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열풍 대한민국] 행정수도 이전 논의에 폭등하는 세종 집값...이틀새 1억 ↑


이틀새 1억 ↑…행정수도發 세종 집값 폭주


한주간 아파트 매매가 2.95% 상승

지난주 상승률의 3배 넘어

정부부처 추가 이전 기대

호가·실거래가 요동


     "지난 25일에 5억원대에 팔렸고 27일에는 6억원대에 나갔네요. 필로티 구조인 2층 매물은 7억원대에도 나와 있습니다."(세종 새롬동 A공인중개업소 대표)


세종시 새롬동 새뜸마을 10단지 더샵힐스테이트 59㎡(전용면적)의 최근 가격 흐름이다.


 

행정수도 이전 논의가 세종 집값을 천정부지로 끌어올리고 있다. 매수세가 몰려들면서 한 주간 평균 매매가격 상승률이 3%에 달할 정도다. 수도권 집값 안정화에서 시작된 행정수도 이전 논란이 오히려 세종 일대를 투기판으로 만드는 모양새다.




31일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 세종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2.95% 상승했다. 전주 상승률 0.97%의 3배를 넘는 수치로, 2012년 통계 집계 이후 주간 단위 상승률로는 역대 최고치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정부 부처 추가 이전 기대감 등으로 매수 문의가 증가하며 상승 폭이 확대됐다"면서 "행복도시는 물론 조치원읍, 금남면 등 대부분 지역에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세종은 서울과 같은 투기과열지구로 가장 강한 규제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집값이 급등한 배경은 최근 불거진 여권발 행정수도 이전 논란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개헌을 해서라도 수도를 세종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행정수도 이전 기대감에 매수 문의가 집중되면서 호가뿐 아니라 실거래가까지 큰 폭으로 뛰고 있다. 이틀 전인 지난 29일 다정동 가온마을3단지 75㎡ 실거래가는 처음 6억원을 돌파했다. 6억3000만원에 거래된 이 아파트는 올해 1월까지만 해도 4억2500만원에 거래됐다. 6개월 만에 2억원이 넘게 오른 셈이다. 같은 날 소담동 새샘마을6단지 한신더휴펜타힐스 59㎡는 5억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2월에는 최고 거래가가 3억9000만원이던 집이다.


세종 내 유일한 비규제지역인 조치원읍에서는 지은 지 20년 넘은 주공 아파트까지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29일 조치원읍 신흥리 주공 59㎡는 지난달 최고 매매가(1억3700만원) 대비 3300만원 높은 1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다정동 B공인 관계자는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매물 절반은 호가를 높였고 절반은 잠겼다"면서 "세종 부동산은 실거주 비율이 높은 것이 특징인데 요즘 들어 청주, 천안을 비롯한 인근 외지인의 진입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행정수도 이전을 둘러싼 논란이 확대될수록 집값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집값 폭등세로 오히려 정부와 여당의 행정수도 이전 논의가 역풍을 맞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세종에 거주하는 A씨는 "수도 이전이 확정되지도 않았는데 집값이 폭등하는 등 부작용이 잇따르고 있어 결국 실수요자들만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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