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바닷속 현장 누비는 국산 ‘수중건설로봇’


정부·중기, R&D→ 사업화 ‘성공’


     총무게 35t. 탱크를 닮은 거대한 위용을 자랑하는 수중건설로봇 ‘URI-R’의 일상은 쉴 틈 없이 바쁘다. 지난해 11월 경남 통영시 상수관로 공사를 도맡으며 실전에 첫 선을 보였다. 4개월간 해저 암반을 깨부수며 욕지도로 연결되는 상수관로의 길을 텄다. 욕지도 주민들이 육지에서 공급되는 안정적인 수돗물을 사용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


 

수중건설로봇 ‘URI-T’가 수중 작업을 마친 뒤 물 밖으로 나오는 모습.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공


실적은 다음 일감으로 연결됐다. 지난 7월부터는 경남 거제시 지심도 일원의 상수관로 공사에 투입됐다. 잠시 틈을 타 부산시 광안대교 밑 보수 공사를 돕기로 했지만 태풍 때문에 일정에 차질을 빚었다. 덕분에 겨우 휴식 시간을 얻었다. 현재는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 위치한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수중건설로봇사업단(이하 사업단)의 보금자리로 돌아와 정비에 여념이 없다.





바닥에 붙어 이동하며 암반을 깨는 URI-R과 달리 수중을 유영하며 관로를 매설하는 기능에 특화한 ‘URI-T’는 장도에 올랐다. 베트남 국영기업 PTSC에서 발주한 액화천연가스(LNG) 관로 매설 공사의 주역으로 낙점됐다. 최대 심도 2500m까지 내려갈 수 있는 내구성을 무기로 지난 5월부터 해외 바다를 누비고 있다.


민관이 831억원의 연구·개발(R&D) 예산을 들여 개발한 수중건설로봇이 실제 사업에 투입되며 맹활약하고 있다. 미국 중국 등 해외기업이 차지하고 있던 수중건설로봇 시장에서 5%의 점유율을 목표로 세웠다. 막상 사업화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지난 15일 사업단 본부에서 만난 장인성 해양과기원 수중로봇사업단장은 “R&D에 참여한 3곳의 중소기업들이 사업화를 위해 161억원의 예산을 투자하기로 했는데 2~3년 정도면 손익분기에 도달할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



정부와 중소기업 간 R&D 과제가 사업화로 연결되는 사례가 적다는 점에서 수중건설로봇의 실적은 돋보인다. R&D 이후에도 추가로 사업화 예산 161억원을 투입한 덕을 봤다. 기술이 사업으로 연결되려면 실제 현장 투입 실적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섬과 육지 사이 상수도관이나 해저 케이블 매설 등 꾸준한 수요가 있다는 점도 사업화 가능성을 높였다. 해외기업이 독식하다시피 하던 국내 수중건설산업의 구조를 바꾸겠다는 명분에 힘이 실렸다.





내년 하반기엔 수중건설로봇을 운반할 수 있는 전용선인 ‘장영실호’가 진수된다. 그동안은 KT 자회사인 KT서브마린의 전용선을 빌려 썼다. 하루에 8000만원을 대여료로 냈었지만 이제는 비용 걱정을 덜 수 있게 됐다.


‘R&D→사업화 성공’이라는 공식을 증명해내기까지는 어려움이 많았다. 부처 간 칸막이가 장애물이었다. 장 단장은 “한국석유공사에 우리 돈으로 수중 작업을 할 테니 승인만 해 달라고 해도 잘 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또 한번의 성공 사례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모든 R&D에서 전 부처 간 협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56408&code=11151400&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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