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터'를 키우는 교육기부 [방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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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터'를 키우는 교육기부

2021.01.21

재직 시절 교육봉사로 초‧중‧고등학교 현장을 방문해 해오던 특강을 정년 후 교육기부활동에 참여해 수행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대면 강의가 많이 제한되었던 작년(2020년)에도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시행하고 있는 개인교육기부활동 프로그램에 은퇴 고경력 교육기부자로 학교 현장에 나아가 여덟 번의 대면(對面) 특강을 했습니다.

‘교육기부’는 기업·대학·공공기관·개인이 보유한 인적·물적 자원을 유·초·중등 교육활동에 활용할 수 있도록 비영리로 제공하는 활동을 일컫는 말입니다. 지난해 12월 14일(월)부터 12월 20일(일)까지 일주일 간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 공동 주관으로 ‘2020년 제9회 대한민국 교육기부 박람회’가 온라인으로 개최되었습니다. 온라인 교육기부 박람회는 향후 비대면 교육기부 활성화의 계기를 마련해준 것으로 여겨집니다.

학교 교육현장의 활성화를 위한 ‘3터 학교’라는 말이 있습니다. 3터 학교에서 ‘3터’는 학교가 학생에게 미래의 삶을 설계하는 ‘꿈터’로 자리해야 하며, 교사들에게는 학생들에게 열정적으로 몰입할 수 있는 ‘일터’가 되어야 하고, 학부모에게는 믿음과 희망을 가지고 자녀를 맡기는 ‘집터’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교육기부는 ‘꿈터’의 학생들에게 앞으로 다가올 삶을 아름답고 행복하게 꾸며나가고자 하는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장(場)으로 역할 하는데 도움을 주는 주요 프로그램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학교 현장에서 펼쳐나가는 특강 주제는 나의 전공을 반영한 “유전자와 함께하는 우리 생활”, “재미있는 유전자 이야기”, “유전공학 이야기”와 “과학에 길을 묻다!”, “Why, What & How?” 등으로 학교 담당 교사의 요구에 따라 정해 진행합니다.

유전자 관련 주제의 특강은 엄마소가 얼룩소라서 얼룩송아지가 태어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송아지 송아지 얼룩송아지 / 엄마소도 얼룩소 엄마 닮았네’라는 동요를 유전학의 주제가(?)로 소개하며 시작합니다. 그리고 얼굴 모양, 키, 대머리, 지능(IQ) 등과 같은 사람의 유전과 함께 애완견의 다양한 모습, 다양한 꽃의 모양과 색깔 등 우리 생활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유전에 연관된 내용으로 진행하며, 수강하는 학생들의 수준에 맞추어 사람의 유전자, 혈액형의 유전, 유전자(DNA) 지문 등에 관한 내용을 다루기도 합니다.

“과학에 길을 묻다!” 주제 특강은 ‘과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과학의 개념과 중요성을 노벨상과 연계해 열어갑니다. 그리고 고려 말 화약과 대포를 개발한 최무선, 대동여지도와 김정호, 천문관측기구 혼천의를 개발한 장영실 등 한국의 과학자 이야기를 다루며, 2016년 ‘과학의 날’에 선정된 ‘우리 생활을 변화시킨 근현대 과학자 10인’을 '한탄 바이러스'를 발견한 이호왕 박사와 작물 육종으로 우리나라 농업 발전에 크게 기여한 우장춘 박사의 대표적 이론인 '우장춘 박사의 삼각형(U's Triangle)'을 중심으로 다룹니다.

평소 내게 자주 던지는 질문이기도 한 ‘Why, What and How?’ 주제 특강은 미래는 자신의 현재 ‘생각’과 ‘행동’ 그리고 ‘선택’에 따라 결정된다는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목표 세우기와 실천하기’, 스티브 잡스의 항상 갈망하며 우직하게 지내라는 ‘Stay Hungry, Stay Foolish!', 빌 게이츠의 ’희망은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들의 소개를 통해 학생들에게 왜(Why?) 학교에 다니는가, 학창 시절에 무엇(What?)을 우선해야 할까 그리고 학창 시절 어떻게(How?) 지내야 할까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볼 것을 제안합니다.

강의 후반부는 학창 시절 아름답고 행복한 미래 삶을 위한 ‘적성 유전자’ 찾기와 ‘집중력 유전자’ 키우기에 대한 이야기로 마감합니다. 장점 유전자 찾기의 실천 과제들로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며 이웃에게도 배려와 사랑 베풀기, ‘나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사고, 관심 있는 분야의 책 읽기, 자신의 미래의 꿈에 대해 써보기, 부모와 친지 그리고 친구들과 대화를 통한 의사소통, 건강한 삶을 위한 규칙적인 운동 계획 세워 실천하기 등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집중력 유전자 키우기에서는 상대성 원리를 발견한 아인슈타인, 노벨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퀴리부인, '잘 기록하는 사람이 경쟁에서 이겨나가며 살아갈 수 있다.'는 의미를 담은 처칠의 ‘적자생존’ 이야기 등을 다룹니다.

‘말만 해서 배우는 것은 하나도 없다. 오로지 질문할 때에만 무언가를 배운다.’라는 말에서처럼 교육현장이 주어진 문제에 대한 정답 찾기에서 벗어나 질문을 통해 답으로 향해 나가야 하는 장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평소 소신입니다. 그래서 특강을 시작하며 강의 중 더 알고 싶은 내용이 있으면 언제든지 손을 들어 질문해도 좋다고 이야기하는데, 질문 분위기는 학교나 학급에 따라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강의 중 자진해 손을 번쩍 들어 질문하는 학생이 있거나, 수업 중 던지는 질문에 적극적으로 응답하는 학생들이 많으면 강의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되어 어깨가 으쓱해지기도 합니다.

교육기부 문화의 확산은 기성세대와 학교 현장에서 꿈을 키우고 있는 미래세대가 나눔과 배려의 소중함을 함께하는 장의 마련에 디딤돌이 될 것으로 여겨집니다. 앞으로도 개인교육기부활동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해 우리 교육현장이 학생들의 질문과 토론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는 ‘꿈터’로 열리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하고픈 마음입니다. 신축년 새해에 맞이하는 신학기에는 코로나19 기세가 누그러져, ‘꿈터’가 대면 교육기부 특강의 장으로 열리길 기대해봅니다.

* 이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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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방재욱

양정고. 서울대 생물교육과 졸. 한국생물과학협회, 한국유전학회, 한국약용작물학회 회장 역임. 현재 충남대학교 명예교수, 한국과총 대전지역연합회 부회장. 대표 저서 : 수필집 ‘나와 그 사람 이야기’, ‘생명너머 삶의 이야기’, ‘생명의 이해’ 등. bangjw@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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