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코로나바이러스 아파트 배수관 등 통해 이웃집 감염시켜


중국·캐나다에서도 아파트 동시감염 사례 있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27일 구로구 아파트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확진자는 28명으로 집계된다. 복도식 아파트 같은 5개 층에서 층별로 1가구씩 5가구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 


문제는 지난 23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이 확진자의 가족을 제외하곤 확진자들끼리 밀접 접촉한 정황이 현재까지 파악된 바가 없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하수구와 환기구, 엘리베이터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감염경로 조사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구로구는 화장실 ‘환기구’를 통해 감염됐을 수 있다고 보고 환기구에서 환경 검체를 채취해 검사하고 있다.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시 구로구의 한 아파트에서 26일 오후 보건소 직원들이 이동형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아파트 주민을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뉴시스]


 

구로 아파트 같은 라인서만 5가구···이런 집단감염 없었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 아파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경로가 화장실 환기구인 것으로 추정된다는 지자체 조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그러나 보건 당국과 전문가들은 “환기구라고 보긴 이르다”며 가능성이 낮다는 입장이다.




복도식 아파트 5가구서 환자 나와

구로구 “환기구 통해 확산 추정”

보건당국·전문가 “가능성 희박”

서울시는 “엘리베이터 감염 가능성”


구로구는 26일 오후 7시 기준 관내 한 아파트에서 8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 아파트는 총 13층으로 1988년에 지어졌다. 문제는 복도식인 이 아파트 같은 동 5개 층에서 층별로 1가구씩 5가구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점이다. 확진자가 나온 집은 한 층 20여 가구 중 모두 같은 라인이었다. 예컨대 101동 101·201·301호 식으로, 저층 3개 층과 고층 2개 층 다섯 가구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구로구는 “화장실 환기구를 통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해 환기구 환경 검체 검사와 전면 소독을 했다”고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하지만 함께 역학조사를 한 서울시는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같은 라인에서만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볼 때 엘리베이터나 공조기 등으로 감염 경로를 추정한다”고 말했다. 확진자들끼리 밀접접촉한 정황은 현재까지 없다고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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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발생했다. 캐나다 캘거리에 있는 콘도미니엄(집합주택)에서 지난 5월 29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감염 확산이 이어져 지난달 6일 기준 58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 중 55명이 첫 확진자와 같은 층에 살거나 윗층에 사는 것으로 확인됐다. 


캐나다 보건당국은 지난달 16일 “주요 감염경로를 찾지 못했다”면서도 “분석결과에 따르면 엘리베이터나 환기시스템, 배수관을 통해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환기구를 통한 감염 가능성에 대해 계속 주시하고 있다”며 “환기구 등 전염 가능성이 있는 곳을 주기적으로 청소하길 추천한다”고 말했다. 호텔이나 아파트, 콘도미니엄 등 사람이 다수 거주하며 공조시스템을 공유하는 건물에 모두 적용됐다.




中 연구팀 "배수관 타고 다른 가구 화장실로 바이러스 전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아예 배수관을 타고 다른 아파트 가구 화장실로 전파된 사례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26일(현지시간)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연구팀이 이 같은 연구결과를 이달 발간된 국제학술지 ‘국제환경’에 발표했다고 전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장기간 아무도 거주하지 않았던 중국 광저우의 한 아파트의 화장실 세면기, 수도꼭지, 샤워기 등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연구팀은 바로 아래층에 거주했던 5명이 1주일 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에 주목했다. 분석결과 화장실 변기에서 물이 내려갈 때 5미크론(μ∙ 100만분의 1미터)  아래의 에어로졸(미세한 입자)들이 생기게 되고, 배수관을 타고 아파트 내 다른 가구로 전파됐다.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층 보다 10층과 12층 더 높은 층 화장실에서 각각 생성됐던 에어로졸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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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가 유행했던 2003년 당시도 홍콩의 한 아파트에서 에어로졸을 통한 공기 중 전염이 일어났다. 전문가들은 변기 물을 내릴 때 환자의 대변에 남아 있던 바이러스가 에어로졸 상태로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화장실 배수구와 수도관을 통해 이웃집으로 퍼졌다고 추측한다. 당시 3월 26일~4월 21일까지 약 한 달간 이 아파트에서만 사스 환자가 328명이나 발생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가 조사한 결과 사스 역시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나온 바이러스가 에어로졸로 변해 공기 중으로 퍼져나가 다른 이를 전염시킨 사례는 없었다. 




전문가들 "배수관 통한 감염 가능성은 낮지만 추가 연구 필요해" 

전문가들은 환기구나 배수관을 통해 코로나19 전파되는 것이 가능은 하지만 현재까지의 증거를 놓고 볼 때 그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다만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말릭 피리스 홍콩대 공중보건대학원 교수는 “배수관을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염되는 사례는 거의 없다”면서도 “하지만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리디아 모라우스카 호주 퀸즐랜드공대 국제공기질연구소장은 "배수관에 물이 없으면 가끔 냄새가 올라온다"며 "냄새가 난다는 것은 공기가 이동을 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학자들은 '비정상적인 상황'을 조사해야한다"며 "이유을 이해하는 순간 '비정상이 아닌 상황'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방역당국도 비슷한 입장이다. 곽진 중앙방역대책본부 환자관리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구로구 아파트 감염 관련해서는 감염경로는 아직 조사 진행 중인 상황이고 환기구나 엘리베이터와 같은 그런 환경 검체 채취에 대한 검사가 진행 중”이라며 “현재로서는 (환기구를 통한 전염) 가능성을 그렇게 높게 보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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