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국가 발전시킬 에너지 氣는 어디서 얻나


김두규 우석대 교양학부 교수


[아무튼, 주말- 김두규의 國運風水]
정부와 에너지(氣) 정책


동양철학의 핵심어는 '기(氣)'다. 서양에서는 '기'를 어떻게 번역할까? 영어는 'vital energy' 독일어는 'Lebensenergie'다. '생명을 주는 에너지[생기]'란 뜻이다. 사람이 기에 따라 그 수복(壽福)이 달라지듯, 국가도 기에 따라 흥망성쇠가 달라진다. 풍수 서적 가운데 가장 오래된 책이면서 한자(漢字) 800자에 불과한 '청오경'을 능가하는 책은 없다. '청오경'은 기를 내기(內氣)와 외기(外氣)로 나누어 설명한다. 내기는 생명의 싹을 틔우는 것이고, 외기는 그를 바탕으로 산천 모양을 만든다.

원자력발전소 폭발을 그린 재난 영화 '판도라'. 영화와 현실을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원전에서 일어날 수 있는 폭발은 핵폭발이 아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본 수증기에 불과하다. / NEW

 


중국과 조선이 '청오경'을 고시 과목으로 국가 차원에서 중시했던 까닭이 무엇일까? 그것은 한 집안이나 국가를 발전·유지하는 동력이 기(에너지)임을 지적하였기 때문이다. 국가에서 내기란 그 국가를 지탱할 이념(국교나 사회·경제 체제)이며, 외기란 그것을 구현할 다양한 방법(비보 풍수)이다.

산업화 이후 상품 생산과 교역을 지탱하는 주된 에너지[氣]는 세계적으로 화석연료(석탄과 석유)였다. 그러나 그것은 지구온난화와 미세 먼지로 사람들을 위협하고 있다. 에너지[기]의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이에 대해 각국은 다양한 에너지 정책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이번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다. 신재생에너지 정책 가운데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이 '태양광발전'이다. 새만금에도 이것을 설치한다고 한다. 농촌에서는 산비탈뿐만 아니라 문전옥답까지 태양광 시설이 들어서고 있다. 농지 잠식과 자연 훼손이 이만저만 아니다. 필자가 사는 시골도 마찬가지다. '업자'들의 감언에 속아 대출받고 설치한 농민들이 걱정이다. 태양광발전의 이익이 미미하여 대출 이자도 못 갚고, 자칫 땅까지 뺏길 처지가 된다. 업자 좋은 일만 시킨 꼴이다.



물론 정부가 처음부터 그것을 의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화석연료 사용 금지와 더불어 "지구 바깥쪽 정지궤도에 배치한 거대한 집광판과 태양전지로 만든 에너지를 극초단파로 지표면에 전달하는 태양력 인공위성 시스템"(이인화 소설 '지옥 설계도')과 같은 이상 국가를 꿈꿨을 것이다. 그러나 의도와 달리 심각한 자연 파괴와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살리기'와 다를 게 무엇인가?

에너지 전문가들은 원자력발전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한다. 우리 원전 기술은 기술력·경쟁력·안전성이 세계 최고라고 미국원자력위원회(USAEC)가 인정했다. 중동 등에 원전을 수출하면 엄청난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으며, 국운 융성에 절호의 기회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원전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덜컥 '탈원전' 정책을 시행하여 국내뿐만 아니라 수출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물론 정부가 원전 수출을 막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원전을 폐기하고 있는데, 다른 나라가 그런 우리 원전을 수입할까? '한국형 원전' 도입에 관심을 갖는 사우디 빈 살만 왕세자를 비롯한 세계 각국 주요 인사들과 친분을 맺고 있으면서, 동시에 원전 및 무기 수출에도 관심을 갖는 최규선 도담시스템스 회장은 이렇게 말한다.

 


"원전 사고의 끔찍함을 보여준 영화가 '판도라'(2016)입니다. 허구이고 전혀 진실이 아닙니다. 왜 문재인 대통령께서 탈원전 정책을 끄집어내셨는지…. 그것은 이념이지 지금 당장 현실 정책이 될 수 없습니다. 결코 열어서는 안 되는 판도라 상자였어요. 미국과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세계 원전 사업에 뛰어들면 국익에 엄청나게 기여할 것입니다.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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