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 왜 귀하게 되었을까

금은 왜 가장 귀한 금속이 되었을까?


[만화로 푸는 과학 궁금증] 금의 성질과 가치


    작년에 코로나 19 팬더믹이 세계를 휩쓸 때 금값이 오른다는 뉴스 보도가 자주 있었다.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거나 전쟁 등으로 세계정세가 불안정할 때 사람들은 가장 믿을 수 있는 자산인 금에 투자한다. 금은 아주 오래전부터 인류에게 가장 귀한 금속으로 대접받아 왔으며, 화폐로 만들어져 가치의 척도가 되기도 했다. 금은 어떤 금속이기에 이런 대접을 받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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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 어떤 성질을 가졌을까?

금은 원자 번호가 79이고 원소 기호가 Au이며 원자량이 196.967이다. 황색의 광택이 있는 금속이고, 두드리거나 압착했을 때 얇게 퍼지는 성질인 전성이 금속 중에 가장 크다. 1만분의 1mm 이하 두께로도 만들 수 있어 엄지손가락 크기의 금을 얇게 펴서 3층 건물을 모두 뒤덮을 수 있다. 그래서 건축물이나 거대한 불상을 금으로 뒤 덮는데 드는 비용이 생각보다 크지다만 않다. 여의도 63빌딩처럼 거대한 건축물도 금으로 도금된 유리창으로 외관 전체를 덮을 수 있을 정도이다. 금은 금속 중에서 늘어나는 성질인 연성도 가장 크다. 그래서 1g의 적은 양의 금을 3km로 늘릴 수 있다. 금은 이렇게 전성과 연성이 뛰어날 뿐 아니라 녹는 점도 낮아 가공이 쉽다.




금은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되어 다른 물질과 화학 반응을 거의 하지 않는다. 그래서 부식되지 않고 녹슬지도 않으며 원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또한, 금은 산과 염기에도 녹지 않는다. 다만, 질산과 염산을 섞어 만든 왕수, 그리고 불화 수소산과 인공적으로 만든 초강산인 마법산에는 녹는다. 또한, 금은 금속 중에 은 다음으로 전기 전도성이 뛰어나다.


서부 영화를 보면 가끔 금화를 깨무는 장면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순금을 확인하는 방법 중 하나로, 금은 무른 금속이라 이빨 자국이 남는다. ⓒ윤상석




금은 어떤 용도로 쓰일까?

금은 인류가 구리 다음으로 가장 먼저 사용한 금속으로, 그 고유한 성질 때문에 먼 옛날부터 여러 분야에서 이용되었다. 금은 전성과 연성이 뛰어나 가공하기 쉽고, 광택이 나며 녹슬거나 변하지 않고 피부에 닿아도 전혀 해가 없다. 그래서 인류는 아주 오래전부터 금을 얇은 박이나 가는 실로 만들어 몸에 지니는 아름다운 장신구로 사용해왔다.


또한, 금은 인체의 어떤 물질과도 반응하지 않고 변하지 않아 치과용 재료로 사용되었다. 기록에 의하면 금은 3천 년 전부터 치과용 재료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기원전 7세기경 이탈리아반도에 살았던 에트루리아 사람들은 이가 빠지면 금박으로 인공 치아를 만들어 사용했고 이가 흔들리면 금박을 이용해 고정했다는 기록이 있다. 한편, 동양에서는 오래전부터 금을 약재로 쓰기도 했다. 동의보감 등의 의학 서적에는 금이 신경 안정 효과가 있다는 기록이 있다. 그래서 지금도 뇌 질환이나 신경성 질환에 사용하는 한약인 우황청심환의 겉을 순도 높은 금으로 코딩한다.


인류는 오래전부터 금의 가치를 알아보고 귀한 물질로 대접하였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화폐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기원전 7세기 초 지금의 터키 지역에 있던 고대 왕국 리디아에서는 자연에서 발견되는 금과 은의 합금인 호박 금을 콩 모양의 덩어리로 만들어서 화폐로 사용했다. 이것이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동전 모양의 금속 화폐이다. 그 후로도 금으로 만든 화폐는 오랜 기간 세계 곳곳에서 사용되었다.


현대에 와서는 가공하기 쉽고 전기 전도성이 뛰어난 금의 성질을 이용하여 전자제품의 재료로 이용된다. 전자제품 안에는 각종 부품이 꽂혀 있는 회로 기판이 있는데, 부품들과 회로 기판 연결 부위에는 매우 얇은 금 필름이 도금되어 있다. 또한, 반도체에서도 금이 사용된다. 반도체에서는 실리콘 칩과 회로 기판을 연결하는 매우 가느다란 금속 선이 사용되는데, 이 금속 선을 금으로 만들고, 골드와이어라 부른다.


컴퓨터 메이보드 하나를 녹이면 약 0.3g의 순도 99.9% 이상의 품질 좋은 금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윤상석




금은 우주선을 만들 때도 사용된다. 달 탐험선인 아폴로 우주선은 표면에 금으로 된 얇은 막이 있다. 이 막은 쉽게 산화되거나 부식되지 않으면서 우주로부터 날아오는 방사선을 차단하고 적외선을 98%까지 반사한다. 우주왕복선에서도 금이 사용된다. 엔진과 동체의 연결 부분은 열에 약한데, 이 부분에 금이 들어간 합금을 이용하여 열을 반사시킨다.


지구에 금은 얼마나 있을까?

지구가 생성될 당시에는 금을 포함한 무거운 원소들은 대부분 지구 핵으로 가라앉아 지구 표면에는 금이 거의 없었다. 당시에는 아주 작은 행성체인 미행성체와 원시지구의 충돌이 자주 일어났는데, 지구 표면 온도가 내려가 표면에 단단한 지각이 생긴 후에는 미행성체와 지구가 충돌해도 미행성체의 무거운 원소들이 지구 핵으로 가라앉지 않고 지각에 녹아서 지각 성분이 되었다. 현재 발견되는 금은 대부분 이때 생성된 것이다. 이 금들은 대부분 암석에 골고루 흩어지거나 바닷물로 들어가 채굴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금이 높은 비율로 든 암석인 금광석이 한곳에 모인 금맥을 발견하면 쉽게 채굴할 수 있다. 이런 금맥은 금 성분이 포함된 암석이 마그마에 녹은 후 화산 활동으로 지표면 부근으로 올라와서 식을 때 무거운 금 성분이 가라앉아 모이면서 생성된다.



우리가 캐내는 금은 대부분 원시지구와 충돌한 미행성체에서 왔다.ⓒ윤상석




인류 역사를 통틀어 채굴된 금은 대략 17만 1300톤이라고 한다. 부피로 따지자면 올림픽 수영 경기장 3.5개를 채우는 양이다. 그런데 이 금의 절반 정도는 50년 이내에 채굴된 것이고, 현재 유통되는 금의 90% 이상이 골드러시가 시작된 1848년 이후에 캐낸 것이다. 그전까지 전 세계에 채굴된 금의 양은 모두 합쳐 1만 톤에 불과했다. 그만큼 금은 귀한 금속이다.

윤상석 프리랜서 작가 yunss65@hanmail.net ScienceTimes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a%b8%88%ec%9d%80-%ec%99%9c-%ea%b0%80%ec%9e%a5-%ea%b7%80%ed%95%9c-%ea%b8%88%ec%86%8d%ec%9d%b4-%eb%90%98%ec%97%88%ec%9d%84%ea%b9%8c/?cat=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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