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LNG 대신 '원전' 돌려 전기요금 20% 낮췄다"


2002~2018년 정산단가‧환경비용 반영

LNG가 원자력보다 정산단가 3배 높아


노동석 박사 "국가 에너지 믹스 계획 재검토해야" 지적


    전력시장 개설 후 국내 모든 원전을 폐쇄하고 액화천연가스(LNG)발전소로 대체했다고 가정하면 전기요금이 지금보다 20% 올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두 에너지 정산단가가 세 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데다 LNG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환경 비용이 반영된 결과다.


LNG를 주로 사용하는 대표적 발전소인 일산LNG발전소와 부산 기장군 장안읍에 위치한 신고리1호기. ⓒ한전자회사


7일 데일리안이 국가 1~7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위원을 역임한 노동석 미래에너지정책연구원 박사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전력시장 개설(2001년) 후 2002년부터 2018년까지 원전 발전량을 LNG로 대체했을 경우 전기소비자 부담이 220조원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됐다.


친환경 에너지를 추구한다면서 LNG 발전 비중을 늘리려 하는 국가 에너지 정책에 경종을 울리는 대목이다.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막바지 작업에 돌입한 정부는 LNG 발전량을 늘리는 '환경급전'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발전원 정산단가 '184조원' 격차

이러한 차이가 발생한 근본적인 이유는 원자력과 LNG '정산단가' 차이다. 전력거래소는 한국전력이 발전사로부터 구매하는 석탄, 가스, 원자력 등 발전원마다 정산가격을 매기는데 발전원마다 고유한 연료비, 수급 상황 등이 반영되기 때문에 정산단가가 천양지차다.


2002~2018년 kWh당 평균 정산단가는 원자력은 45.8원, LNG는 119.4원으로 나타났다. 가격차가 무려 3배에 달한다. 노 박사는 "평균 정산단가에 두 발전원의 실제 발전량을 대입한 결과 국내 전력시장은 LNG 대신 원전을 돌려 총 184조원 이익을 본 것으로 계산된다"며 "바꾸어 말하자면 전기소비자의 부담을 184조원 줄였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2001년 전력시장 개설 후 발전원별 정산단가. ⓒ노동석 박사


LNG 정산단가는 국제유가 등 외적 변수에 큰 영향을 받는다. 원자력은 2001년 39.5원에서 2018년 62.1원으로 상승률이 고르게 증가했다. 반면 LNG는 2001년 75.6원에서 2012년 168.1원까지 올랐다가 2018년 121.0원으로 다시 떨어지는 등 들쭉날쭉했다.


노동석 박사는 "화석연료인 LNG는 국제유가 등 대외적 변수에 따라 요동치는 발전원가가 정산단가에 그대로 반영된다"며 "반면 원자로 안에 우라늄을 장전하면 3년에서 6년까지 사용할 수 있는 원자력은 비교적 대외적 변수에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LNG 온실가스 배출비용 '38조원'

온실가스 배출비용도 고려됐다. LNG는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온실가스의 한 종류인 이산화탄소(CO2)를 발전 과정에서 배출하는 반면 원자력은 배출량이 '0'이다. 노 박사가 '2019 국가 온실가스 통계(2019)'에 근거해 LNG의 온실가스 배출계수를 362(CO2-g/kWh)로 잡아 예측한 결과, 2002년부터 2018년까지 LNG발전소를 가동했다면 온실가스 8억9600만톤이 배출됐을 것으로 추정됐다. 매년으로 따지면 평균 5300만톤이다.


LNG가 온실가스를 유발하면서 탄소배출권 거래 비용이 추가된다. 탄소배출권 거래가격(톤당 4만원)을 대입해 계산하면 온실가스 비용 총 35조7000억원이 추가된다는 결과가 나온다. 연평균 2조원이 넘는다.


종합해보면 LNG 대신 원전을 가동한 결과 정산단가 차액 11조원, 탄소배출 저감 2조원 등 연간 13조원 전기소비자 부담을 줄였다는 계산이 나온다. 2002년부터 2018년까지 따지면 총 220조원 규모에 달한다.


최근 한전의 연간 매출액이 60조원에 못 미치는 점을 감안하면 LNG 대신 원전을 돌려 전기요금을 20% 이상 낮춘 효과를 낸 것이다. 노동석 박사는 "바꾸어 말하면 지금부터 원자력을 모두 폐쇄한다면 전기료를 20% 올려야 한다는 소리"라며 "LNG를 늘리려는 국가 에너지 믹스 계획을 재검토해야 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원전 줄이고 LNG 늘리는 정부

노 박사 지적대로 LNG 발전량을 늘리는 국가 에너지 계획이 수립되고 있다. 정부는 2034년까지 15년간 전력수급 밑그림을 그린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대한 막바지 논의를 진행 중이다.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핵심은 정부가 2018년 수립한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 수정안'에 따른 발전 부문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 목표인 1억9300만t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에 따르면 달성 수단으로 '환경급전'이 검토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환경급전은 전력 급전 우선순위를 결정할 때 경제성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미세먼지 등 환경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라며 "비싸더라도 환경친화적인 LNG발전을 다른 발전원보다 우선순위로 가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참석해 제9차전력수급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국회의사중계시스템


하지만 정부 설명과 달리 LNG는 환경오염을 촉발하는 유해물질을 상당량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수 연구기관에 따르면 LNG 발전 과정에서 일산화탄소(CO), 미연탄화수소(UHC) 등 다양한 유해물질이 배출된다. 초미연탄화수소는 미세먼지 원인물질 중 하나로 꼽힌다.




노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미세먼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 환경오염물질의 배출에 대해서는 비용평가가 곤란해 저감 기여액에 포함시키지도 않았다"며 "환경비용을 생각하면 LNG를 늘릴 경우 예측이 불가할 정도로 큰 국가적 손실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경제적인 비용평가 외에도 원전 역할 중 중요한 것이 에너지 안보와 국가 산업경쟁력 강화부분"이라며 "이것은 금전적인 계산이 불가능하나 원전 역할로서 평가돼야 할 중요한 측면이라 할 수 있다"고 총평했다.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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