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입찰 몸사리는 건설사...왜?ㅣ 일몰제 앞두고 '재개발 조합' 바쁘다


연초부터 재개발 시공권 입찰 몸사리는 건설사


규제강화에 사업성 악화

갈현1구역·홍은13구역 등 유찰 잇따라


     연초부터 서울 주요 재개발 구역의 서 진행한 시공사 입찰이 잇따라 유찰되고 있다. 시공사 선정 과정의 불법행위에 대한 정부와 서울시의 모니터링이 강화되고 있는데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확대로 건설사들이 수주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북권 재개발 사업의 '대어'로 꼽히는 은평구 갈현1구역의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이 전날 유찰됐다. 입찰 마감 직전까지는 현대엔지니어링과 롯데건설의 2파전이 예상됐지만 막판에 현대엔지니어링이 불참했다 시공사 선정이 2차례 연속 무산되면서 조합은 단독입찰한 롯데건설과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서울 은평구 갈현제1구역 재개발 경관 시뮬레이션




갈현1구역은 아파트 32개동, 4116가구(임대 620가구)의 대규모 사업지로, 총 공사비가 9200억원에 달해 관심을 모았던 곳이다. 지난해 10월 1차 입찰 당시 롯데건설과 현대건설이 응찰했으나 조합은 현대건설이 입찰서류에서 도면을 누락하고 담보를 초과하는 이주비를 제안했다며 입찰 무효 결정과 동시에 입찰보증금 1000억원을 몰수했다. 현재 조합과 현대건설은 소송을 진행중이다.


지난 6일 서대문구 홍은13구역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도 HDC현대산업개발만 단독 응찰했다. 홍은13구역 역시 다음달중 총회를 열어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뽑을 방침이다. 이 단지는 지난해 12월 현장설명회 당시만 해도 8개 대형 업체가 참석했었던 곳이다. 홍은13구역은 과거 현대건설ㆍ라인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가 계약해지 후 수차례 시공사 선정 입찰을 진행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조합측은 재개발을 통해 이곳에 827가구(임대 141가구)의 아파트를 지을 계획이다. 이밖에 동대문구 제기4구역 역시 지난 7일 현장설명회에 현대건설 한곳만 참여하면서 2월 마감하려던 시공사 선정 일정을 중단했다.


서울 주요 재개발사업에서 건설사들이 잇따라 발을 빼고 있는 것은 정부 규제 강화로 사업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로 사업성이 약화될 경우 조합측이 요구하는 수익을 보장하기 쉽지 않은 사업구조가 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부 조합들이 입찰 과정에서 건설사간 컨소시엄 구성을 금지하고 있는 것도 배경으로 꼽힌다. 강남권 재건축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낮은 강북권 재개발은 단독 수주에 따른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하는 탓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갈수록 주택사업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수천억원에 달하는 입찰보증금을 떼이는 사례도 있어 입찰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한편 올 상반기에는 한남3구역, 한남하이츠, 방배삼익, 신반포21차 등 서초ㆍ용산 등 요지의 재개발ㆍ재건축 구역들이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어서 이같은 분위기를 바꿀지 주목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입찰에 신중을 기하고 있지만 인기지역은 경쟁이 몰리며 양극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아시아경제]


'발등에 불'…3월 일몰제 앞두고 재개발 조합설립 잰걸음


강북구 미아 9-2구역 조합설립 동의율 75% 충족

2월 중 창립총회 개최할 계획

송파구 장미아파트 난제이던 상가 소유주 동의 이끌어내

"3월 정비구역 해제 우려에 소유주 적극적 참여 중"


      오는 3월 정비사업 일몰제를 앞둔 서울시내 재개발ㆍ재건축 구역들이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강북구 미아9-2구역이 조합설립인가를 추진중이다.


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아9-2구역은 최근 주민동의율이 75%를 넘기면서 2월중 조합설립을 위한 창립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추진위는 전날부터 조합 임원 및 대의원 입후보 등록을 받고 있다.


미아제9-2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조감도




미아 9-2구역은 미아9동 137-72 일대 1만2518㎡의 부지에 있는 노후 주택을 헐고 여기에 1877가구의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이 구역은 지하철 4호선 미아사거리역과 미아역 사이에 위치해 있는데다 초ㆍ중ㆍ고등학교와 롯데백화점이 인접해 있어 이 일대 재개발 사업지 중에서도 입지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곳이다.


이 지역은 지난 2009년 7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지만 동의율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조합설립이 세 번이나 반려 혹은 취소됐었다. 우여곡절 끝에 2016년 6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았지만 2018년 4월 대법원이 철회된 동의서 144건의 효력이 없다고 판단해 이를 취소하면서 또한차례 사업추진이 중단됐으며 주민간 내분으로 지난해 말에는 추진위원장 해임이 추진되는 등 갈등을 겪기도 했다.


최근 사업이 다시 속도를 낸 배경은 정비구역 일몰제다. 기존 추진위가 해체되면 일몰제가 적용되는 3월2일 전 조합설립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주민 동의율이 가파르게 올라갔다는 것이 추진위측 설명이다. 추진위 관계자는 "일몰제 적용이 임박하면서 소유주들의 적극적임 참여가 이어졌다"며 "이르면 2월 중 성북구에 조합설립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아9-2구역 외에도 서울시내 재개발ㆍ재건축 구역들이 잇따라 일몰제를 피하기 위해 사업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앞서 송파구 신천동 장미아파트는 지난 4일 단지내 상가 재건축협의회 창립총회를 거쳐 아파트-상가 통합재건축 협약을 승인했다. 장미아파트는 아파트 주민 동의율이 80%가 넘는데도 불구하고 동안 상가 소유주의 반대로 재건축 사업이 난항을 겪어왔던 단지다. 추진위는 다음달 23일 창립총회를 열고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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