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대로 가면 '상가·재건축아파트' 충격파 심화될 듯


코로나 위기 더 번지면…상가·재건축아파트 충격 클듯

코로나위기 부동산시장 전망

코로나 글로벌확산 경제충격
전문가들 "부동산조정 불가피"
금리인하 집값에 큰영향 없어

     코로나19 사태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면서 국내외 경제가 출렁이고 있다. 미국·유럽 주식시장이 폭락한 데 이어 코스피와 코스닥도 개장 직후부터 동반 폭락했다. 부동산 시장도 지난달부터 매수세가 뚝 끊기고 급매가 속출하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때처럼 부동산 폭락장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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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코로나19가 던진 충격파를 진단해보니 대부분 부동산 전문가들은 "사태가 장기화하면 금융위기 못지않은 충격이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부동산은 상가·오피스 등 상업용 부동산으로 실물경기가 위축되면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아파트 시장은 지난 2~3년간 급격하게 오른 강남 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거품이 걷히면서 조정장세 전망이 많았다. 상대적으로 실수요 중심의 9억원 이하 아파트는 충격파가 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대내외적 악재가 코로나19로 증폭됐다. 코로나19가 한두 달 안에 끝나지 않는 상황을 감안하면 투자 심리뿐만 아니라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쳐 하락을 촉발한다"고 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WM자문센터 부장은 "코로나19로 주식시장이 급락하며 시장 기대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덩달아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마저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집값이 약세로 반전될 것"이라고 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수도권 중심으로 조정세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송 연구위원은 "코로나 사태의 충격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예상된다"면서 "무리한 대출을 받은 갭투자자들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금융시장의 충격은 통상 우리나라의 경우 6개월 이후 전이되면서 부동산에도 영향을 주는데, 전반적인 경기 위축으로 실물 시장이 위축되면서 부동산 시장도 결국 하방 압력을 받고 자산가치가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는 상황이 양호해 부동산 시장 충격파가 덜하다는 의견도 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금융위기 때만 하더라도 금리가 5~6%였고 지금은 1%대 저금리이기 때문에 아파트 대출에 큰 영향은 없다"면서 아파트 시장에 대해선 보합을 점쳤다. 특히 최근의 부동산 시장 위축은 주택 공급이 늘거나 수요가 줄어서 생긴 게 아니라 `코로나`라는 외부적 사건에 의한 영향이기 때문에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도 "금융위기 당시에는 신용경색이 심화되며 시스템 위기로 전이된 반면 바이러스에 의한 위기는 방역 능력에 따라 단기 위축으로 끝날 여지도 있기 때문에 코로나 위기로 인한 회복은 빠를 것"이라고 했다.

상승전망도 나왔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수도권은 보합 속 9억원 이하 아파트 상승세를 전망했다. 김 연구위원은 "사스나 메르스 때처럼 지나가는 악재로 보인다. 근본적인 금융 리스크나 펀더멘털 문제로 인한 침체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도 비강남권 주택은 강남권과 갭 메우기가 진행되고 있는데 현재도 저금리, 대출 요소는 변한 게 없어 매매 수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했다. 김 연구위원은 "갭투자한 다주택자들은 전셋값이 하락하면 타격을 받겠지만 현재 수도권 전세 시장은 입주량이 폭증한 상황이 아니고 가격 하락 요인이 없어서 리스크가 크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코로나로 부동산이 위축된 상황에서 비규제지역으로 매수세가 몰릴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대출규제가 집중된 서울보다는 최근 시장의 트렌드처럼 저평가된 수도권 비규제지역들을 중심으로 유동성 효과 혹은 풍성효과가 힘을 발휘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때와 달리
가격 하락후 회복은 빠를것


코로나로 인해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부동산으로 상가 시장을 꼽았다. 김 연구위원은 "자영업자는 당장 임대료를 못 내고, 건물주는 임대수익률이 떨어져 상업용 부동산에는 악재"라고 했다. 고준석 교수도 상가·오피스 부동산 타격이 크다고 꼽았다. 고 교수는 "상가는 이미 온라인 커머스가 커지면서 오프라인이 위축된 상황에서 아예 문을 닫게 됐다. 상가 장사가 안 되면 건물, 빌딩 업계에도 타격"이라고 했다.



강남3구 중심으로 조정세가 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아파트, 특히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 아파트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심 교수는 "자영업자들이 고가 주택 대출을 받은 경우 원리금을 갚지 못해 물건을 던질 수 있다"고 했다. 또한 "그동안 서울 아파트가 급격하게 올랐다. 정부 규제 정책으로 시장이 꼬여서 급등한 지역도 있다. 이런 곳은 실물경기 위축으로 부동산 시장이 조정을 받을 때 가장 먼저 타깃이 된다"고 전망했다. 고종완 원장은 "거품이 낀 강남 재건축 아파트, 지난 2~3년간 급등한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지역은 이미 대출규제와 세금규제도 받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 충격파까지 겹쳐 보합으로 유지되던 것이 조정을 받기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풍부한 유동성과 저금리 정책이 코로나 충격파를 흡수할 것이라는 긍정론에 대해서도 대부분 동조하지 않았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은 "이미 시중금리는 (한국은행 금리 인하를) 선반영했다. 금리 인하는 대출 부담에 대한 심리적 위로는 되지만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심 교수도 "이미 대출 규제가 강한 상태여서 부동산 하락세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선희 기자 /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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