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재개발 시공사 공포..."우리도 비뀌나"

"공사 수주가 끝이 아니다"… 곳곳서 시공사 교체 잡음


    정비사업장에서 시공업체가 교체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지에서 조합장 교체 등 갈등이 커지는 경우에 주로 이런 일이 생기는데 건설업체들도 시공사가 바뀔 수도 있다는 생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흑석 9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달 20일 새 조합장을 선출하기 위한 첫 단계로 대의원 보궐선거 선거관리위원 선출 안건의 임시 총회를 열었다. 흑석 9구역은 지난해 조합장을 교체하고 시공사 계약을 해지한 곳이다.


시공사였던 롯데건설이 제시한 흑석9구역 조감도


당초 시공사는 2018년에 공사를 수주한 롯데건설이었지만, 계약이 해지되자 대형 건설사들이 흑석 9구역 공사 수주에 관심을 갖고 있다. 정비업계에서는 기존 시공사였던 롯데건설을 포함해 현대건설과 DL이앤씨, 삼성물산 등이 뛰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흑석 9구역 조합 관계자는 "시공사 선정 등을 빨리 마치고 사업을 정상화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서울 서초구의 방배6구역은 지난 1월 30일 새 조합장 선출을 위한 총회를 열었다. 방배6구역은 지난해 조합장 해임과 직무 정지가 결정된 이후 직무대행 체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곳 조합장의 해임은 2016년 시공자로 선정된 디엘이앤씨(옛 대림산업)가 제안한 대안설계가 건축심의변경안에 모두 반영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2016년 수주 당시 대림산업은 브릿지, 도로폐합 등을 제시하며 조합원 347표(79%)를 얻어 현대건설(94표, 21%)을 제치고 시공사로 선정됐다.


정비업계에서는 방배6구역의 조합장이 바뀌면 시공사가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방배 6구역 한 조합원은 "구역을 가로지르는 15m 폭의 도시계획도로를 없애는 설계를 하기로 해놓고 나중에 불가능하다고 나오면서 갈등이 생겼다"고 했다. 방배 6구역 조합 관계자는 "아직 새 조합장 선출도 확정짓지 못해 시공사 교체 등을 논의할 단계는 아니고 이는 매우 조심스러운 부분"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시공사 교체 가능성은 곳곳서 감지되고 있다. 인천 주안10구역이 대표적이다. 시공사 계약 유지와 해지를 두고 조합 내에서 갈등이 일고 있다. 지난달 8일 열린 임시총회에서 공사도급계약변경안을 수용하지 않고 도급계약 해지 안건을 가결했지만, 지난달 19일에 열린 조합 대의원 회의에서는 새 시공사 선정방법 의결이 부결됐다. 이 구역을 수주한 시공사는 디엘이앤씨였다.


건설업계에서는 재건축·재개발 사업 수주를 둘러싼 건설사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조합 내부에서도 이해관계가 갈리면서 시공사 교체 시도나 실제 교체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예전엔 그래도 건설사간에 상도(商道)란 게 있어서 수주 전까지는 치열하게 경쟁하다가도 수주가 끝나면 깔끔하게 포기했는데 최근엔 시공사 지위가 박탈되면 모두가 달려드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조합에서도 이를 알고 조건 변경을 무리하게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엔 늘 조합과 비상대책위원회가 있기 마련인데 양측이 균형을 잡아 사업이 잘 이뤄지는 데 집중을 하면 좋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면서 "조합원들이 어떤 점이 유리한 지 잘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원들 입장에서 장단점이 있다. 단점으론 사업 속도가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꼽힌다. 또 기존 시공사와 송사에 얽매일 수도 있다. 여기에서 패소할 경우 소송 비용 등이 조합 재정에서 빠져나가면서 조합원들의 손해가 날 수 있다. 장점으론 시공사 재선정이 진행되면 건설사간 경쟁이 벌어지면서 이전보다 더 나은 조건으로 시공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등이 꼽힌다.

조선비즈 연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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