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사마리아인 [김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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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사마리아인

2020.09.02

특정 교회의 코로나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개신교 지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의 노력에 교회의 협조를 당부했죠. 그 자리에서 양자 간에 가시 돋친 설전이 오갔다는 말을 접하고 마음이 무겁습니다.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각에서 교회의 이름으로 벌어지고 있다. 정부의 방역 방침을 거부하면서 나라 전체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문재인 대통령)
“종교가 어떤 이들에게는 취미일지 모르지만 신앙을 생명같이 여기는 이들에게 종교의 자유라는 것은 목숨과 바꿀 수 없는 가치.”(김태영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

그보다 앞선 24일에도 유사한 발언과 반박이 있었으며, 나아가 헌법상 기본권의 제한 가능성 문제로까지 비화했다죠.

“어떤 종교적 자유도, 집회의 자유도, 표현의 자유도 국민들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주장할 수는 없는 것.”(문 대통령)
“종교의 자유를 쉽게 공권력으로 제한할 수 있고, 중단을 명령할 수 있다는 뜻으로 들려서 크게 놀랐다.”(김 공동대표)

“국민의 절반 이상이 종교인이다”라는 세간의 말을 인용치 않더라도 종교, 특히 기독교가 우리 삶과 가치관, 의식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필자는 지금은 교회에 다니고 있지 않지만 경건하고 신실한 믿음을 지닌 온유한 신자들을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부럽기도 하고요. 지인 목사는 내게 주님은 항상 가까이 계셔서 언젠가 거두어주실 것이라고 해요. 내가 무슨 농작물도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속으로 중얼거렸죠.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성경에 나오는 ‘선한 사마리아인’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어렸을 적 유년주일학교의 기억도 떠오르고요.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그때 ‘진격의 거인’ 골리앗을 물리친 다윗, 고래 뱃속에 ‘세 들어’ 산 요나, 방주에서 ‘AI 비둘기’를 날리는 노아 이야기를 환등사진과 함께 처음 보고 들었고 그 기억은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았습니다.

성경에는 ‘돌아온 탕자’ 등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비유와 에피소드가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누가복음(10:25~37)에 나오는 저 유명한 ‘선한 사마리아인’ 이야기야말로 예수의 가르침(“네 이웃을 너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을 직접적이면서도 명쾌하게 전해 주는 이야기가 아닌가 합니다. 아래는 인터넷 검색 자료 요약이에요.

‘예수가 "네 이웃을 너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고 말하자 유대인 교사는 "내 이웃이 누구이오니까?"라고 물었다. 이때 예수의 비유가 시작된다. 길을 가던 사람이 강도를 만나 가진 것을 빼앗기고 심한 상처를 입었다. 신앙심이 깊은 두 사람, 사제와 레위인은 모른 체하며 지나쳐버린다. 그때 사마리아인이 다친 사람의 상처를 싸매고 주막으로 데려가 주인에게 그 사람을 돌봐주라면서 돈까지 준다. 예수의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쇠망치로 머리를 맞은 기분이었을 것이다. 유대인은 사마리아인을 경멸하고 이교도 하층민으로 천시했기 때문이다. 예수가 이야기를 마치고 물었다. “네 생각에는 이 세 사람 중에 누가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 되겠느냐?" 대답은 명백했다. "자비를 베푼 자이니라."

                                    -‘선한 사마리아인(Good Samaritan)‘, 네이버 지식백과

이제부터가 ‘찐’입니다. 예수가 다시 말합니다.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 그렇습니다. 기독교는 더불어 사는 ‘이웃에 대한 사랑’의 종교이자 그것도 ‘실천’의 종교입니다! 내가 아무리 힘들지라도 주위를 살피면 항상 나보다 힘든 사람이 있기 마련이잖아요. ‘선한 사마리아인’ 이야기를 기독교의 참모습에 대한 평소의 생각을 덧대 조금 달리 재구성해 봅니다.

    “주여, 이웃이 누구이오니까?
    “네 도움이 필요한 자가 너의 이웃이니라.”
    “오, 주여, 그다음엔요? 제가 어찌하오리까?”
    “어찌 그리 모르느냐? 가서 도와라. 지금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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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김창식

경복고, 한국외국어대학 독어과 졸업.수필가, 문화평론가.
<한국산문> <시에> <시에티카> <문학청춘> 심사위원.
흑구문학상, 조경희 수필문학상, 한국수필작가회 문학상 수상.
수필집 <안경점의 그레트헨> <문영음文映音을 사랑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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