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여파] UAE, 바라카 원전 유지관리 업무 감당하지 못할 것


[단독] UAE, 탈원전 한국에 바라카 관리문제 제기

임종석 UAE 요청으로 특사 방문
왕세제, 시운전 앞둔 바라카原電 운영에 차질 없도록 해달라 당부

UAE 정부 안팎 "탈원전 한국 전문인력 줄고 부품공급 어려워져 바라카 정비·유지 감당 못할 것"


 

    아랍에미리트(UAE) 측이 문재인 대통령 특사로 UAE를 방문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한국이 건설한 바라카 원전을 평가하면서도 일부 문제와 관련해 '우려'의 뜻을 전달했다고 20일 외교 소식통이 전했다. UAE 측이 제기한 우려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 외신과 해외 원전 전문가들은 바라카 원전의 안전 문제 등을 집중 제기하는 상황이다. 임 전 실장은 UAE 측의 요청에 따라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18~ 20일 UAE를 방문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한 임종석(왼쪽)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19일(현지 시각) 아부다비 알샤티 궁전에서 무함마드 빈자이드 알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 겸 UAE 통합군 부총사령관과 대화하고 있다. 무함마드 왕세제는 임 전 실장에게 한국이 건설한 바라카 원전의 안전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WAM(아랍에미리트 통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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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소식통과 UAE 매체들에 따르면, 임 전 실장은 19일(현지 시각) 아부다비 알샤티 궁전에서 UAE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자이드 알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 겸 UAE 통합군 부총사령관과 양국 군사·경제 등 각 분야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이들은 조만간 핵연료를 장전해 시운전에 들어갈 바라카 원전 1호기의 운영 방안과 관련, 문제를 긴 시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간 알바얀 등 UAE 매체는 "양측은 양국의 전략적 파트너십과 관련해 일련의 우려 사항 및 공통 관심사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무함마드 왕세제는 이날 임 전 실장에게 바라카 원전의 안전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국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향후 바라카 원전 관리와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임 전 실장은 한국은 원전 기술의 선진국임을 강조하며 문제없이 바라카 원전 4기 모두 가동하고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무함마드 왕세제의 '우려' 표명과 '안전 문제' 제기는 최근 외신들이 바라카 원전의 균열, 이중 격납 건물의 부재, 핵무기로의 전용 가능성 등을 거론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원전 컨설팅 전문가인 폴 도프먼은 지난달 영국 환경전문지 이콜로지스트 기고를 통해 "UAE가 (바라카 원전으로)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해 핵무기를 만들려고 시도하거나, 사고 또는 외부 공격 등으로 방사선이 광범위하게 유출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미 포브스는 최근 "한국이 UAE 이후 원전 계약을 따낸 게 있느냐"며 한국이 2009년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추가 실적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UAE 정부 안팎에서도 "한국은 '탈원전' 정책으로 전문 인력이 줄어들고 원전 부품 공급도 어려워져 40~60년간 가동해야 할 바라카 원전의 정비·유지·보수 서비스 업무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임종석(왼쪽 넷째)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19일(현지 시각) 아랍에미리트 수도 아부다비의 알샤티 궁전에서 무함마드 빈자이드 알나흐얀(오른쪽 셋째) 아부다비 왕세제와 대화하고 있다. 무함마드 왕세제의 오른쪽 첫째 두 손을 모아 앉은 이는 칼둔 알무바라크 아부다비 집행이사회 행정청장이다. 그는 바라카 원전, 군사 협력 등 양국 핵심 현안을 놓고 임 전 실장과 협의해왔다. /WAM(UAE 통신사)

 


정부는 "UAE 원자력규제청(FANR)이 지난 17일 바라카 원전 1호기의 운전 허가를 승인했다"며 원전 정상 가동엔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UAE 측에서 일부 우려를 제기할 순 있지만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외신 등이 제기한 원전 균열은 조사 결과 균열이 아닌 공극(空隙·콘크리트 타설 불량 등으로 인한 구멍)으로 확인됐으며, 건설 과정에서 보수해 해결했다"고 했다. 주한규 서울대 교수는 "바라카 원전은 (이중 격납 건물이 없지만) 여객기가 와서 충돌해도 끄떡없을 만큼 튼튼하고 안전하다"고 했다.

외교 소식통은 "UAE는 바라카 원전 등 국가 주요 시설이 이란이나 예멘 후티 반군 등 적대 세력의 탄도 미사일이나 드론 공격을 받을 상황을 우려한다"며 "이에 한국에 원전 기술 외에 군사·방산 협력도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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