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자가격리 특수보는 원룸들 ㅣ "年35만원 내면 5억 전세금 떼일 염려없죠"


허름해 안나가던 원룸들 자가격리 특수… "사진만 보고 계약했다 낭패도"


    최근 귀국한 미국 유학생 오승연(22)씨는 자가격리를 위해 빌려둔 원룸에 들어갔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우선 에어컨과 냉장고, 세탁기가 모두 있는 풀옵션이라더니 에어컨과 세탁기는 작동하지 않았다. 침대는 화장실 변기와 가벽 하나로 나뉘어져 있었다. 어차피 2주만 사용할 곳이라고 쉽게 생각해 온라인에서 사진만 보고 계약을 진행한 결과였다. 오씨는 "집으로 들어가면 가족과 이웃에게 민폐를 끼칠까봐 따로 비용을 들여 원룸을 구한 것인데, 막상 보니 눈물만 났다"고 했다.


일러스트=정다운



edited by kcontents


작은 건물에 최대한 많은 방을 만드느라 엉망으로 시공된 원룸, 오래되고 관리 상태가 나빠 세입자를 찾기 어려웠던 원룸들이 때 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평소라면 다른 원룸에 밀려 무보증금에 저렴한 월세로도 세입자를 찾기 어려웠을 방들을 최근 해외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채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단기계약이라 주로 온라인을 통해 거래가 이뤄진다는 점을 악용하는 집주인이 있다는 것. 물건의 상태를 명확하게 알고 계약하기 어려웠던 임대인들의 피해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자가격리자를 위한 원룸을 찾는 사람은 부쩍 늘고 있다. 정부가 지난 3월 말부터 해외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의 최소 2주간 자가격리를 의무화한 데 따른 것이다.


원룸이나 오피스텔 등의 매물 정보가 공유되는 네이버 커뮤니티 ‘피터팬의 좋은방 구하기’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 코로나 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던 2월부터 현재까지 자가격리를 위한 원룸 단기계약을 원하는 글은 약 200건 정도 올라왔다. 초기에는 자가격리자에게는 방을 내줄 수 없다는 글들이 많았지만, 3월 말을 기점으로 자가격리자를 위한 원룸이라는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 중 일부 원룸 주인들이 열악한 상태를 숨기고 눈속임으로 계약을 맺고 있다는 점이다. 해외에서 입국하는 이들은 통상 온라인상으로만 원룸 상태를 확인하고 계약을 맺는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 광각렌즈로 촬영해 작은 방은 크게 보이도록 홍보하는 경우는 그나마 괜찮은 편이다. 화장실과 침실이 얇은 가벽으로만 구분된 경우, 광고는 복층 원룸이라고 해놓고서 그냥 원룸에 계단 흉내만 낸 경우 등 눈속임이 다양하다.


장기 여행을 하다 돌아온 사모(36)씨는 "가격이 저렴하니 2주만 참으면 되겠다는 생각에 대충 입주했지만, 하수구 냄새가 심하게 나는 등 시설이 생각보다 많이 열악했다"면서 "자가격리를 하다가 더 큰 병에 걸리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서울 신림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시설이 나빠 공실이 오래될 수 있는 방들이 최근 하나 둘씩 나가기 시작했다"면서 "통상 단기임대 하는 방에 자가격리자가 들어오면 방역 등 추가 관리비가 들기 때문에 집주인들이 싫어하는데 ‘자가격리자 환영’ 같은 문구를 붙인 원룸도 늘고 있다"고 했다.


제대로 방역은 되나 의심…한번 계약하면 환불도 쉽지 않아

또다른 문제는 자가격리자들이 단기임대를 해서 쓰는 원룸에 대한 방역이 철저하게 이뤄지는 지도 의문이라는 점이다. 최근 소독업계는 코로나 19 특수를 보고 있다. 하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원룸에서 소독을 신청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한다.


한 소독업체 관계자는 "법인이 운영하는 경우 방역 후 발급해주는 소독증명서 등을 챙기기 위해 주기적으로 소독을 하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원룸의 경우는 신청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했다. 소독 비용은 원룸 기준으로 한 달에 두 번 하는 데 10만원 정도다.


원룸 단기임대를 주로 취급하는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시설이 낙후된 원룸 주인들이 무보증으로 20만~30만원 월세를 받는 중에 비용까지 써가면서 방역을 할 것 같진 않다"면서 "하루 정도 환기는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감염 위험이 크기 때문에 요즘 자가격리자를 위한 단기임대를 중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통상 이런 원룸의 단기임대는 월세를 일시금으로 받기 때문에 방에 입실한 후, 생각과 다르다고 환불을 받기도 쉽지 않다. 미국에서 최근 귀국한 유학생 김모(26)씨는 "침구도 축축하고 원룸시설도 맘에 들지 않아 월세를 환불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원룸 주인과 연락도 잘 되지 않은 채로 흐지부지 2주가 흘렀다"면서 "돈을 되돌려받는 것도 포기했다"고 했다.

연지연 기자 조선비즈 



"年35만원 내면 5억 전세금 떼일 염려없죠"


주택금융公 전세보증상품 출시


수도권 5억·비수도권 3억 이하

전세금 0.07% 내면 반환 보장


HUG·SGI상품 보증료율 높지만

아파트 한도없고 기타 주택 10억


#최근 전셋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A씨는 4억원이던 아파트 임대차보증금을 이번에 6000만원이나 올려 재계약했다. 보증금이 크게 오르자 A씨는 집주인으로부터 계약 만기 때 이를 제대로 돌려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며칠을 고민하던 A씨는 매년 돈을 내더라도 보증기관의 전세금 반환보증 상품에 가입하기로 했다.




전셋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이를 돌려받지 못할까 걱정하던 서민들 고민이 줄어들 전망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서울보증보험(SGI)의 전세금 반환보증 상품에 이어 한국주택금융공사도 새로운 상품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3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주택금융공사는 이달 전세금 반환보증 상품의 세부 사항을 확정하고 상품을 출시하기로 했다. 이 상품은 주택금융공사 보증을 받아 전세금을 대출받은 사람만 가입할 수 있다. 아파트와 기타 주택 구분 없이 보증금의 0.07%를 매년 보증료로 내면 집주인이 계약 종료 후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더라도 주택금융공사가 대신 반환해주는 상품이다. 주택금융공사가 세입자에게 전세금 전액을 먼저 준 뒤에 이후 채권 절차를 전담하는 형태다. 연 보증료율은 일반 세입자는 0.07%, 다자녀·신혼부부·저소득계층 등 우대 가구는 최저 0.05%로 정해졌다. 보증 한도는 수도권은 5억원 이하, 비수도권은 3억원 이하다. 예를 들어 보증금이 5억원인 사람은 매년 35만원을 내면 보증금을 안전하게 보장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보증료 부담으로 반환보증 가입을 꺼리는 서민 세입자 보호를 위해 보증료율을 낮게 책정했다"며 "연간 약 7만5000명이 이 상품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세금 반환보증 상품은 HUG와 SGI에서도 판매 중이다. 주택금융공사 상품을 이용하지 않고 은행 등에서 직접 대출을 받았거나, 다른 보증기관 상품을 이용한 사람이라면 이들 상품에 대한 가입을 고려해 볼 만하다.




HUG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상품은 수도권은 7억원 이하, 지방은 5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보증해준다. 전세계약기간 절반이 지나지 않았다면 언제라도 가입할 수 있다. 다만 보증료율은 주택금융공사 상품에 비해 다소 높다. 아파트는 0.128%, 아파트를 제외한 기타 주택은 0.154%를 매년 내야 한다. 대신 연소득 4000만원 이하 저소득계층과 다자녀·한부모 가구 등은 보증료의 40~60%를 할인받을 수 있다. SGI에서는 전세금보장 신용보험이라는 이름으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SGI 상품 강점은 아파트는 보증 한도가 없다는 점이다. 아파트 외 기타 주택 보증한도는 10억원이다. 가입은 전세 계약 후 10개월까지 가능하다. 가입 한도가 큰 만큼 보증료율도 가장 높다. 아파트는 매년 0.192%, 기타 주택은 0.218%를 내야 한다.


 다만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60%인 경우는 20%, 50%일 때는 30%의 할인율이 각각 적용된다.


전세자금 대출과 달리 전세금 반환보증 상품만 별도 가입할 경우 집주인의 사전 동의가 필요 없다. 문제가 발생할 경우 보증기관이 집주인에게 사후 통보(채권양도통지)만 하게 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최근 1년간 전셋값이 하락세를 보이는 지역에 입주하거나 보증금 반환이 걱정되는 세입자 등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경우에 선택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 한상헌 기자] 매일경제

케이콘텐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