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멈춘 원전… “위험한 게 아니라 안전성 보여준 것”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의 영향으로 국내 가동 중인 원전 24기 중 4분의 1에 이르는 총 6기가 가동 중단됐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월성원자력본부는 7일 “월성 원전 2·3호기의 터빈발전기가 8시 38분(2호기), 9시 18분(3호기) 각각 자동 정지됐다”며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전력 설비에 이상이 발생함에 따라 발전소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터빈발전기가 자동 정지된 것”이라고 밝혔다.


경주에 위치한 월성원전 전경.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KBS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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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은 원자로에서 만든 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들고, 이를 제대로 송출할 수 있어야 안전하게 가동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엔 태풍과 낙뢰로 송변전설비에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상이 발생, 전력송출이 불가능해졌다. 전력을 내보내지 못하는데 터빈을 돌려서 전기를 계속 생산하면 터빈에 과부하가 걸려 온도가 상승하게 된다. 이에 터빈 자동 정지 장치가 작동한 것이다.




터빈이 작동 중단된 상태에서 원자로가 계속 가동되면 원자로 자체의 온도와 압력 상승으로 큰 위험이 초래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월성 2·3호기의 터빈이 자동 정지되자, 한수원은 원전의 출력을 100%에서 60%로 낮췄다. 한수원 관계자는 “터빈이 돌지 않는 상태에서 원자로를 100% 출력으로 가동하면 안전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터빈 가동 중단 직후 원전의 출력을 낮춰 증기 생산을 줄였고, 생산된 증기는 차가운 물에 접촉시켜 액화시키는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3일에도 원전 4기가 자동 정지됐다. 한수원에 따르면,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원전에서 만든 전기를 외부로 송출하는 송전선에 이상이 생기면서 고리 3·4호기와 신고리 1·2호기의 원자로가 자동 정지됐다. 월성 2·3호기와 똑 같은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그런데 고리 3·4호기와 신고리 1·2호기는 터빈뿐 아니라 원자로까지 자동정지됐다. 고리 3·4호기의 경우 월성 원전과 달리 터빈 가동 중단 시 원자로도 자동으로 가동 중단되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다만 신고리 1·2호기의 경우는 월성원전처럼 터빈이 멈춰도 원자로를 계속 가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으나, 원자로까지 가동이 중단됐다. 이에 대해 한수원은 “신고리 원전의 원자로가 가동 중단된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원자력 전문가들은 원전이 스스로 가동을 중단한 것은 우리 원전의 안전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태풍 때문에 원전이 고장난 게 아니라 애초 설계된 대로 외부의 이상 상황에 따라 가동을 멈춘 것”이라며 “문제가 있는데도 계속 발전을 하는 것이 오히려 위험하다”고 말했다.

최현묵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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