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개미들, 코로나에 '손실 눈덩이'


"코로나 사태, 지금이 저점이라 믿고 '빚투'했는데"… 개미 손실 눈덩이


    직장인 윤모(31)씨는 이달 초 우한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주춤하는 기색을 보이자 저점이라고 믿고 빚을 내 주식투자했다가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져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윤씨는 "지금이 저점이라고 판단하고 이마트 주식을 매수했는데 확진자가 가파르게 늘면서 연일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면서 "현재 약 10% 손해인데, 만약 더 떨어진다면 추가로 마이너스 통장에서 돈을 빼 주식을 더 살 것"이라고 했다.

조선db

코로나19 확진자가 27일 오전 기준 1600여명에 육박하면서 한국 증시가 요동치는 가운데, ‘이때가 매수 기회’라고 생각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서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친 국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0조486371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 10일만 해도 10조원을 밑돌았으나(9조9411억원) 12거래일 연속 늘면서 가파르게 증가 중이다. 지난해 2월부터 8월까지 꾸준히 하락해 8조원대까지 감소했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코로나19 여파를 타고 6개월 만에 큰 폭으로 증가했다.

신용거래융자는 개인투자자가 주식 매매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리는 걸 말한다. 은행 마이너스 통장이나 저축은행 스탁론과 달리 증권사가 제공하는 일종의 대출이기 때문에 따로 취합해 발표한다.

신용융자 잔고가 많다는 것은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빚을 내 주식을 산 개인 투자자가 많다는 이야기다. 빚을 내 주식을 산 다음 수익이 나면 대출 원금과 이자를 갚고 시세 차익을 볼 수 있어 당장 투자할 돈이 부족한 개인 투자자가 많이 이용한다.

 


개인이 빚투에 나서는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하락은 일회성이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개인 투자자들은 코로나19 국면에도 외국인 투자자와 대비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6일 개인은 유가증권 시장에서만 7886억원을 순매수하며 8735억원에 달했던 외국인 물량을 고스란히 받아냈다. 지난 25일에도 개인은 6101억원을 사들이고 외국인은 7698억원을 시장에 던졌다. 개인 투자자들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14일부터 이달 26일까지 6거래일을 제외한 24거래일 동안 순매수행보를 이어나갔다. 이 기간 순매수 규모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4조509억원에 이른다.

15:35 현재 주가지수/다음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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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현재까지는 개인 판단은 실패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7.4%, 4.9% 내렸다. 신용융자 이율은 최고 연 10%에 달하기 때문에 개인은 이중으로 손해를 보는 셈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현시점이 매수 국면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공포 또한 중장기적으로는 세계 경제와 증시에 큰 타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외국계인 JP모건은 "과거 비슷한 사례들을 보면 주가 하락은 평균 4.7%에 머물렀다. 전염병 공포로 인해 주가가 떨어진 뒤 나중에는 그 이상으로 오르곤 했다"면서 현시점을 매수 기회라고 판단했다.
이다비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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