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 아파트 1년 안돼 팔면 1억도 못 건져”…'막차 증여'몰린다


    최근 다주택자는 증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증여 관련 세금을 올리기 전에 ‘막차’를 타겠다는 분위기다. 7ㆍ10대책으로 보유세인 종합부동산세와 거래세인 양도소득세가 동시에 오르자 후폭풍이 일고 있다.

 

[7ㆍ10 대책 후폭풍, 시뮬레이션 결과]

서울 아파트 2채, 내년 보유세 100% ↑

양도세 70% 내면 실질 수익 거의 없어

배우자 공제 6억원, 증여세가 더 유리

전문가 “세금 폭탄, 세입자 전가 우려”


다주택자 팔까 증여할까?.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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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억짜리 2채, 내년 보유세 2246만원  

정부 방침대로라면 내년부터 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은 100% 가까이 늘어날 수 있다. 12ㆍ16 대책 때보다 종합부동산세 세율 강도가 더 세졌기 때문이다. 내년 6월부터 종부세 최고세율은 6%로 현재(3.2%)의 2배 가까이 높다.  



 

A씨가 서울 양천구 목동 힐스테이트(전용면적 84㎡)와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59㎡)를 갖고 있다면 내년에 보유세로 2246만원을 내야 한다. 올해(1212만원)보다 1034만원(85%) 오른다. 13일 양경섭 온세그룹 세무사에 의뢰해 7ㆍ10 부동산 대책을 반영해 시뮬레이션(모의계산)한 결과다. 아파트 두 채의 공시가격 17억1100만원에 매겨지는 종부세 세율이 1.3%에서 2.2%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성수동 트리마제 소형 평수(25㎡)까지 보유한 3주택자인 B씨가 있다면, 내년 보유세는 3563만원으로 불어난다. 올해(1750만원)보다 103% 늘어난 금액이다. B씨가 보유한 세 채의 공시가격은 21억200만원으로 내년 종부세율은 3.6%로 올해(1.8%)의 2배다.

 

15억 집 1년 내 팔면, 실수익 8000만원

수도권에 집을 여러 채 보유한 다주택자는 7개월 전보다 고민이 깊어졌다. 12ㆍ16 대책 때는 그나마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가 올해 6월까지 주택을 정리하면 양도소득세 중과를 면제해줬다. 이번에는 마땅한 퇴로가 없다. 내년 6월 이후에 팔면 양도세 중과세율은 더 높아진다. 최고세율은 72%로(기본세율 42%+3주택자 30%포인트 중과) 지금보다 10%포인트 더 높다.  



 

이뿐이 아니다. 아파트 사고파는 기간이 짧아도 양도세 부담은 확 커진다. 이번 대책으로 주택 보유 기간이 1년 미만이면 내년 6월 1일부터 양도세율은 40%에서 70%까지 뛴다. A씨가 11억원에 구매한 마포래미안푸르지오를 1년 이내 14억5000만원에 팔았다고 가정하자. 시세차익은 3억5000만원이다. 하지만 A 씨의 양도소득세는 2억6757억원에 달해 실질적인 수익은 8234만원이다. 이조차 취득세를 비롯해 대출이자 등 각종 기회비용을 따지면 손에 쥐는 게 거의 없다.  


주택 보유세와 거래세가 동시에 인상되자 증여에 대한 다주택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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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다주택자는 매각 대신 증여를 택할 가능성이 더 크다. 세금 폭탄에 주택을 보유하거나 팔기도 쉽지 않으니 ‘이참에 배우자나 자녀에게 증여하자'로 돌아서고 있다. 특히 배우자에게 아파트를 넘겨주면 6억원까지 배우자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시뮬레이션에서 A씨가 보유 기간 1년 이내의 마포래미안푸르지오를 아내에게 물려주면 아내에게 1억8915만원의 증여세가 부과된다. 아파트를 팔지 않고도 내년 6월 이후 내야 하는 양도세보다 7842만원(41%)을 아낄 수 있다.  



 

“세금폭탄, 세입자에게 전가할 수도”  

양경섭 세무사는 “양도세 중과세율(72%)이 증여세 최고세율(50%)보다 높아 시세차익이 크면 양도세가 더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정부가 증여세를 인상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어 증여 막차를 타려는 다주택자가 더 늘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5월 한 달 동안 서울의 아파트 증여 건수는 1566건으로 1년 전(748건)보다 2배 늘었다.  


권대중 명지대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집을 둘러싼 모든 세금을 죄면 다주택자는 반발 심리로 ‘세금 폭탄’을 세입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며 “땜질식 규제로 임차인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대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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