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한민국 대통령의 배웅 없이 백선엽 장군을 보내다


     '6·25 영웅' 백선엽 예비역 대장이 어제 대전 현충원에서 영면에 들었다. 그의 100세 삶은 대한민국 자유·평화·번영의 역사 그 자체였다.

故백선엽 장군, 전투복 수의 입고 영면…대전현충원 안장/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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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장군은 6·25 당시 낙동강 최후 방어선에서 병력 8000명으로 북한군 2만여 명의 총공격을 기적적으로 막아냈다. "그때 패배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은 없었을 것이고 저나 여러분도 이 자리에 없을 것"(송영근 예비역 중장)이라는 추도사는 결코 의례적 공치사나 과장이 아니다. 오늘날 김씨 왕조 폭정 아래서 노예로 살고 있는 북 동포들을 보면서 백 장군이 목숨을 걸고 지켜낸 자유·민주 기본 가치가 얼마나 큰 축복인지 새삼 깨닫는다.

 


이런 호국 영웅의 마지막 길을 국군 통수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은 끝내 외면했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애도 논평 한 줄 내지 않았다. 영결식장에 여당 지도부는 한 명도 없었다. 국내 정치용 '친일' 장사에 빠진 사람들이 앞뒤도 가리지 못한다.

대통령·여당의 빈자리는 동맹국 미국이 채웠다. 미국은 백악관에 이어 국무부도 성명을 통해 백 장군 별세를 애도했고, 역대 한·미 연합사령관들은 최고의 존경과 감사의 헌사를 바쳤다. 마땅히 우리 정부가 해야 할 말을 외국이 대신하는 이 기막힌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백 장군이 초석을 다진 한·미 동맹은 흔들리고, 그가 창설한 군은 "군사력 아닌 대화로 나라를 지킨다"고 한다. 고인도 편히 눈을 감지 못했을 것이다. 백 장군이 남긴 구국의 정신을 계승해 대한민국을 지켜나가는 것이 모두의 숙제로 남겨졌다. 청년들이 정부 대신 나서 분향소를 차리고 추모객 수만 명이 장맛비 속에서 긴 줄을 섰다. 그래도 우리 사회에 일부나마 아직 상식이 남아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얻을 뿐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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