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시지가 5조' 현대차 GBC 부지, 실제 땅값 14조 넘어


     현대자동차그룹이 매입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센터(GBC) 건립 예정 용지의 ‘진짜 땅값’은 얼마일까. 이 땅의 올해 공시지가는 5조원대이지만 실제 시세는 현대차가 당초 매입했던 10조원을 넘는 14조원에 이를 수도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공시지가가 오르면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도 덩달아 크게 오른다. 세금 특혜 논란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땅집고]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차 신사옥 부지. 현대차가 10조5000억원에 주고 매입한 이 부지의 올해 공시지가는 5조1572억원이다. /조선DB


1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삼성동 GBC 부지(7만9342㎡)의 ㎡당 공시지가는 지난해 5670만원에서 올해 6500만원으로 14.64% 상승했다. 공시지가 총액은 5조1572억원이다. 현대차가 2014년 9월 땅을 매입한 이후 5년만에 2.5배 오르면서 처음으로 5조원을 넘었다.




현대차가 이 땅을 구입할 당시 매입대금은 10조5500억원. 당시 공시지가 총액(2조원)과 비교하면 5배가 넘었다. 이 때문에 당시에는 현대차가 너무 비싸게 샀다며 이른바 ‘승자의 저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GBC 부지의 실제 땅값은 정부가 발표한 평균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지가 비율) 65.5%를 대입하면 7조8000억원쯤 된다. 아직 매입가격에 2조7000억원 정도 못 미친다.


 

[땅집고]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차 부지 인근 주요 빌딩의 실거래가격. /박기홍 기자


하지만 주변 시세를 감안한 시세는 이미 10조원을 넘어 14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추산됐다. 실제로 땅집고가 GBC 부지와 인접한 지하철 삼성역과 봉은사역 일대 빌딩 10여개의 실거래가 현황을 조사한 결과, 실거래가격이 공시지가보다 평균 2.8배 높았다. 최소 2배, 최대 5.2배까지 차이났다. 이를 감안한 시세 대비 공시가율은 35%에 불과했다. 정부가 발표한 현실화율(65.5%)은 실제보다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지난 12일 “정부는 공시지가 현실화율을 65.5%라고 주장하지만 자체 조사 결과, 서울 지역 고가 빌딩은 40.7%였다”고 했다.




GBC부지와 가장 인접한 삼성동 창성빌딩(5층)은 공시지가가 56억1000만원인데 실제 매매에서는 159억원에 팔렸다. 공시지가 41억원으로 책정된 삼성동의 또 다른 빌딩도 167억원에 거래됐다. 이 빌딩은 영동대로나 봉은대로와 같은 대로변이 아닌 서울의료원쪽 이면도로인데도 공시지가와 실거래가격은 4배 차이가 났다.


삼성역과 봉은사역 일대 토지의 올해 공시지가 대비 실거래가 격차(2.8배)를 적용한 결과, GBC 부지 땅값은 약 14조4400억원(㎡당 공시지가 6500만원×7만9342㎡×2.8)인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3.3㎡(1평)당 약 6억원이다.


시세와 공시지가 차이를 최소 두 배만 잡아도 현대차가 매입했던 가격과 엇비슷한 10조3000억원에 달한다. 현대차가 “이미 본전을 뽑았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어불성설은 아닌 셈이다.


[땅집고] 현대차 삼성동 부지 인근 한 빌딩이 최근 159억원에 거래됐다. 이 건물의 공시지가는 56억1000만원이다. /빌사남 제공




GBC 부지를 지금 당장 매각한다면 평당 6억원을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우병탁 세무사는 “GBC가 완공된 이후라면 몰라도 삼성동 땅값은 아직 평당 4억원 이하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실제로 봉은사역과 삼성역 일대에서 최근 거래된 건물(토지 포함)들의 실거래가격을 조사한 결과, 평당 평균 2억원, 최대 4억원이었다. 삼성동 미차빌딩(총 매매가 1200억원)과 삼성동빌딩(2331억원)은 각각 평당 3억9000만원, 3억5000만원에 팔렸다.


반면 이미 강남역 일대 뉴욕제과 부지가 최근 평당 7억원에 팔렸다는 점에서 GBC 부지가 평당 6억원은 충분하다는 평가도 있다. 실제 삼성역은 향후 GTX(광역급행철도) 2개 노선 등이 교차하는 서울 교통의 핵심지역이 되기 때문에 강남역보다 땅값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GBC 부지는 강남에서 가장 큰 땅이란 희소성이 있기 때문에 실제 완공되면 효용 가치가 훨씬 높아질 것”이라며 “현재 공시지가가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게 사실”이라고 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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