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산업단지"...9년만 최저치


`제조업 기둥` 산업단지가 무너진다


작년 수출액 3600억달러 그치며 9년만에 최저치

시설 노후화에 청년 취업 기피…"사업 접을까 고민"


무너지는 산업단지 


   인천 남동공단에서 금속가공업을 하는 A업체. 연초 공장 증설 계획을 진행하려다 포기했다. 수도권 일반산업단지로 자리를 옮기고 스마트 자동화 라인으로 생산 규모를 키우려 했던 것인데, 대기업 납품물량과 자체 수출물량이 동시에 줄어들어 계획을 실현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A업체 관계자는 "기존 공장에서 생산설비를 더 늘리고 싶지만 20년이 넘어 노후화되고 토지매입 비용도 비싼 데다 주변에 주거단지가 들어서 민원이 많아 쉽지 않다"며 "그래서 2년 전에 일반산업단지에 2000여 평을 분양받았는데 아직도 공장을 옮기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공장 이전 시 수백억 원이 드는데 수출도 저조하고 경기가 안 풀리면 투자하기도 쉽지 않고, 지금대로 유지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광역시 남동구 남동공단 - T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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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력 제조업 부진과 경기 불황의 여파로 전국 산업단지에 비상이 걸렸다. 수출 부진과 생산 저하, 노후화 등 삼중고라는 트랩에 갇혀버린 것이다. 특히 전국 산업단지 수출 규모는 9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전국 산업단지 작년 3분기 누적 수출액은 2624억달러를 기록했다. 아직 작년 4분기 통계가 전국적으로 집계되지 않았지만, 2018년 4분기 전국 산업단지 수출액이 992억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2010년 3431억달러 이후 9년 만에 수출이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국내 산업단지 전체 수출액의 16%가량을 차지하는 울산미포·온산국가산단은 이미 작년 4분기 수출액이 144억달러에 그쳐 전년(656억2400만달러)보다 10.7% 감소한 585억9800만달러에 그쳤다.





산단 경쟁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생산실적도 저조하다. 생산액은 작년 3분기까지 737조원으로, 2017년 1066조원과 2018년 1056조원에 크게 못 미칠 전망이다. 생산과 수출은 줄어드는 반면 업체 수는 오히려 늘어 입주업체의 영세화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산업단지 입주업체 수는 작년 3분기 기준 10만1784곳으로 전년 10만786곳보다 약 1000곳이 늘었다. 산단 내 50인 미만 기업은 전체 기업 수의 93%를 차지하고, 생산액 비중은 16.9%에 불과하다.


산단 노후화로 청년층이 기피하는 점도 기업 경쟁력을 갉아먹는 요소로 꼽힌다. 착공 후 20년 이상 된 전국 노후 단지는 전체 1212곳 중 447곳에 이른다.

[울산 = 안병준 기자 / 최희석 기자 / 이종화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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