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고 당사자마저 63% 반대하는데…정부 `전국민 고용보험` 마이웨이


`특고 고용보험 의무화` 의결


직장가입자들 적립금과 공유

특고 이직 잦아 재정낭비 우려

저소득층엔 세금서 80% 보전


사업주들 부담도 대폭 커져

신규 일자리 줄어들 가능성

특고노동자도 "의무가입 싫다"


    배민라이더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에게 고용보험을 적용하기 위한 정부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면서 문재인정부가 추진하는 `전 국민 고용보험 프로젝트`에 가속도가 붙게 됐다. 하지만 경영계에서 `민간 의견이 담기지 않았다`며 불통에 항의를 표시했고, 특고층 내부에서도 반발하며 `반쪽짜리` 졸속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정부가 혈세를 사용해 이들의 보험료를 지원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유리지갑` 직장인 사이에서 `새로운 불평등`이라는 불만이 거세져 실제 국회 통과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배민라이더. 사진 | 배달의민족/인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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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8일 국무회의에서 특고에 고용보험을 당연 적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의결했다. 이는 앞서 지난 20대 국회에서 예술인의 고용보험 가입과 함께 논의됐던 내용이다. 그러나 20대 국회에서는 예술인 고용보험 적용에 관한 법만 통과됐다. 이번에 정부는 특고 고용보험 적용과 관련한 법 개정을 재추진하는 것이다.


고용보험을 납부한 특고와 플랫폼 노동자는 실업급여와 출산전후휴가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임금근로자와 마찬가지로 특고의 고용보험료는 사업주와 절반씩 부담하게 되며 구체적인 보험료율은 시행령으로 정한다. 그러나 정부는 소득을 기준으로 임금이 낮은 특고의 보험료 부담도 대신해줄 것이라는 방침이다. 월 220만원 소득 미만 특고와 소규모 사업장에 80%씩 지원할 예정이다. 이 같은 의결안을 만들면서 정부는 민간 경제계 의견을 대부분 수용하지 않았다. 경제계는 자영업자의 고용보험 가입처럼 특고가 자발적으로 원할 때 가입할 수 있는 임의 적용을 원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정부는 특고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내에서 소득 감소가 발생해 자발적으로 이직했을 때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경영계에서는 이를 두고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하며 반대 목소리를 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기금 안정성을 위한 계정 분리도 적용되지 않았다. 경제계는 임금근로자와 실업급여 계정을 분리해 `특고 전용 고용보험 제도`를 신설하자고 제안했지만 정부안에서 제외됐다.



정부의 특고 고용보험 드라이브에 반발한 것은 경제계뿐만이 아니다. 정작 특고 당사자 중에서도 60% 이상이 고용보험 의무 적용에 반대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날 한국경제연구원은 보험설계사, 택배기사, 골프장 캐디 등 23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중 63%가 고용보험 의무 가입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특고를 위한다며 의무 가입을 추진하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가입을 꺼리는 모순된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이들이 고용보험 의무 가입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일자리 감소에 대한 우려다. 응답자 중 68.4%는 `특고 고용보험 가입이 의무화하면 일자리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일자리 감소를 우려하는 이유로는 `사업주 부담 증가로 고용 및 신규 채용 감소`가 41.3%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보험 비용의 소비자 전가`(23.5%)도 응답률이 높았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선 유리지갑 직장인들에 대한 `새로운 역차별`이라는 반발이 거세다. 서울의 한 대기업에 근무하는 A씨(37)는 "소득에서 세금을 원천징수해 조성한 고용보험 재원으로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는 특고를 지원한다고 하니 상대적 박탈감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추광호 한경연 실장은 "일반 월급 노동자들과 특고의 실업급여 계정을 분리하거나 특고의 보험료 부담 비율을 상향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오찬종 기자 / 송민근 기자 / 양연호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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