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내년에 개인사업자대출 더 압박한다


금감원, 내년에 개인사업자대출 더 조인다


개인사업자대출 1년새 23조원 늘어…증가율 7.5%

은행 ROE·NIM 하락하는 등 건전성 우려 점점 커져

가계대출·개인사업자대출 함께 묶어서 리스크 관리


    금융감독원이 가계부채의 뇌관으로 불리는 개인사업자대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자영업자가 개인사업자대출을 받을 때 신용도만 보는 게 아니라 기존에 받은 가계대출을 포함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따져서 은행이 자율적으로 대출의 문턱을 높이도록 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개인사업자대출은 기업대출이지만 가계대출의 성격도 있기 때문에 가계부채를 미시적으로 관리할 때는 개인사업자대출도 가계대출에 포함해서 보는 것이 필요하다"며 "금감원 차원에서도 분석을 하고 있고, 은행도 건전성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개인사업자대출과 가계대출을 묶어서 리스크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고 26일 말했다.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부곡동의 중고 주방용품 처리 업체 '갑부주방' 직원들이 주방 집기를 정리하고 있다. 최근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늘면서 갑부주방과 같은 중고 업체가 바빠지고 있다. /장련성 기자




개인사업자대출은 자영업자가 주로 이용하는 대출이다. 지난 9월말 기준으로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332조3000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23조2000억원이 늘었다. 증가율은 7.5%에 달한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증가율을 4%대로 관리하고 있는데 개인사업자대출은 당국의 관리 범위를 벗어났다. 자영업자들의 경영 어려움이 커지면서 대출로 버티는 경우도 늘고 있어서다.


문제는 개인사업자대출이 중소기업 대출로 분류되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방안으로 제대로 관리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자영업자는 법인인 동시에 개인의 성격도 갖고 있다. 개인사업자대출을 받아도 법인을 위한 용도가 아닌 개인적인 용도로 쓸 수 있는데 이런 경우를 금융당국이나 은행이 일일이 확인하는 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개인사업자대출이 가계대출의 우회통로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금감원은 개인사업자대출이 가계부채 문제의 뇌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동안은 자영업자의 돈줄을 죌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지켜보는 정도였다면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개인사업자대출에 대한 관리 강화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일단 금감원은 은행이 자영업자에게 개인사업자대출을 할 때, 자영업자가 기존에 받은 가계대출을 포함해 DSR을 계산한 뒤 대출 규모와 실행 여부를 정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영업을 하는 개인이 가계대출을 새로 받을 때는 그 사람 명의로 된 개인사업자대출도 DSR 계산에 포함되는데, 반대로 개인사업자대출을 받을 때는 DSR을 계산하지 않는다"며 "이런 부분을 감안해 은행이 자율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방안을 찾아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리더스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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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이 개인사업자대출 관리 강화에 나서는 건 내년에 은행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은행업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ROE는 올해 3분기에 이미 7%대로 떨어졌고 내년에는 6%대까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금리가 하락하면서 또다른 은행업 수익성 지표인 NIM도 쭉쭉 하락하고 있다. 특히 지방은행의 경우 '2.5금융권'이라는 자조섞인 말이 나올 정도로 상황이 어렵다. 금감원은 은행 건전성 관리를 위해서라도 개인사업자대출에 칼을 빼들 타이밍이 가까워졌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다보니 가계대출이나 기업대출 모두 부실이 이연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며 "시스템 내에 부실이 누적되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내년에는 은행의 건전성 차원에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업이 생존을 위한 고민을 시작할 타이밍"이라고 강조했다.

이종현 기자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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