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에 자금 사정 악화되는 건설업계


건설업 돈줄 조이는 금융권… "삼중고 내몰린 건설업계"

 

   금융권이 올해 상반기 관리업종에 부동산 관련 산업을 포함시키면서 건설업계의 자금 사정이 더 팍팍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부동산·건설 업황을 보수적으로 평가하면서 대출을 조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부동산 규제 강화로 국내 주택 경기가 둔화하고, 해외 수주도 부진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인 만큼 건설업계는 삼중고를 겪게 됐다.

경기도 의정부시의 한 주택 공사 현장. /조인원 기자

 


1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신한·우리·KB국민·KEB하나·NH농협(이름순) 등 5대 시중은행은 부동산개발, 부동산임대, 부동산서비스업을 올해 상반기 관리대상업종에 넣었다. 금융권이 부동산 관련 업종의 향후 전망을 어둡게 본다는 의미다.

은행들은 1년에 두 번 업종별 대출 규모를 자체적으로 산정한다. 관리대상업종으로 지정되면 은행이 해당 업종의 연체율과 업황 등을 상시 점검할 뿐만 아니라 대출 심사 문턱도 높인다. 해당 업종에 대한 대출 한도도 제한하거나 축소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공공 부문과 금융업은 대출 한도를 늘리고, 부동산개발업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100% 보증하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대출액을 증액할 방침"이라며 "업황이 어려운 조선업과 나머지 부동산개발업은 대출 한도를 축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은 일반적으로 관리대상업종으로 지정된 업종의 총대출한도를 관리하기 때문에 부동산 관련 기업이 올 상반기에 대출을 연장할 경우 한도가 이전보다 줄어들 수 있다"며 "(은행의) 대출 한도가 소진된 이후에 자금을 빌리려는 기업들은 아예 해당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권이 시공과 관련한 대출까지 조이는 상황이다보니 안 그래도 어려움을 겪던 건설업계에서는 고통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가 정비사업 규제를 강화하면서 국내 건설업계는 일감이 감소하는 상황이다. 해외 수주도 부진하다. 해외건설협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액은 179억9708만달러(한화 약 21조1600억원)였다. 2018년 같은 기간(262억4904만달러)보다 31.4% 감소한 수치다.

 


이런 상황에서 자금줄이 조여오면 재무구조가 튼튼하지 못한 건설회사는 사업을 하기 매우 어려워진다.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통상 사업자금의 30% 정도를 자기자본으로 대고, 나머지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형태로 조달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늘리는 것이 건설경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하지만 효과가 나기까지 시차가 있는데다 주요 건설사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공존하는 상황이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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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선 주택산업연구원 박사는 "정부가 공공부문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혔지만, 핵심 과제로 제시한 생활 SOC 등은 사업별로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며 "게다가 정부가 집행한 예산이 건설사와 협력사 등과 실물 경제로 유입되는데 아무리 빨라도 6개월~1년 정도 시차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금융권의 대출 제한 조치는 특히 중소 건설사에 더 크게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치호 한국투자증권 건설 담당 애널리스트는 "대형 건설사들은 자체 신용으로 대출을 받거나 회사채를 발행해 사업 자금을 마련할 수 있어 영향이 덜하다"면서 "하지만 사업 규모가 작은 시행사나 중견 건설사들은 은행의 대출 한도가 줄거나 조건이 나빠질 경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한빛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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