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도권 청약시장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는 이유


경제도 멈췄는데 수도권 청약은 거뜬한 이유… "새집은 안전자산이라는 믿음 때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택시장 지표가 악화하고 있지만, 서울과 수도권 청약시장 열기는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실물경기가 위축돼도 새집의 미래 가치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수요자의 심리가 팽배하기 때문이다. 마치 불황에도 버텨주는 미국 달러나 금 같은 ‘안전자산’으로 새집을 생각하는 셈이다. 전매제한이 6개월인 비규제지역 수도권 아파트의 경우 환금성이 좋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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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을 통해 3~4월 청약을 진행한 서울과 수도권의 민영단지 10곳의 청약률을 살펴본 결과 1순위 미달 단지는 ‘송추 북한산 경남아너스빌’과 ‘파주연풍 양주내안에 에코하임’ 등 두 곳에 불과했다. 이달 7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인천 검단신도시 ‘우미린 에코뷰’의 경우 270가구 모집에 7368명이 몰려 평균 27.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날 대방건설의 ‘검단3차 노블랜드리버파크’도 432가구 모집에 5815명이 몰려 평균 13.5대 1의 청약률을 거뒀다. 역시 같은 날 청약이 진행된 ‘안산 푸르지오 브리파크’도 41.7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30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 ‘르엘 신반포’는 평균 124.7대 1의 평균 청약률을 거뒀다.




주택 경기가 나빠지면 입주 후 집값이 내려갈 수 있다는 공포가 번진다. 중도금·잔금 등의 대출 부담이 더 크게 느껴지는데다 나중에 집을 팔려고 해도 매수자가 쉽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나타나는 청약 열기는 이런 현상과 동떨어져 있다. 주택 경기 지표가 나빠져도 수요자는 이를 전혀 개의치않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4월 첫째 주(6일) 기준으로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가는 1주일 만에 0.04% 하락했다. 특히 강남(-0.24%), 서초(-0.24%), 송파(-0.18%) 등 강남 3구 하락폭은 계속 확대되고 있다. 수도권 규제지역인 과천과 성남 분당구 역시 내림세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사업자들이 주택사업 경기를 전망하는 지표인 전국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 전망치는 42.1로 전달보다 8.9포인트 하락했다. 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저 전망치다. 서울도 8.6포인트 하락한 59.6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청약 시장이 들끓는 이유로 ‘새집은 안전자산’이란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꼽는다. 새집을 중심으로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이를 주식시장의 ‘주도주’처럼 생각한다는 것이다. 미래의 새집임에도 주변 시세와 비교해 분양가가 크게 차이 나지 않거나 싸다는 점도 수요자가 몰리는 요인 중 하나다.




안산 푸르지오 브리파크의 경우 전용 84㎡ 분양가가 5억2560만원인데, 인근 ‘초지역메이저타운푸르지오메트로’ 전용 84㎡ 입주권이 지난 1월 6억2500만원에 거래됐다. 새집 가격이 이 정도는 오를 것이라고 기대하며 프리미엄을 노리는 수요자들이 몰리는 것이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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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수도권 비규제지역의 경우 아파트를 일종의 단기성 투자상품으로 보는 수요자가 많다는 점도 청약 불패의 이유로 꼽힌다. 최근 청약률이 높은 곳을 보면 대부분 인천과 같은 비규제지역이다. 전매제한이 6개월이라 프리미엄(웃돈)을 받고 팔면 그만이라고 투자자들은 생각하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첫 내 집 마련으로 청약 문을 두드리는 수요자와 비규제지역 전매제한이 짧다는 점을 노리고 뛰어드는 투자 수요가 청약시장에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주변 시세와 분양가 차이가 크지 않은 데다 감가상각 측면에서 유리하다 보니 신규분양을 선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수도권 신규 주택의 경우 상품성이 기존 주택보다 뛰어난 데다 분양가도 시세와 엇비슷해 주택시장 침체에도 집값이 버틸 수 있다고 인식된다"면서 "다만 거시경제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집값이 절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맹신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진혁 기자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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