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접시에 담으니 더 맛있네”...70만원 그릇·4000만원 소파 '불티'


명품 식기·가구 등 하이엔드 리빙 수요 높아

불황에 홈퍼니싱도 양극화 확대…4000만원 소파, 500만원 조명 인기

강남 롯데백화점에 세계 유명 리빙 편집숍 ‘더콘란샵’ 열어


     지난 11일 압구정 갤러리아 명품관 5층 프렌치 레스토랑 ‘루프탑바이류니끄’. 류태환 셰프가 운영하는 이 레스토랑에는 다양한 음식들이 명품 식기로 유명한 로얄 코펜하겐에 담겨 나왔다. 로얄 코펜하겐은 244년 전통의 덴마크 왕실 도자기 브랜드로 유명하다. 접시 개당 가격은 약 70만원.

로얄코펜하겐 접시에 담겨나온 요리. 이 레스토랑은 모든 식기를 로열 코펜하겐으로 사용하고 있다.


고급 식기에 화려하고 감각적인 플레이팅(음식을 먹음직스럽게 보이도록 그릇이나 접시에 담는 일)을 통해 눈과 입 등 오감을 자극하겠다는 취지다. 이 미쉐린 식당을 찾은 손님들은 맛을 음미하면서도 음식이 담겨있는 식기를 살펴보면서 또 다른 즐거움을 찾고 있었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박현정(34·주부)씨는 "왕실 접시에 음식이 담겨 나오니 더 맛있는 것 같다"며 "집에서도 예쁜 접시에 담긴 음식을 손님들에게 대접하고 싶다는 생각에 구매 욕구가 절로 든다"고 했다.




로얄코펜하겐의 이러한 전략은 적중했다. 유명 레스토랑과 협업해 접시에 대한 좋은 경험을 느끼도록 하면서 자연스럽게 매출로 이어진 것이다. 한국로얄코펜하겐의 지난해 매출은 105억원으로 2016년(89억원)보다 18% 가량 신장했다. 전년에 비해서도 8% 가량 성장했다. 수익성도 개선됐다. 매년 2억원 안팎의 적자를 내던 한국로얄코펜하겐은 지난해 약 3억원의 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했다.


불황의 상징인 ‘1000원숍’이 급성장하는 사이, 고가의 하이엔드(high-end) 리빙 제품도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가구·주방용품 등 리빙 제품에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백화점들은 고소득자와 명품 중심의 프리미엄 채널로 입지를 분명히 하기 위해 초고가 명품 브랜드 유치에 나서고 있다. 최근 명품에 대한 관심이 가구와 소품까지 이어지는 트렌드를 반영한 결과다.


 

이탈리아 유명 건축가 피에로 리소니가 디자인 한 4000만원짜리 소파


모든 소비재의 구매 채널이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지만, 명품만큼은 직접 보고 구매하는 오프라인 쇼핑을 고수한다. 단순히 판매 공간이 아닌 명품을 파는 문화를 만들겠다는 게 백화점들의 전략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홈퍼니싱 시장은 2008년 7조원에서 2016년 12조500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커졌다. 2023년에는 18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어릴 때부터 공간에 대한 관심이 많은 세대가 성장한 후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인테리어에 대한 투자 규모는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롯데백화점은 세계 유명 고급 리빙 편집숍인 '더콘란샵(The Coran Shop)'을 오는 15일 서울 대치동 강남점에 입점시킬 계획이다. 더콘란샵은 영국, 프랑스, 일본에 이어 세계 4번째로 한국에 처음 입점한다.


영국 메릴본, 첼시백화점을 비롯해 프랑스 파리 라파예트 백화점 등 세계 11개 매장에 입점해 있는 더콘란샵은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가 직접 현지에 방문해 유치에 나섰을 정도로 롯데백화점이 상당히 공들인 프로젝트다. 강남점 2층 규모에 약 1000평의 영업면적에 들어선다.


영국 첼시백화점에 입점한 ‘더콘란샵’


더콘란샵은 영국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테렌스 콘란(Terence Orby Conran)’경에 의해 설립됐다. 가구, 홈데코, 주방용품, 식기, 침구 뿐만 아니라 서적, 아트, 잡화까지 단순히 리빙 상품에만 그치지 않고 폭넓은 라이프스타일 상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서 판매되는 인기 소파는 이탈리아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피에로 리소니(Piero Lissoni)가 디자인한 아비오(Avio) 소파로 가격은 4000만원이다. 핀란드의 국민 건축가인 알바 알토(Alvar Aalto)가 디자인한 거실 조명은 510만원이다. 주방식기 가격은 개당 50만원 수준이다.


이케아에서 판매되는 소파 가격이 10만~100만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40배 이상 차이나는 셈이다. 더콘란샵에는 약 260여개의 해외 프리미엄 리빙 브랜드가 입점한다. 전체 물량의 10%는 더콘란샵 자체브랜드(PB)로 꾸며질 예정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강남점은 롯데의 VIP 고객인 MVG가 몰려있는 점포로 고객들의 구매단가가 높고 하이엔드 리빙 제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도 2016년 강남점을 리뉴얼하며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홈을 비롯해 프리츠한센 등의 브랜드 매장을 열었다. 이후 신세계 강남점의 생활 장르 매출은 3년간 13% 증가했다. 2017년 생활 전문관을 대규모 리뉴얼한 센텀시티도 매출이 30% 늘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 소비자들은 고가의 리빙 환경에 지갑을 여는 선진국형 소비 행태가 나타나고 있다"며 "의식주 중 주거 환경에 대한 투자가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윤정 기자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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