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실업으로 이어지면 부동산 하락 불가피" - 건산연 l 수억씩 급락하는 혼돈의 주택시장


"코로나19, 실업 문제로 확산되면 부동산 하락 불가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보고서 내놔

이전 감염병들과 달리 금융·실물경제에 영향


실업 문제로 번지면, 주택 하락 촉진

단기적인 경기하강은 부동산 시장에 자금유입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실업 문제로 확산될 경우, 부동산 시장에도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23일 발간한 건설동향브리핑의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주택시장 영향' 보고서에서 "코로나19는 다른 감염병과는 달리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실물경제 부진이 장기화돼 실업 문제로 번진다면, 주택시장까지 끌어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급매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김성환 부연구위원은 "2000년 이후 발병한 감염병인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등의 확산 전후로 전국 아파트 가격이 상승했다"면서도 "이번 코로나19는 이전과는 달리 금융시장이나 실물경제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단기적 경기 하강은 안전자산인 부동산시장에 추가적인 자금 유입 유인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그러나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고 장기화될 경우 주택시장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다. 12·16 대책에서 강화된 규제로 인해 다주택자의 주택담보 생활안정자금 대출이 어려워진 점도 지적했다. 실업자들이 생활자금으로 유용하기 위해 주택 판매에 나설 경우, 기존 주택의 공급이 많아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로 인해 주택가격은 하락할 개연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스(2003년 3월~)와 신종플루(2009년 4월~), 메르스(2015년 5월~) 등 본격적인 확산 전후 전국 아파트 가격은 상승했다. 이번 코로나19 역시 확산 1개월 전인 2019년 12월 이후 최신 통계가 발표된 2020년 2월까지 3개월 동안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있다.


(자료 한국건설산업연구원)


하지만 코로나19는 다른 감염병과 달리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동안 감염병 확산 이후 금융시장의 단기적인 조정에 그쳤지만, 코로나19는 다르다는 분석이다. 세계적인 증시 하락, 10년물 국고채 금리 하락,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등 금융시장에 전보다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판단이다. 국제유가 역시 2002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실물경제에도 전과는 영향력이 크다는 게 김 부연구위원의 설명이다.




그는 "실물경제의 부진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실업 문제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며 "국내에서는 실업급여 지급액은 지난 2월 7891억원으로 작년 11월 대비 31.8% 증가해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중국의 구매자관리지수(PMI)는 2월 35.7%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고, 미국에서는 실업을 대비해 대규모 부양책을 도입하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꼽았다. 유럽에서는 폴크스바겐, FCA, 르노, PSA 등 '자동차 빅4'의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면서 1400만명에 달하는 직간접 고용 인원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30~40대 근로소득의 일정 부분이 주택구입대출의 원리금 상환에 투입되고 있다"며 "만약 실업 문제가 발생한다면 담보대출시장을 경유해 주택시장에 하방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국내는 수년간 주택시장에 강력한 금융 규제를 적용하고 있어 단기적 금융 위험은 낮은 편"이라면서도 "장기적인 실물경제 부진이 초래할 위협에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자료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강남 집값 수억씩 급락하는 혼돈의 주택시장…"그래도 매수 기다려라"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그동안 천정부지로 치솟던 집값 흐름도 흔들릴 것이란 전망이 이곳 저곳에서 나오고 있다. 서울 강남권 등 일부 지역에서는 수억원씩 내린 가격에 거래된 사례가 속출하는 상황. 내 집 마련을 기다리는 수요자 입장에서는 집 구매를 위해 나서야 할 시기인지, 아닌지 매우 혼란스러운 시기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금은 섣불리 나서기보다는 지켜볼 시기라는데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위기가 어떤 양상으로 나타날지 몰라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는 이유에서다.


급매물 수억씩 뚝뚝…강남 집값 흔들리나/ 중앙일보


우한 코로나 사태로 주택시장이 흔들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집을 구매해야 할 때인지 혼란스러운 매수 대기자들에게 전문가들은 섣불리 나서기보다는 지켜볼 시기라고 조언한다. /조선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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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아파트 급매물… 시장은 어디로

24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3월 셋째 주(16일 기준)기준 주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보합세를 보였다. 2019년 7월 첫째 주 이후 37주 만에 상승세가 멈춘 것이다. 특히 주택시장 ‘바로미터’라고 불리는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등 강남 3구는 각각 0.12%, 0.12%, 0.08% 내렸다.


일각에서는 강남권을 중심으로 주택시장 충격이 시작됐단 분석이 나온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힐스테이트’ 전용 84㎡는 이달 12일 직전보다 4억3000만원 떨어진 22억원에 거래됐다. 강남구 수서동 ‘수서삼익’ 전용 60㎡는 지난 10일 8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종전보다 3억원 내린 가격이다.


부동산114는 "정부 규제로 9억원 넘는 주택은 대출 한도가 줄었고, 공시가격 인상으로 보유세 부담도 늘었다"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부동산 시장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보유세 부담으로 다주택자가 6월 양도소득세 면제 기간 만료 전에 급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고, 경기 침체로 매물이 거래되지 않고 적체될 경우 하락 전환도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부동산시장이 앞으로도 견고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우리나라에서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 아파트는 안전자산과 같은 취급을 받고 있고, 분양 아파트의 청약경쟁률 등을 보면 여전히 주택 수요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전문가는 교통이 좋아지거나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가 크지 않은 수도권 지역에 대한 갭(gap) 투자는 여전히 유효한 투자 전략이라고 주장하고 있기도 하다.




"불확실성 너무 많아 섣불리 매수 안돼"

다만 전문가들은 지금은 섣불리 나설 때가 아니라는 점에는 대체로 동의한다. 코로나 영향이 아직 산업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본격화된 게 아닌데다, 공동주택 공시가 인상과 한시적 양도세 중과 면제 등 정책에 따른 영향이 아직 주택시장에 완벽하게 반영되지 않아 여전히 변수가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자산가치가 그동안 많이 오른 가계는 위기가 닥칠 가능성이 크지 않은 반면, 회사채 만기가 임박하고 자금난에 시달리는 기업은 위기를 맞을 수 있다"면서 "기업의 부도가 금융권까지 연쇄반응을 일으키면 주택시장도 큰 폭의 하락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부동산시장은 본격적으로 하락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내림세가 조금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내 집 마련을 고민하고 있다면 코로나 환자가 급속도로 느는 미국과 유럽 추세를 지켜보고 4월 이후 행동을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유럽이나 미국에서 이제 코로나 확산이 시작되고 있고, 소비나 생산 투자 등에 미치는 영향이 완전히 구체화하지 않았다"면서 "일단 매수대기자들은 한시적 양도세 면제에 따른 다주택자 매물이 나올 5월 말까진 기다려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강남 아파트가 투자 목적으로 두드러지는 건 보유 화폐를 저장해두는 역할 때문인데, 이는 아파트를 일종의 안전자산으로 여긴다는 의미"라면서 "다만 실물경기와의 괴리 속에 쏠림 현상으로 가격이 부풀려지면 변동성이 크게 나타날 수 있고, 코로나로 인한 실물경기 영향도 본격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매수를 할 타이밍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진혁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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