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수요 피크일 때 태양광·풍력 발전은 뭐하나

한파로 전력 수요 피크일 때, 태양광·풍력 발전량은 1%


[Close-up] 무용지물 된 재생에너지


  한파가 몰아쳤던 연초 2주 동안 전력 소비가 가장 많은 피크 시간 대에 태양광과 풍력이 전체 발전량에서 차지한 비중은 1%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신재생에너지 설비가 국내 전체 발전설비 용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8%다. 정부가 탈(脫)원전을 추진하면서 밀어붙이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이 국내 전력 수급 안정성을 위협한다는 우려가 현실화되는 것이다.



태양광 패널에 눈덮여 발전 못해

24일 국민의힘 윤영석 의원이 전력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피크 시간대 발전원별 발전량 및 비중’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4일까지 2주일간 전력 수요가 가장 많이 몰리는 피크 시간대 태양광 발전량의 비중은 전체 발전량의 0.4%, 풍력은 0.6%로 각각 집계됐다. 태양광과 풍력을 모두 더해도 1%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태양광은 이번 혹한과 폭설에 사실상 무용지물로 전락했다. 지난 6일 밤부터 큰 눈이 내린 이후 이어진 강추위로 태양광 패널 위에 쌓인 눈이 얼어붙으면서 며칠간 전력 생산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발전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 패널에 눈이 쌓이거나 날씨가 추워 온도가 떨어지면 태양광 발전 효율이 급격히 떨어진다”고 말했다.




기상 조건에 취약한 재생에너지의 약점은 작년 여름에도 드러났다. 지난해 여름(7~8월) 피크 시간대 재생에너지 발전량의 비중은 평균 1%대였다. 역대 가장 긴 장마 탓에 태양광 발전이 크게 부진했다. 태양광 발전 설비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작년 한 해 37.4% 늘어났다. 풍력 발전 설비도 10.2% 증가했다. 환경 파괴 논란 속에 태양광·풍력 설비가 급증했지만, 정작 여름철 냉방 수요나 겨울철 난방 수요가 몰릴 때 전력 공급 역할을 제대로 못 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가 더 큰 문제라고 보고 있다. 정부는 2034년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지금의 4배 가까운 수준으로 확대해 전체 발전설비 용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40.3%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전체 발전량에서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을 2019년 5.6%에서 2034년 25.8%로 늘린다는 목표다. 손양훈 인천대 교수는 “아직은 24시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원전이 남아 있지만 장차 원전을 멈추고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들쭉날쭉한 태양광과 풍력을 계속 늘리다 보면 안정적 전력 공급이 불가능해지는 순간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태양광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는 중국 업체들이 누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에너지공단에 따르면, 국내 태양광 패널에 들어간 국산 태양전지의 점유율은 2019년까지만 해도 최소 50%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상반기에는 20%대로 하락했다. 나머지는 대부분 중국산인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중국산 태양전지는 한국산과 비교할 때 효율은 비슷한데 가격은 15~20% 싸기 때문에 경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태양전지를 수십 장 연결한 태양광 패널을 통째로 중국에서 들여온 규모도 최근 3년 새 50% 가까이 늘었다.


정부 신재생에너지 비용 부담은 공개 안 해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계획은 장밋빛 전망으로 채워져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정부가 목표치만 제시할 뿐 비용이 얼마나 들고 발전 설비를 어디에 어떻게 세우겠다는 것인지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아 논란만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전력 수요 피크시간대 발전원별 발전량 비율


실제로 정부는 작년 말 발표한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에서도 2034년까지 65.1GW(기가와트) 규모의 신규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보급한다는 계획만 내놨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정확한 비용 추산은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100조원이 훌쩍 넘는 돈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부는 앞서 2017년 12월 ‘재생에너지 이행계획’을 발표하면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를 48.7GW 확충하는 데 110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었다.


양준모 연세대 교수는 “우리는 비상시에 유럽처럼 이웃 나라에서 전기를 끌어올 수도 없는 ‘전력 섬’으로, 공급 안정성이 떨어지는 재생에너지에 전력 공급을 의지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다”며 “에너지 안보를 위해서라도 탈원전 정책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승범 기자 

안준호 기자 조선일보


https://www.chosun.com/economy/economy_general/2021/01/25/HFI223765JC6DE5CUR5ITUBPE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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