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도우미 사라지자…재건축 현장에 '스타'가 나타났다?


[땅집고] 대형 건설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재건축·재개발 수주 현장에서 활약했던 홍보 도우미(OS요원)가 사라지자 건설사들이 ‘스타 조합장’을 동원한 편법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의혹이 나온다. 최근 재건축·재개발 공사 수주를 담당하는 대형 건설사 담당자들 사이에선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3주구(반포3주구) 수주 현장이 화제가 되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가 특정 업체가 재건축 업계에 영향력이 큰 ‘스타 조합장’을 동원해 여론 전을 벌이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실제로 건설사간 소송전으로 비화하고 있다. 11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반포3주구) 수주 전에 참여한 대우건설은 최근 서울 방배경찰서에 삼성물산과 A씨를 명예 훼손과 업무방해·입찰 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사진=조선DB


A씨는 신반포1차 재건축(아크로리버파크)을 성공으로 이끈 조합장이자, 현재 래미안원베일리(강남 경남아파트재개발사업) 조합원이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업계에선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이른바 ‘스타 조합장’으로 통한다. 그러나 A씨는 반포3주구 조합원은 아니다.




대우건설 측은 “삼성물산이 A씨를 앞세워 부정 홍보를 펼친다”고 주장한다. A씨가 지난 6일 반포3주구 조합원들에게 대우건설에 불리한 허위 사실을 휴대폰 문자 메시지로 전송했다고 대우건설 측은 주장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A씨는 조합원들에게 “삼성보다 최소 수백억 원 손해인 제안서를 제출한 대우건설”, “대우의 계약서와 제안서는 일반인이 볼 때는 아주 좋게 보이지만 (저 같은) 전문가 눈에는 완전 사기”라고 주장했다.


또 A씨가 반포3주구 조합 이사들에게 발언한 것으로 추정되는 녹취록까지 소셜미디어(SNS)에 퍼지고 있다. 이 녹취록에 따르면 여기에는 삼성물산이 신반포 15차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된 이후 주변인 반포3주구뿐 아니라 이미 시공사가 선정된 반포 1·2·4주구도 시공사 교체를 통해 총 1만3000가구 규모 래미안 타운을 조성하려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 담겨 있다. 이뿐 아니라 앞서 반포3주구의 시공사 선정을 위한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던 현대산업개발을 자신이 쫓아냈다는 취지의 발언까지 나왔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측은 “A씨는 우리와 전혀 관계 없는 사람으로 입장을 낼 것이 없다”고 밝혔다. A씨 측 역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반포3주구 조합원들이 삼성물산의 수주 불참에 실망해 삼성물산을 반포3주구 수주에 참여시키고자 노력한 것은 맞지만, 삼성이 내가 데려오고 말고 할 수 있는 곳은 아니다”라며 “대우건설이야 말로 조합원들에게 선물 공세를 하는 등 위법 행위를 일삼고 있다”고 반박했다.


'스타 조합장'에게 특별 공로금 20억원 지급을 막아달라는 국민청원./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한편 ‘래미안 원베일리’ 조합은 A씨가 조합설립과 관리처분인가 신청 과정에서 공을 세웠다면서 동·호수 우선지정 자격(53평형)과 함께 추가분담금 20억원을 감면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재건축 로비스트'에게 20억원 지급을 막아달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정비업계에서는 조합원들에게 영향력이 큰 인물을 내세워 특정 회사를 지지하는 등의 행위가 사실이라면 자칫 정비 업계의 클린 수주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대형건설사의 한 정비사업 담당 임원은 “이런 일들이 소송·비방 전으로 번지고 불화가 심해지면 결국 사업 일정이 길어져 조합원의 피해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혁 땅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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