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들 어쩌나...공기업 신규채용 30% 줄인다..."20대 고용률 20년 만 최악'

공기업, 신규채용 30% 줄이고 퇴직자 자회사 재취업 2배로


36곳 작년 신규채용 7690명뿐


    외환 위기 이후 최악의 고용 한파가 닥친 지난해 철도공사와 한국전력 등 36개 공기업의 신입 사원 채용이 30% 넘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 침체와 코로나 충격이 컸지만, 공기업 채용이 전년보다 감소한 것은 공공기관 채용 공시가 시작된 2015년 이후 처음이다.


16일 본지가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시 사이트인 ‘알리오’의 공기업 신규 채용·직원 재취업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기관 340곳의 작년 신규 채용 인원은 2만7490명으로 2019년에 비해 17.8% 줄었다. 이 가운데 준정부 기관 95곳과 기타 공공기관 209곳을 뺀 공기업 36곳에서는 7690명을 채용하는 데 그쳤다. 전년(1만1283명)보다 31.8%나 줄었다.



꿈에선 취업할수 있을까 - 지난해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공기업 신규 채용 인원이 전년보다 31.8% 줄어들었다. 반면 공기업 퇴직자들을 자회사로 내려보내는 낙하산 인사는 급증했다. 공기업이 청년층 신규 채용은 외면하고, 퇴직자 등 자기 식구만 챙긴 결과다. 지난 2일 서울에 있는 한 대학교 취업 알선공간에서 학생이 책상에 엎드려 잠을 자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36개 공기업은 부장·차장급 퇴직자들의 자회사 재취업을 전년보다 2배 가까이 늘렸다. 2019년에는 70명에 그쳤는데, 지난해에는 137명에 달했다. 취업 준비생들이 ‘신의 직장’이라고 부르면서 선호하는 공기업들이 신규 채용 문은 좁히면서 기존 직원 챙기기에 신경을 썼다는 말이 나온다.


경영난 이유로 신규 채용 급감

한국철도공사의 경우 지난해 신입 사원 채용은 1963명으로 2019년(3963명)과 비교하면 반 토막이 났다. 코로나 충격으로 지난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적자가 7145억원으로 2019년 상반기 적자(2165억원)의 3배 이상 불어나는 등 경영난을 겪은 것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경영 합리화를 통한 비용 절감이나 구조조정 노력보다 신규 채용을 줄이는 손쉬운 선택을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와중에 지난해 61명의 철도공사 퇴직자들이 코레일네트웍스(KTX 특송, 역사 주차장 등 관리 업체), 코레일테크(건널목 등 철도 설비 유지 업체) 등 자회사와 한화역사, HDC아이파크몰 등 출자회사로 재취업했다. 2019년(28명)의 2배가 넘는다.


평균 연봉 8369만원으로 취업 준비생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한국전력도 지난해 신입 사원 채용이 1547명으로 2019년(1772명)보다 줄어들었다. 신입 사원이 200명 넘게 줄어들었지만, 퇴직자 9명은 한국전력기술(원자력 발전소 설계 업체), 한전KPS(송전·변전 등 발전설비 정비업체) 등 자회사로 재취업했다.


한국전력 퇴직자들에게 일자리를 내준 자회사들은 신규 채용을 줄였다. 한국전력기술은 2019년 84명에서 지난해에는 82명으로 감소했다. 한전KPS의 경우 713명에서 386명으로 46%나 급감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청년 채용과 중장년 고용 유지 모두 중요하지만 공기업들이 신규 채용은 줄이고, 퇴직자들의 자회사 재취업은 늘리는 모습을 보인 것은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리크루트타임스




edited by kcontents


20대 고용률 20년 만에 최악

경기 위축으로 민간 기업·자영업자들의 채용이 줄어든 상황에서 이처럼 공기업마저 청년 채용을 외면하면서 25~29세 고용률은 2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25~29세 고용률은 65.9%였다. 전년 같은 기간(70.2%)에 비해 4.3%포인트 감소했다. 1월 고용률로는 2001년 1월(65.7%)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기 부진으로 지난 1년 새 40대와 50대의 고용률이 각각 -1.9%포인트씩 하락하는 등 전 연령대의 고용률이 감소했지만, 유독 20대 고용률의 낙폭이 컸다. 현정택 전 한국개발연구원장은 “지금은 청년들의 일자리 확충을 위해 정부나 공공기관들이 더 노력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석우 기자 조선일보


https://www.chosun.com/economy/economy_general/2021/02/17/KOQUBU6Z7FG6ZCXQQ56JMAXTN4

케이콘텐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