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쏟아져 나온 '태양광 폐패널'… "오염물질 많은데 대충 흙으로 덮는다"


3년 뒤 태양광 폐패널 누적량만 1만t 넘어


    올여름 집중호우로 전국 산지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들이 토사에 쓸려 깨지거나 부서지면서 폐(廢)패널이 된 채 곳곳에 쌓이고 있다. 태양열을 연료로 전력을 생산하는 태양광 발전이 친환경 재생에너지라고 하지만, 해마다 급증하는 폐패널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또 다른 오염원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8월 발생한 폭우로 발생한 산사태에 피해를 입은 태양광 패널./조선일보 DB


폐패널엔 환경 오염을 유발하는 물질도 있는데, 현재는 처리 관련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패널이 파손되면 사업자들이 대충 땅에 매립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태양광 패널의 실제 사용 기간은 15~20년이라고 하지만 이는 이론적인 숫자일 뿐으로, 자연재해에 따른 파손 등에 따라 그동안 누적된 폐패널 규모가 600t을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석탄 화력과 원자력 발전 대신 신재생에너지로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하겠다고 나선 현 정부 출범 이후 전국 태양광 발전 설비가 크게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폐패널 규모는 더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9일 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 따르면 올해까지 발생한 누적 폐패널 규모는 618t으로 추정되는데, 2023년이면 누적 배출량이 1만2690t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원은 이후 2030년 8만7124t, 2040년에는 82만29t으로 폐패널 배출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수명을 다한 태양광 패널을 처리하고 재활용하는 국내 산업 기반은 아직 구축돼 있지 않은 상태다. 현재까지는 폐패널을 처리하는 기준이 없어 매립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재활용은 고사하고 매립이라도 제대로 하면 다행인 실정"이라며 "(폐패널들이) 경관을 훼손하는 채로 방치돼 있다"고 했다.


환경부는 폐패널을 생산자책임 재활용제도(EPR·제조수입자에게 폐기물 회수 및 재활용 의무를 부여하는 것) 대상 품목으로 지정해 회수한 폐패널을 80% 이상 재활용해야 한다는 규정을 마련했는데, 이는 2023년부터 적용된다.


당장 폐패널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을 경우 오염 물질이 발생한다. 폐패널에는 납·비소 같은 발암·신경독성 물질이 들어 있어 토양과 물을 오염시킬 수 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 따르면 폐패널 1㎏에 납이 88~201㎎ 포함돼 있는데, 이는 일반 폐전자제품에서 검출되는 함량보다 높은 수치로 납 유출로 인한 환경·인체 영향 가능성이 있다.


그래픽=송윤혜




폐패널 수거와 재활용도 시급하다. 국내 태양광 패널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결정질 실리콘계(C-SI) 패널은 76%가 전지 표면 강화유리이고, 폴리머 10%, 알루미늄 프레임 8%, 실리콘 5%, 구리 등 기타금속류 1% 등으로 구성된다. 독일이나 미국, 일본의 경우 폐패널에 포함된 유리, 알루미늄, 동을 재활용하는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걸음마 수준이다.


다만 정부는 태양광 패널 재활용 시장이 빠른 속도로 구축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내년 9월 준공을 목표로 폐패널을 처리할 수 있는 재활용센터를 구축 중이라는 것이다. 2022년이 되면 국내 폐패널 처리 용량은 정부 3600t, 민간 5100t으로 총 9700t에 이를 것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관련 기술 개발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최근 상온에서 패널을 분리해 고순도 물질을 회수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원은 이 기술을 원광에스앤티에 이전해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태양광 폐패널 처리 비용 합리화, 재활용이 용이한 패널 설계, 재활용 의무화 등의 정책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연선옥 기자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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