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은 쏟아내고 지키는게 없네”… 네 곳중 한 곳만 순항하는 도시재생 혁신지구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해 추진하고 있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도시재생 혁신지구’ 4곳 중 고양 성사동 혁신지구만 제속도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도시재생 혁신지구는 도시재생을 촉진하기 위해 지자체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이 주도해 주거·상업·산업 등 기능이 집적된 지역거점을 조성하는 지구단위 개발사업을 말한다. 정부가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채 섣불리 정책만 발표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정책 신뢰도가 계속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용산 혁신지구 사업부지(왼쪽)와 사업계획도(오른쪽). /국토교통부


18일 서울시와 LH 등에 따르면 2021년 9월 착공 목표로 추진 중인 ‘서울 용산 혁신지구’는 계획보다 1년여 늦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사업은 용산전자상가 인근 유수지·자동차정류장 부지 1만3963㎡를 신혼희망타운(120가구)과 임대주택(380가구), 공공청사(방사청 연구센터, 국방대학원)로 개발하는 것이다. 서울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시행자다.




사업이 늦춰진 이유는 현재 이 부지에서 활용되고 있는 유수지가 폐쇄됐을 때 하수관로 배수체계를 어떻게 재설계할지에 대한 대책 마련이 늦어지는 것이다. 하수관로 재설계와 공사 기간은 약 1년 8개월가량 걸릴 것으로 서울시는 예상하고 있다. 이달 중 곧바로 재설계를 추진하더라도 용산 혁신지구 사업은 최대한 빨라야 2022년 5월쯤 착공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용산 혁신지구 개발에 대한 설계공모는 아직 돌입하지 못했다. 설계공모와 시행계획인가를 거쳐야 착공할 수 있다.


연내 착공이 목표였던 ‘천안 역세권 혁신지구’도 올해 안에 착공이 어렵게 됐다. 이 사업은 지하철 1호선 천안역 서부광장 인근 1만5215㎡에 공동주택 총 196가구를 짓는 것이다. 천안시와 코레일, LH, 주택도시기금이 공동 출자하는 리츠(REITs)가 사업시행자다.


이 사업 역시 아직 설계공모에 돌입하지 못했다. 천안시 관계자는 "사업 시행기관이 많다 보니 어느 기관에서 어떤 개발을 담당할지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데 시간이 소요됐다"면서 "최근 이해관계 조정이 마무리돼 다음달 중 설계공모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했다. 시행계획인가가 내년 하반기 중 이뤄질 예정이어서 착공은 당초 목표보다 최소 1년가량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착공 목표인 ‘구미 공단동 혁신지구’도 아직 설계공모조차 돌입하지 못했다. 이 사업은 구미 제1국가산단 내 2만7000㎡ 공장용지에 청년주택 100가구와 공장을 리모델링한 제조형 창업플랫폼, 기업혁신비지니스센터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구미시가 사업시행자다.





이 사업은 당초 계획했던 부지가 아닌 다른 곳으로 계획이 바뀌면서 사업이 늦춰진 사례다. 구미시 관계자는 "시 소유 땅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부지 확보가 필요했다"면서 "계획을 발표할 땐 소유주가 매도 의사를 밝혀 추진했는데, 이후 소유주가 매도 의사를 철회해 사업부지를 조정해 지구지정을 다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업은 내년 상반기 중 지구지정변경 절차를 거쳐, 2022년 시행계획인가가 이뤄질 예정이다.


구미시 관계자는 "변경된 지구지정에 대한 사업비 검토를 한 뒤 내년 하반기쯤 설계공모를 할 것 같다"면서 "착공일은 현재로선 예측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고양성사 설계공모 당선작 조감도. /행림종합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LH 제공


‘고양 성사동 혁신지구’는 4곳 중 유일하게 애초 목표대로 연내 착공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 사업은 지하철 3호선 원당역 인근 공영주차장·행정센터 1만2355㎡ 부지에 공공임대주택도 204가구와 폴리텍대학 연구시설, 공공행정시설(행정복지센터, 시정연구원, 자산관리공사 등 12개 공공기관) 등을 짓는 것이다.


고양 성사동 혁신지구는 고양시와 주택도시기금이 공동 출자하는 리츠(REITs)가 사업시행자다. 이 사업은 지난 4월 설계공모를 마쳤다. LH는 이달 중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에 들어가 오는 12월 기공식을 가질 계획이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선진국들은 도시재생도 대부분 주민 주도로 이뤄지는데, 우리나라는 뉴딜이라며 관 주도 


도시재생을 밀어붙여 갈등과 사업 지연이 예견된 수순이 된 것 같다"면서 "빨리만 하려다보면 더 탈이 날 수도 있다. 애초에 정부가 충분히 고민하고 사업을 발표해야 한다"고 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일단 발표해놓고 보자’고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면서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되지 않으면 정부 신뢰도도 떨어진다"고 했다.

고성민 기자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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