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코로나19보다 더 심각한 전염병 창궐할 것"


코로나19 가도 '살인 미생물'의 창궐은 계속된다


야생동물들, 기후변화로 인간 거주지 침입

'인수공통감염병' 불가피


   8℃와 -5℃. 어제인 지난 22일 서울 아침 기온과 오늘 아침 기온이다. 하루아침에 10도 넘게 떨어졌다. 막연히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 이상기후가 우리 코앞까지 다가왔다. 지난 19일 발표한 UN의 UNEP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전 세계적으로 감소했는데도, 지구 온난화는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현상이 코로나19보다 심각한 전염병 창궐의 원인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이 예측한다는 점이다. 기후변화와 전염병 유발 원인이 ‘생태계 파괴’로 같고, 기후변화와 생태계 파괴 모두 전염병 유발과 깊은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기온 1도 올라갈 때마다 전염병 4.7% 늘어


Friedrich-Ebert-Stift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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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전염병 유발하는 이유는…

“장담하건대, 코로나19 이후 대규모 전염병이 또 발생할 것이다. 규모는 더 클 것이다. 5천만~1억 명이 목숨을 잃은 스페인 독감만큼 큰 충격을 줄 것이다.” 미국 미네소타대 감염병 연구센터 마이클 오스터 홈 센터장의 저서 ‘살인 미생물과의 전쟁’에 실린 내용이다.


전염병은 이전에도 있었다. 그런데 왜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 및 생태계 파괴가 전염병 유발 원인이라고 보는 것일까.


환경이 변화하면서 전염병이 나타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구의 평균 기온이 1도 올라갈 때마다 전염병이 4.7%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홍윤철 교수는 “기후변화와 코로나19의 공통 원인이 생태계 파괴”라며 “생태계 파괴로 박쥐의 서식지가 사람 혹은 다른 매개 숙주의 서식지와 겹쳐지면서 알려지지 않았던 바이러스와 균이 퍼져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과 야생 동물 사이 접점이 없어 숨겨져 있던, 상호 전파 가능한 인수공통감염병이 발현될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기후변화로 서식지를 잃은 야생동물이 사람 서식지로 침입하면서 야생동물이 사람에게 노출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 WHO에 따르면 최근 20년간 사람에게 발생한 신종 전염병 중 60%가 인수공통감염병이었고, 이 중 75%가 야생동물로부터 유래했다.


기후 변화가 균이 잘 퍼질 환경을 만드는 것도 문제다. 고려대기환경연구소 정용승 소장은 “지구 온난화로 나타나는 이상 기후는 더 광범위하고 빠르게 세균과 바이러스를 증식시킨다”고 말했다. 실제로 과거 전염병이 생겼을 때를 살펴보면 기후 변화가 심했을 때다. 경희사이버대학교 이준호 후마니타스학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조선왕조실록에 수록된 1455건의 전염병이 이상기상 현상 677건과 관련이 있었다.




코로나19 출현 원인도 기후변화

코로나19가 기후변화로 발발한 전형적인 감염병 사례다. 최근 연구 결과도 나왔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과 미국 하와이대학 등 국제 공동 연구진은 지구 온난화가 박쥐가 선호하는 산림 서식지의 성장을 촉진해 중국 남부가 코로나19를 일으킨 바이러스 ‘SARS-CoV-2’의 온상이 됐다고 보고했다.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 남부 윈난성과 미얀마, 라오스 인접 지역이 기후변화로 키가 작은 나무들이 주로 자라던 열대 관목지대에서 열대 초원(사바나)과 낙엽수 삼림지대로 변했다. 변한 지대는 숲에 서식하는 박쥐 종이 선호하는 환경이다. 실제로 서식을 위해 유입된 박쥐 종이 삼림 변화에 맞춰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유전자 분석에 따르면 ‘SARS-CoV-2’는 해당 지역에서 유발했을 가능성이 높다.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긴 것으로 유력한 중간 숙주로 추정되는 천산갑도 해당 지역에서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 세계 박쥐는 약 3000종의 서로 다른 코로나바이러스 유형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박쥐의 서식지가 넓어진다면 또 다른 전염병이 퍼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국, 기온 상승 폭 높아

한국의 기온 상승 폭은 매우 높다. 지난해 7월 환경부와 기상청이 발표한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에 따르면 지구 평균기온은 1880년부터 2012년까지 0.85도 상승했지만, 한국은 비슷한 시기인 1912년부터 2017년까지 1.8도나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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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인한 이상 현상도 나타났다. 지난해 7월에는 갑자기 해충 피해가 늘었다. 아열대성 기후에서 나타날 법한 곤충의 생태가 한국에서 나타난 것이다. 접촉성 피부병·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매미나방’, 일본 뇌염을 일으키는 ‘작은빨간집모기’, 삼림 해충 ‘대벌레’ 등이 급증했다. 해외에서만 있던 감염병이 2010년 12월 처음 국내에서 나타나기도 했다. 설치류의 몸에 붙어있던 참진드기가 사람의 피부를 물어 전파하는 병인 ‘라임병’이 그 주인공. 지금은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개발과 개인 노력 동반돼야

전문가들은 유일한 최선책으로 ‘지속가능한 개발’과 개인의 노력을 꼽았다. 환경부 국립생태원 이상훈 기후변화 연구팀장은 “기후 변화로 인한 생태계 변화를 단기간에 막기 힘들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며 “개인이 할 수 있는 노력 중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건 버리는 쓰레기양을 줄이는 것과 사용 에너지양을 줄이는 게 있는데, 별로 효과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모이면 정말 큰 절약을 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 권오현 활동가는 “기본적으로 석탄 발전소를 퇴출하는 등 개발을 멈추는 사회 정치적 제도가 빠르게 실현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속가능한 개발을 강조했다. 이번 UNEP 보고서는 각국 정부가 2030년까지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SDGs)’를 달성하는 데 있어 참고해야 할 구체적인 사항들을 담고 있다. 탄소 배출에 대한 가격을 부과하고, 관련 보조금을 통해 화석연료를 자연 친화적 연료로 전환하는 등 각국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조치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내용 등이다.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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