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코로나 피해 돕는다더니…자영업자 건보료는 2018년 기준

재난지원금 5대 문제점

② 거액예금 빼고 주택만 반영?
자산가 컷오프 기준 논란
③ 강연 등 기타소득도 미반영
유리지갑 월급쟁이 역차별
④ 안정적으로 월급 받는데
공무원도 동일한 지원 논란
⑤ 지자체 재원분담 갈등 우려
사는 곳따라 지원금 격차도

긴급재난지원금


   정부는 최대 100만원에 이르는 긴급재난지원금을 받을 가구(소득 하위 70%)를 '건강보험료' 기준으로 선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앞으로 해결할 과제도 수두룩하다. 기준을 건보료로 삼은 것은 대상자를 편하게 걸러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강연료·2000만원 이하 금융소득 등 반영되지 않는 소득이 수두룩하다. 특히 정부가 소득 하위 70%에 해당돼도 고액 자산가의 경우 걸러내겠다고 발표만 했을 뿐, 어떤 방법으로 무슨 기준으로 얼마까지 잘라낼지 등은 정하지 못했다.


확실한 기준도 세우지 않은 채 총선을 앞두고 애매한 기준을 제시해 대다수 국민에게 혼란과 형평성에 대한 불만을, 일부에게는 받지도 못할 돈에 대한 '희망고문'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가장 큰 논란은 자산 보유액에 따른 '컷오프' 방식이다.

윤종인 행정안전부 차관은 3일 브리핑에서 "소득하위 70%에 해당하더라도 고액 자산가는 긴급재난지원금 대상자 선정에서 적용 제외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언제까지 어떤 자산을 기준으로 검토하겠다는 말은 한마디도 없다. 단지 '공적 자료'를 기준으로 하겠다고 밝혔을 뿐이다. 공적 자료라는 말로 비춰볼 때 재산세 등 부과 기준이 되는 주택·토지 등 부동산과 자동차 등이 포함되고 개인 동의 등이 필요해 조사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현금·예금 등 금융 자산은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2019년 납부자 기준으로 전국에 종부세 납부 대상자는 총 59만5000명이다.

최현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건강보험료로 '신속성'은 추구할 수 있지만 금융 재산 등을 반영하는 소득인정액처럼 종합적인 기준은 아니다"며 "맞벌이 직장인 부부들이 대다수 탈락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최소한 국세청 과세 자료와 금융 재산 조회 등 여러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 재산인 부채가 반영되지 않으면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빚 많은 자영업자가 탈락하는 사례도 나올 수 있다.

건보료를 기준으로 하면서 소득 기준에 대한 논란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대학교수, 전문가 등 외부 강연료는 기타소득으로 분류돼 3400만원까지는 반영되지 않는다. 아울러 2000만원 이하 금융 소득도 건보료 소득평가에는 신고되지 않는다. 소득하위 70% 경계선에서 사소한 차이로 종합적인 소득이 많으면서도 받는 사람과 못 받는 사람이 뒤바뀌는 사례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반면 다른 대안으로 거론됐던 소득 인정액 방식의 국세청 자료가 활용돼 기타소득이 소득액에 반영된다. 실제로 이런 한계 때문에 현재 복지제도 중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수급 대상자를 선정하는 사업은 18개밖에 되지 않으며 대부분은 소득인정액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월급 소득자인 직장 가입자와 자영업자인 지역 가입자 간 차별 논란도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에까지 건보료가 부과되는 지역 가입자가 직장 가입자보다 불공평하게 높은 건보료를 부담하고 있다는 지적은 과거부터 수차례 제기됐다.

이런 문제점과 함께 이번에 한 번만 지급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만큼 3월 이후 본격적으로 수입이 줄어들고 있는 영화·공연 등 예술계 종사자와 숙박업계 종사자 등에게 불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가입자는 매년 5월 종합신고세를 기준으로 11월에 보험료가 변동된다. 올해 3월을 기준으로 할 때 2018년 5월 재산 상태를 기준으로 건보료가 산정돼 있어 코로나19 타격이 반영되지 않는다. 직장 가입자도 비슷한 문제점이 있다. 100인 이상 사업장은 월보수가 바뀌어 건보료에 변동이 생기면 의무적으로 신고하게 돼 있다.

 


다만 영세한 100인 미만 사업장은 연간 한 차례 보험료 신고를 하는데, 그 시기가 4월이라 3월 보험료를 기준으로 하면 1년 전 소득을 기준으로 건보료가 매겨지게 된다.

최현수 연구위원은 "긴급재난지원금 취지 자체가 코로나19로 인해 생활이 어려워진 분들을 돕겠다는 것인데, 자료 업데이트를 빨리 하지 않으면 의미가 퇴색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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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추후 코로나19로 소득이 급격히 감소했을 때 증빙을 갖춰 신청하면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자로 선정해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얼마나 소득 감소가 발생했을 때 이 같은 지원 대상에 들어가는지, 소득 감소는 어떤 서류를 통해 증명해야 하는지 등을 밝히지 않아 혼란이 예상된다.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월급을 받고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감원·휴직·월급 삭감 등의 피해를 전혀 보지 않는 공직자들에 대해 동일한 지원을 해주는 게 맞느냐는 논란도 있다. 서울시를 포함해 전국 지자체들은 일반인과 구분 없이 소득을 기준으로 동일하게 공무원들도 조건에 맞는 경우,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일단 건보료 기준이라 밝힌 만큼 예외는 없다"며 "형평성 지적이 있을 수 있지만 일선 공무원들도 다른 국민과 동일하게 세금을 내고 있고 코로나19 사태로 근무 강도가 폭증하고 국민 보호를 위해 일선에서 사투하고 있는 만큼 자격은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보다 근본적으로 총 9조원 이상 소요되는 재원에 대한 분담 문제도 여전히 불안 요소다. 경기·광주·부산 등에 이어 서울시도 긴급재난지원금과 관련한 재정 분담 비율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면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혼선이 계속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지자체에도 약 20% 정도의 재원을 분담시키겠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이런 재원 부담이 평균 수준일 뿐 재정자립도가 좋은 지자체의 경우 기재부가 이보다 높은 분담률을 요구하면서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기재부는 서울시에 '매칭' 비율을 7대3으로 하자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용 기자 / 김연주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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