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안전특별법' 제대로, 확실히 만들자

최명기 공학박사 . 안전기술사


 

발주자, 건설회사 등 모든 관련 주체들 맡은 바 역할 다하도록 해야 함은 당연

안전사고 감소 위해 이행력 강화 위한 촘촘한 법망 설계 및 확인제도 도입해야

스마트 건설 촉진에 따른 미래의 사회변화 현상까지 고려해서 제정 필요

건설현장은 하나이다, 「산업안전보건법」에 있는 건설안전 법규까지도 포함해야



    최근 정부는 이천물류창고 화재 사고의 후속조치 일환으로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에 속도를 내고 있고 조만간 입법예고 될 전망이다. 「건설기술진흥법」을 포함해 「건설산업기본법」, 「건축법」, 「건설기계관리법」 등에 산재되어 있는 건설안전과 관련한 규정만을 모은 포괄적인 단일법으로 「건설안전특별법」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법령에 어떤 내용이 담겨있는지 현재로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최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개최된 토론회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종합해 볼 때 개략적인 방향을 추론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동안 당연한 관례처럼 행해졌던 건설현장 작업자의 안전을 희생해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는 회사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겨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낮은 가격과 빠른 속도만을 강조하는 관행을 뿌리 뽑고 안전은 비용이 아니라는 인식을 산업에 뿌리내리는 방향으로 「건설안전특별법」이 제정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건설공사 발주자의 안전책임을 강화하는 내용과 공사 인·허가권이 있는 지자체에게도 안전관리 책임을 부여하겠다는 내용이 특별법에 포함된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있다.




건설공사 현장 내의 작업자와 인근 구조물, 제3자인 일반인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발주자, 건설회사, 건설사업관리자, 인․ 허가기관 등 모든 관련 주체들이 맡은 바 역할을 다하도록 해야 함은 누가 뭐래도 당연하고 당연하다. 그러나 건설업 관련주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가정에서 주부가 빨래하기 위해 세탁기를 제조사로부터 구매한다고 생각해보자. 세탁기에 대한 안전 확보는 당연히 제조사가 해야 한다. 그런데 안전에 대해 문외한인 주부가 안전까지 확보하라고 하는 격과 같다고 한다. 정부는 이런 점을 고려해 관련주체의 의견들을 충분히 청취하기를 바래본다. 안전과 관련해 통일된 법을 만드는데 의미를 두지 말고 실질적으로 안전사고를 절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특별법이 제정되기를 기원해 본다.


특별법이 제정된다면 건설회사 입장에서는 법적 처벌이나 비용감소를 위해 안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경영을 하게 되는 긍정적인 효과는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어려운 건설경기 상황에서 수주를 위한 저가 입찰과 빠듯한 공기 내 시공, 하자소송, 기타 열악한 경영환경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건설회사들은 빠듯한 공기를 단축하고 안전사고 저감을 위하여 가능한 작업자들을 사용하지 않고서도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것이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들을 활용한 스마트 건설 기술들을 적극 도입할 것이다. 모듈화의 확산에 따른 건설의 공장화, 로봇 등을 활용한 기계화, 3D 프린터 등의 도입이 2030년 내에는 아마도 일반화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작업자들을 대체하는 인력이 절감됨에 따라 안전은 당연히 확보될 것이고 생산성도 향상될 것이지만 현재 건설시공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작업자들의 일자리는 상당히 줄어들어 사회 문제화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또한 자동화나 기계화에 따라 지금은 예상할 수 없지만 새로운 안전 문제가 새롭게 떠오를 수도 있을 것이다.


「건설안전특별법」에는 현재의 건설여건이나 상황뿐만 아니라 스마트 건설 촉진에 따른 미래의 사회변화 현상까지 고려하여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산업안전보건법」에 있는 건설안전 법규까지도 이번에 제정하는 특별법에 포함하여 담아낼 필요가 있다. 고용노동부에서 담당하고 있는 작업자 안전과 국토교통부에서 담당하고 있는 제3자 안전, 구조물 안전 등을 별개로 놓고 안전을 논할 수는 없다. 건설현장은 하나인데 정부부처가 다른 서로 다른 법들로 인하여 건설현장은 그야말로 죽기 일보 직전이다.


특별법을 제정하는데 있어서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실질적인 이행력 강화를 위한 촘촘한 법망 설계와 확인제도 도입이 필요하다. 빨리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만들 때 잘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의 이야기를 듣고 많은 대화를 하고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실질적인 안전사고 감소 효과가 나올 수 있는 특별법이 되기를 안전전문가로서 기원해 본다.

최명기 / 본보 안전 전문기자 . 국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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