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코리아] 싱가포르 못말리는 '안전 강박증'…賞싹쓸이, 실적은 덤 '삼성물산'


[건설코리아] 싱가포르 고난도 터널공사…값진 무재해 안전탑


싱가포르 지하철 T313공구

하천 아래 1.17㎞ 터널공사

무재해 800만 인시 달성 '성과'

지역주민과 소통하며 갈등↓


    싱가포르 북부지역과 창이공항 인근 지역을 연결하는 지하철 '톰슨이스트-코스트라인'의 T313공구는 삼성물산이 맡고 있다. 총 연장 43㎞구간중 하천 아래 땅 속에 1.17㎞의 지하터널을 뚫는 공사다. 구간은 짧지만 난이도는 높다. 공사 현장 북쪽을 관통하는 하천밑으로 공사를 해야만 한다. 8개 노선이 지나가는 복잡한 터널을 한치의 오차도 없이 시공해야 해 매순간이 긴장의 연속이다. 현지에서 이번 공사를 두고 '싱가포르 토목의 새 역사'라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삼성물산이 짓고 있는 싱가포르 '톰슨이스트-코스트라인' T313 현장 (사진=삼성물산)




2013년 3월 T313 구간 공사를 단독 수주한 삼성물산은 2016년 3월 착공 이후 지난달 말 까지 무재해 800만 인시(人時)를 달성했다. '인시'는 한사람이 한시간 동안 일했을 때의 일의 양을 나타내는 단위로, 800명의 노동자가 1만 시간 동안 사고없이 일해야 달성할 수 있는 성과다.


명확한 목표 설정한 뒤 집중관리…"우리는 원팀" 

T313 현장이 무재해 800만 인시를 기록한 배경에는 삼성물산의 안전 최우선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한 건의 재해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게 삼성물산의 기조이다. 공사 현장에 있는 위험 요인을 먼저 파악해 사고 요인을 줄인다. '명확한 목표 설정과 집중 관리'를 모토로 현장 전 임직원이 '원팀'이 될 수 있게 노력했다. 공정별로 집중해야 할 부분을 설정한 뒤 문제가 생기면 현장과 서울의 전문가들이 협업해 해결책을 찾았다.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덥고 습한 날씨에도 근로자들이 안전에 대한 집중력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다.


삼성물산은 도로 상황 등 작업여건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유기적인 소통 채널도 구축했다. T313 현장은 상업ㆍ거주지역 인근 하천 아래에 터널을 시공해야 한다. 연결되는 다른 공사 현장도 많아 '톰슨이스트-코스트라인' 프로젝트들 중에서도 상당히 어려운 구간에 속한다. 삼성물산은 고난도 공사를 수행하기 위해선 직원들 간의 원활한 소통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메신저 등을 활용한 신속 의사결정 시스템을 마련했다.



삼성물산은 고난이도 공사를 위해 심혈을 기울여 팀원을 꾸렸다. 여러 해외 공사 현장에서 산전수전을 겪은 '현장통' 토목 전문가들이 함께 일하면서 유기적으로 협조할 수 있었던 것에는 이 같은 특유의 조직적인 문화가 뒷받침됐다.





T313 현장은 동쪽으로는 상업지구, 서쪽으로는 주거지구, 남쪽으로는 골프장이 각각 위치해 있다. 그렇다 보니 해당 지역주민들의 이해와 협조가 필수적이었다. 이를 위해 삼성물산은 지역구 국회의원을 초청한 공사설명회만 4차례 실시했다.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행사지원과 공사설명회도 자주 열어 유대관계를 강화했다. 무엇보다 인접한 T312공구, T301 차량기지 현장이나 호텔 신축 공사 현장과도 주기적으로 소통하며 시공 중 생길 수 있는 외부 갈등을 최소화했다.


T313 현장 무재해 800만 인시 기념행사 단체사진 (사진=삼성물산)


현장에 VR 안전체험장 설치…'안전이 최우선' 

이 공사 현장에는 가상현실(VR) 안전체험장이 별도로 설치됐다. 근로자들이 생동감 있는 추락, 낙하, 감전, 화재 등 각종 사고를 간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같은 노력들은 안전에 대한 근로자들의 경각심을 키워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이런 성과는 그동안 수많은 싱가포르 공사 수주를 통해 획득한 경험이 근간이 됐다. 이 공사 현장에 싱가포르 최초로 옥외 대형 안전체험장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또 드론을 이용한 현장 점검도 도입했다.


삼성물산 직원들은 발주처가 주관하는 안전프로그램에도 적극 참여하며 근로자들과 안전에 대한 신뢰를 구축했다. 이에 힘입어 T313 현장은 지난 8월 발주처인 싱가포르 국토교통청이 주관하는 '2019 LTA Annual SHE Award'를 수상했다.


현장소장인 문장수 수석은 "상업ㆍ거주지역 인근에 다수의 지하터널과 하천 이설 공사를 수행해야 하는 어려운 공사에서 무재해를 달성한 만큼 더욱 의미가 크다"며 "무재해 800만 인시 기록을 달성한 현장 직원들은 고객에게 최고의 상품을 전달하기 위해 준공 때까지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전략시장인 싱가포르 시장에서 그동안 8건의 지하철 공사와 5건의 고속도로 공사에 참여하며 하천 이설이나 교통전환 등의 경험을 쌓았다. 13건의 사업 모두 T313 프로젝트와 같이 싱가포르 육상교통청이 발주한 것이다. 삼성물산이 지속적으로 육상교통청의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데에는 깊은 유대관계와 신뢰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T313프로젝트는 오는 2024년 2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사금액은 한화 약 7200억원(계약일 환율 기준)이다. 땅을 직접 파내고 구조물을 만든 후 다시 덮는 개착식 공법으로 진행하고 있다.


문 수석은 "과거 이런 공사 경험을 바탕으로 발주처에 다양한 설계 대안을 제시하고 지속적으로 발주처 주관 안전프로그램에 참여해 믿음을 얻은 것이 T313 공사 수주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며 "T313 현장은 현재 하천 이설을 위한 임시수로 공사, 지하터널 구조물 공사 등 주요 공정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아시아경제] 


[건설코리아] 못말리는 '안전 강박증'…賞싹쓸이, 실적은 덤


26년간 100억 달러 수주…인프라 최강 비결


    올해로 싱가포르 건설시장 진출 26년째를 맞는 삼성물산의 '안전 강박증'은 현지에서도 유명하다. 삼성물산은 1992년 말 싱가포르에 지점을 설립한 이후 현재까지 100억 달러(약 11조6100억원)가 넘는 수주실적을 달성하면서 다수의 안전 관련 상을 휩쓸었다. '안전이 제일'이라는 믿음은, 삼성물산이 싱가포르 건설시장에서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50여개의 건물ㆍ지하철ㆍ고속도로 공사를 수주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삼성물산이 싱가포르에서 처음 안전 관련 상을 받은 건 1994년 수주한 미라지타워 공사를 통해서다. 당시 삼성물산은 33층 규모의 콘도 공사를 하면서 공기를 2개월 단축하면서도 안전관리에 대한 노력을 기울여 현지 정부가 수여하는 안전활동 우수업체 은상을 수상했다.


삼성물산이 짓고 있는 싱가포르 지하터널 T313 현장 (사진=삼성물산)


싱가포르에서 처음 수행한 지하철 공사인 북동부 라인 703 현장은 1999년과 2000년 연속으로 싱가포르 육상교통청이 선정하는 최우수 안전현장으로 뽑혔다. 2002년 수주한 칼랑 파야 레바 고속도로 공사는 2004년부터 3년 연속 육상교통청 주관 안전환경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2007년 수주에 성공해 시공한 지하철 도심선 908 현장은 발주처가 주최하는 안전경진대회에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 연속 최우수상을 받았다. 삼성물산은 도심에 위치한 오래된 건물과 유적지 사이에서 74개월 동안 무재해를 기록하며 수준 높은 시공관리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삼성물산은 2012년 안전 특별공로상까지 받았다. 당시 건설 업체로는 최초의 수상이었다.


2010년 단독으로 수주한 싱가포르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1&2 프로젝트는 대규모 인력이 투입된 복잡한 공사였음에도 1700만 인시(人時) 무재해를 달성했다. 싱가포르 LNG 터미널은 삼성물산이 처음 종합설계시공(EPC) 방식으로 준공한 공사다. 삼성물산은 이 공사를 통해 발주처의 신뢰를 얻으면서 2014년 3단계 터미널 공사까지 연속으로 수주하는 실적을 냈다.


지하철 '톰슨이스트-코스트라인 213' 현장에는 싱가포르 최초로 옥외 대형 안전체험장과 가상현실(VR) 안전체험 등을 도입해 2016년 안전대상, 환경상, 2017년 안전최우수상 등을 휩쓸었다. 삼성물산은 공사 현장에 있는 시각장애인 학교와도 현장 개설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공사 진행 상황을 공유하면서 지역 개발로 인한 부정적인 인식을 감소시켰다. 이 같은 노력은 현지 언론에 소개될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삼성물산이 무재해 신화를 쌓기 까지 고비도 있었다. 삼성물산은 2000년 독일 최대의 전기ㆍ전자기기 제조회사인 지멘스와 첫 싱가포르 플랜트 공사인 세라야 복합화력 공사를 수주했으나 짧은 공사기간과 발주처의 까다로운 요구, 집중강우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삼성물산은 특유의 집중력을 발휘해 공사기간을 오히려 단축시키면서 극찬을 받았다. 이는 세라야 3ㆍ4호기 공사와 인도네시아 무아리따와르 가스터빈 발전소 수주로 이어졌다.




삼성물산은 2017년과 2018년 싱가포르 남북간 고속도로와 106공구, 107공구 공사를 연속으로 수주하면서 인프라 시장의 강자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삼성물산은 "26년간 싱가포르 시장에서 50여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쌓아온 시공 경험과 안전관리, 소통 노하우는 발주처의 신뢰로 연결됐다"며 "선진 건설시장에서 오랜 기간 공사를 해올 수 있는 것도 이런 부분에 강점을 가지고 있어서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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