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병상 의료진 부족 현실화...특단 대책 없으면 '재앙' 도래ㅣ 국내는 고갈됐는데 어제까지도 중국에 구호물품 보낸 정부
[사설] 가장 우려한 병상 의료진 부족 현실화, 특단 대책 없으면 재앙 온다
대구·경북의 우한 코로나 감염증 환자가 병실이 없어 치료조차 못 받고 숨지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13번째 사망자는 25일 양성 판정을 받았지만 입원 순서를 기다리다 결국 이틀 만에 숨졌다. 경증이라는 이유로 집에서 자가 격리하던 중이었다. 경북 청도 대남병원에 있던 확진 환자는 21일 자동차로 두 시간 거리 부산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사망했다. 30분 거리 대구에는 병실이 꽉 차 입원이 불가능했다고 한다. 두 사람 모두 제때 치료받았으면 살 수 있었던 환자였다. 재앙적 사태가 아닐 수 없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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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구는 의료 시스템이 붕괴 직전이다. 병상·의료 장비·의료진 모두가 턱없이 부족하다. 정부는 지난 23일 "대구 지역 확진자를 위해 1000병상, 전국적으로는 1만 치료 병상을 확보할 것"이라고 했다. 이 정도면 대처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대구 병상은 27일 현재 1013개 확보됐다. 그런데 환자 증가 속도가 훨씬 빠르다. 지난 18일 한 명이던 환자가 열흘도 안 돼 1100명을 넘었다. 대구시 측은 "환자가 3000명, 4000명 넘을 수 있다"며 가늠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병상이 크게 부족하게 된다. 병상이 모자라면 끔찍한 사태로 직결된다.
병상만이 문제가 아니다. 현재 대구 1013병상 가운데 입원해 치료를 받는 사람은 절반도 안 된다.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데다 환자 이송 구급차, 구급 요원을 총가동해도 대구시 행정력으로는 하루 100명을 입원시키기 힘들다고 한다. 의료 시스템 마비라고 봐야 한다. 현재 대구에 투입된 250여명 의사, 공중보건의, 군의관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의사·간호사들의 헌신에도 한계가 있다. 지금 당장 국가 의료 자원을 총동원해 대구·경북 지역에 투입해야 한다. 중국 우한처럼 병원을 새로 짓지는 못하더라도 체육관·연수원 같은 기존 건물에 병상을 만드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미국처럼 이동식 텐트로 야전 병원을 만들어서라도 병상 부족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대구를 찾아 "군과 경찰, 민간 의료 인력 지원을 포함해 국가적 총력 지원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했다. 정세균 총리도 대구에서 지휘하고 있다. 그런데 권영진 대구시장은 그제 서울시장과 경기지사에게 "대구 환자를 받아달라"고 호소했다. 대통령 말대로라면 이런 전화가 왜 필요한가. 정부는 그간 "지역사회 감염에 대비하고 있다"고 계속 말해왔다. 환자 폭증에 대응하는 준비를 갖췄다는 것이다. 그런데 막상 사태가 터지니 준비 부족이라는 게 드러나고 있다.
조선일보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2/27/202002270403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