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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확산 차단과 인류애

2020.02.19

지난 주말 타이완 여행 계획이 또 무산됐습니다. ‘코로나 19(우한 폐렴’) 확산 때문입니다. 여행 취소 위약금도 만만찮았습니다. 한 여행사 해외 영업 담당자에 따르면 예약자 90% 이상이 중국 쪽 여행을 취소했습니다. 이번 사태로 문 닫을 지경이 된 여행사가 여러 곳이라 들었습니다.
타이완을 여행하려던 계획이 이번까지 네 번인데 그때마다 일이 생겨 못 갔습니다. 여행 취소야 늘 있을 수 있는 일이기는 하지만 타이베이에 있는 국립고궁박물원(중화민국 행정원 소속 국립 박물관)을 못 보게 된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오래전 베이징의 고궁박물원을 안내하던 친구가 타이베이와 베이징의 고궁박물원(어디가 주종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두 곳을 보지 않고는 중국의 문화를 거론하지 말라던 말이 떠오릅니다. 타이베이 고궁박물원은 소장품만도 70만 개쯤 되고, 전부 관람하려면 10년은 족히 걸린답니다. 타이베이 고궁박물원의 역사도 중화민국(타이완) 역사만큼이나 기구합니다. 1925년 베이징에서 문을 열었고, 2차 대전 중 일본군과 전쟁 때는 상하이로 갔습니다. 일본이 패망 후 잠시 베이징으로 돌아갔었고, 대륙이 공산화되자 1948년경 타이베이로 옮겼습니다. 정식으로 문을 연 것은 1965년입니다. 이름을 베이징에서 사용했던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자금성의 ‘고궁박물원’과 혼동하기 쉽습니다.
타이베이 고궁박물원 소장품 중 취옥백채(翠玉白菜), 육형석(肉刑石) 등이 널려 알려져 있습니다. 박물관 자료에 의하면 취옥백채는 옥으로 정교하게 깎은 배추 조각입니다. 배추에 붙은 곤충(귀뚜라미라 혹은 여치)까지도 사실처럼 보입니다. 육형석은 중국 요리로 잘 알려진 동파육을 옥으로 조각한 것인데 진짜 동파육과 구별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정교합니다.

하지만 제가 진짜로 보고 싶었던 것은 고궁박물원에 있는 칭기즈칸의 초상화 즉 어진 한 점입니다. 몽골에서 못 본 어진을 이곳에서 확인해 보려고 했습니다. 몽골인은 어진이 칭기즈칸의 진짜 모습과는 다를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어진이 광대뼈가 툭 불거진 몽골족의 골상과 다르답니다. 또 얼굴 모습도 한족에 가깝게 그려졌다지요. 몽골인은 마치 우리나라 산수화에 중국의 물소가 등장하는 이치와 같다고 설명합니다. 즉 중국인의 시선으로 보았고, 상상이 가미되었다는 것이지요. 몽골에 칭기즈칸의 조각상이 두 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얼굴이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습니다. 고증을 거친 확실한 어진이 없기 때문입니다.

제게 금전적인 피해는 있었으나 타이완에서 전해진 각종 뉴스를 통해 대륙의 상황을 깊숙이 알게 되었습니다. 뉴스에 따르면 베이징 당국이 코로나 19를 핑계로 중국 내의 반체제 인사들을 무자비하게 잡아들이는 등 폭정을 펼치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은 폐렴 확산 차단과 방역을 명분으로 내세워 모든 가택을 강제 수색하고 있습니다. 가택 일제 수색 때 시진핑 주석의 사임을 주장한 소위 말하는 반체제 인사 허지영(許志永)과 그의 가족이 공안에 체포되었습니다. 그가 친구 집에 숨어 있었습니다. 그는 “시 주석이 우한 폐렴 같은 큰 위기를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무능력을 명백하게 드러냈다.”고 지적했습니다. 2003년 사스 은폐를 폭로한 의사 장언영(蒋彥永)도 지난 연말부터 가택에 연금되어 있습니다. 88세가 된 그는 1989년 천안문 광장 민주화 운동 재평가를 중국 지도부에 요구한 이후 집 밖으로 나갈 수 없습니다. 그의 친구는 의사들이 그에게 강제로 약을 먹였으며 그 이후 심각하게 기억을 상실했다고 전했습니다. 외신은 그가 강제 세뇌 공작을 당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번 폐렴을 알린 의사 등이 구금되었던 것은 이미 널리 알려졌습니다. 중국 당국은 이처럼 진실을 알리기보다는 덮어 엎으려 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반면 타이완은 코로나 19로 인해 국제보건기구(WHO) 회의에 당당하게 등장했습니다. 타이완이 지난주 제네바에서 열린 WHO 회의에 온라인으로 참여했습니다. WHO가 폐렴 환자 발생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기구의 폐렴 논의에서 제외되었던 타이완을 불러들였습니다. 타이완은 이번을 계기로 WHO 가입을 원하고 있습니다. 각국이 코로나 19를 슬기롭게 극복하길 바랍니다. 전쟁 중에 부상한 적병도 치료해 주는 것이 보편적인 인류애입니다. 중국은 WHO에 타이완을 불러들여 세계적인 질병 퇴치에 동참케 하는 것이 미래 인류를 돕는 일이 될 겁니다.

* 이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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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신현덕

서울대학교, 서독 Georg-August-Universitaet, 한양대학교 행정대학원, 몽골 국립아카데미에서 수업. 몽골에서 한국인 최초로 박사학위 방어. 국민일보 국제문제대기자, 한국산업기술대학교 교수, 경인방송 사장 역임. 현재는 국민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서독은 독일보다 더 크다, 아내를 빌려 주는 나라, 몽골 풍속기, 몽골, 가장 간편한 글쓰기 등의 저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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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ngi, conpaper En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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