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 패러다임 변화...면역항암제 주목"/ 면역항암제 여전히 목마르다…치료 영역 확대

김상위 서울아산병원 교수 "암 치료 패러다임 변화...면역항암제 주목"


     "부동의 암(癌) 사망률 1위가 폐암이다. 정복하기 어려운 폐암과 싸울 또 하나의 무기로 등장한 것이 바로 ‘면역항암제’다"


김상위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지난 달 27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인터뷰를 갖고 "1990년대 중반 백금계열항암제(세포독성항암제)로 항암 화학요법이 시작된 이후, 2000년대 초 특정 유전자 변이 치료에 적합한 표적항암제와 더불어 또 다른 암 치료제로 면역항암제가 나왔다"면서 "암 치료 패러다임에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지난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면역세포를 도와 암을 고치는 면역항암제 원리를 발견한 미국 텍사스주립대 면역학과 제임스 P. 앨리슨 교수와 일본 교토대 혼조 다스쿠 교수가 수상했다.


서울아산병원 김상위 종양내과 교수는 “암 치료 패러다임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폐암 환자들에게 치료 기회가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장윤서 기자




국내에서는 2017년 기준으로 한 해 약 2만3000명이 폐암 진단을 받고, 1만7969명이 사망한다. 30분에 1명이 지금도 폐암으로 목숨을 잃고 있는 것이다.


국내 폐암 치료의 권위자로 알려진 김 교수에게 폐암 치료법 변화 등에 대해 물었다.


김 교수는 "세포독성항암제는 모든 세포들의 분열을 방해하는데 효과는 있으나 부작용이 문제였다"면서 "항암제 투여로 구토와 탈모 등 전신에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등장한 표적항암제는 특정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에게서 암을 효과적으로 치료한다. 다만 특정 유전자 변이가 없는 경우엔 사용할 수 없다는 점, 일부에서 내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한계로 작용했다.




면역항암제는 폐암 뿐 아니라 다양한 암종 치료에 활용된다. 키트루다(성분명·펨브롤리주맙), 옵디보(니볼루맙), 티센트릭(아테졸리주맙)과 같은 면역항암제가 대표적이다. 김 교수는 "면역항암제도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드물게 나타나는 편"이라면서 "투여 환자들의 삶의 질이 더 나아졌다"고 밝혔다.


면역항암제는 인체 면역체계를 높여 몸속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돕는 작용을 한다. 면역항암제가 전 세계 환자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2015년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악성 흑색종 항암치료 때문이다. 그는 암세포가 뇌까지 전이됐으나, 면역항암제로 완치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2014년 면역항암제를 혁신적 치료제로 지정해 신속허가하면서 처방이 크게 늘어났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키트루다의 지난해 매출은 71억 7100만달러로 전년보다 88.3% 증가했다.


최근 폐암 치료에 사용되는 면역항암제에서 주목할 만한 연구도 나왔다. 세계 최대 임상암학회 ‘아스코(ASCO) 2019’에서는 진행성 폐암(4기 폐암) 대상 키트루다 1차 단독요법 생존율에 대한 논문이 발표됐다.


김 교수는 "해당 논문에서 4기 폐암 환자 중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1차 치료 환자) 5년 생존율은 23.2%,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2차 치료 이상 환자) 5년 생존율은 15.5%로 나타났다"면서 "5년 생존율(1, 2차 모두 포함)이 과거 약 6%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장기 생존이 가능해졌음을 의미한다. 매우 획기적인 결과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폐암 환자에게 적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면역항암제나 표적항암제를 환자에 맞춰 적절하게 1차 치료제로 사용하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면역항암제 1차 치료는 아직 정부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는다. 면역항암제 치료는 3주에 약 600만원 환자 본인부담금이 발생한다.

장윤서 기자 조선비즈 

면역항암제 여전히 목마르다…치료 영역 확대

    국내에 소개된지 3년이 지난 면역항암제가 어떠한 치료전략으로 환자들에게 접근하고 있을까? 도입초기에는 면역항암제, 바이오마커를 알리는게 집중했다면 현재는 각자만의 치료 전략으로 환자들에게 접근하고 있고 항암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여기에 보험 급여 부분도 각자만의 전략으로 풀어나가고 있어 향후 어떤 의약품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지 주목된다.

①한국MSD제약 ‘키드루다’-한국오노․BMS제약 ‘옵디보’
②한국로슈 ‘티쎈트릭’-한국아스트라제네카 ‘임핀지’

한국로슈 티쎈트릭과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임핀지는 치료 대안이 없었던 사각지대를 새롭게 개척하고 있으며 양측 모두 소세포폐암 분야에서 미묘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티쎈트릭 폐암 360° 포트폴리오 구축…PD-L1 발현율 관계없는 급여 적용 환자 접근성 향상
티쎈트릭은 지난 2017년 국내 시장에 등장한 이후 단독요법을 넘어 다양한 병용요법으로 암 치료 분야의 ‘사각지대’를 공락하며, 차별화된 성장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국내 최초로 비소세포폐암 2차 이상 치료에서 PD-L1 발현율 관계없는 급여를 실현하며, 면역항암제에 대한 폐암 환자들의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행보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티쎈트릭이 가장 주력하고 있는 치료 분야는 폐암이다. 국내 암 사망률 1위인 폐암에서 면역항암제 최초로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폐암을 아우르는 360°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며, 국내 폐암 환자들에게 다양한 치료옵션을 선보이고 있다.

티쎈트릭은 단독요법으로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 이상 치료제로 허가받은 데 이어, 표적항암제 아바스틴과의 병용요법으로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는데 이는 그동안 바이오마커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면역항암제 치료에서 소외된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최근에는 오랫동안 ‘신약 개발의 불모지’로 남아있던 소세포폐암에서 국내 면역항암제 최초로 적응증을 획득했다. 약 20년간 화학항암제 외에는 치료옵션이 전무했던 소세포폐암에서 1차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는 면역항암제의 등장은 소세포폐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티쎈트릭은 방광암 치료에서 30년 만에 등장한 신약이자 최초의 면역항암제로, 기존 항암화학요법이 갖던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실제 진료현장에서도 치료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이와 함께 티쎈트릭은 PD-L1 발현율 관계없는 급여 적용으로 환자 접근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 7월 티쎈트릭의 급여 조건에서 PD-L1 발현율 조항이 삭제되면서, 3B기 이상 비소세포폐암 및 국소 진행성∙전이성 요로상피암 2차 이상 치료 시 PD-L1 발현율에 관계없는 급여 혜택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티쎈트릭의 급여 확대는 면역항암제 치료 기회에서 소외된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크게 개선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외에 티쎈트릭은 최근 스페인에서 개최된 유럽종양학회에서 티쎈트릭과 아바스틴 병용요법을 통해 간암 치료에 대한 희망을 보이면서 향후 간암 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임핀지 치료 대안없던 폐암 3기 공략에 가치…소세포폐암 분야에서 유효성 확인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임핀지는 면역항암제 넓은 치료 영역에서 특히 그동안 치료 대안이 없었던 폐암 3기 분야에서 새로운 입지를 굳혀나가고 있다.


임핀지는 그동안 면역항암제들이 원격전이로 인해 항암요법만이 가능한 4기 비소세포폐암을 공략했던 것과는 달리 3기 환자들을 타깃으로 했다는 점에서 가치를 찾을 수 있다. 또한 수술, 방사선 치료 등 다학제 치료에서 다른 면역항암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도 차별점이다.


 
임핀지는 절제가 불가능한 3기 비소세포폐암으로 진단받고, 백금 기반 동시적 항암화학방사선요법으로 최소 2주기 이상 치료를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PACIFIC 연구 결과, 위약군 대비 1차 유효성 평가기준인 무진행생존기간 및 전체생존율, 2차 평가기준 등을 모두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핀지 치료군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위약군 5.6개월 대비 11.6개월 향상된 17.2개월로 나타나 유의한 무진행생존기간 개선을 입증했다.PACIFIC 연구에서 임핀지는 PD-L1 발현율과 관계없이 위약군 대비 사망 위험을 32% 감소시키며, 전체생존기간의 유의한 개선을 나타냈다.

이와 함께 임핀지는 그동안 치료 발전이 더디었던 소세포폐암에서도 의미있는 발전을 나타냈다. 임핀지 소세포암 임상연구 결과인 CASPIAN은 9월 WCLC(세계폐암학회)에서 발표됐고, 표준 항암화학요법 치료군 대비 임핀지&항암화학요법 병용군에서 os중앙값 13개월로 표준요법 10.3개월 대비 생존개선이 확인됐다.



아직까지는 임핀지가 소세포폐암에서 적응증을 획득하지는 않았지만 향후 티쎈트릭과의 건전한 경쟁이 예상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면역항암제들이 폐암분야에서도 4기에 이어 3기까지 적응증을 확대해나가고 있고 다른 암종까지 치료 영역을 넓히고 있어 면역항암제 미래를 밝게 해주고 있다"며 "향후 면역항암제가 어느 영역까지 정복해 나갈지 관심이 집중된다"고 말했다.
김상일 기자  k31@bosa.co.kr의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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