보고 가동 중인 8개 원전의 가동기한을 연장하는 한편 3개 원전 신규 건설도 추진 중이다.

지난 2019년 기준 원전 발전비중이 약 70%에 달하는 프랑스는 재생에너지 발전 보급을 확대해 전원믹스를 다양화한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원전을 기후변화 대응과 안정적 전력공급을 위한 중요 에너지원이라고 판단해 장기적으로도 50% 수준의 비중을 유지하기로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프랑스의 원자로 제조회사를 방문해 "원자력은 미래에도 프랑스 전력공급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련

주요국 중 독일만 탈원전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전경련은 전했다. 독일은 2030년까지 전체 전력 수요의 65%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나아가 2022년까지 원전 가동을 전면 중단하고 2038년까지 석탄화력 발전도 중단한다는 계획이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발표한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2034년까지 탈석탄·탈원전에 속도를 내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4배 이상 확대한다고 밝혔다.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의 90% 이상을 태양광(58.6%)과 풍력(32%)이 차지할 예정이다.
이재은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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