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방사광가속기 건설 급물살 타나


     소재·부품 등 첨단 신산업 육성을 위한 핵심 대형 연구 인프라로 '가속기'가 주목받으면서 국내에 차세대 방사광가속기 건설이 급물살을 탈 지 관심이 모아진다. 미국, 일본, 중국 등 과학 선진국들이 첨단 기능을 접목한 방사광가속기를 새로 짓거나 성능 향상을 통한 업그레이드에 적극 나서는 등 '가속기 구축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가속기는 건설부터 운영까지 적어도 10년 가까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지금부터라도 차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과학계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소재·부품산업 핵심 연구 인프라

美日中 등 '가속기 구축' 경쟁

예타 면제 추진 등 속도낼 듯



포항에 위치한 방사광가속기 전경. 1995년 3세대 방사광가속기가 처음 구축된 이후 2016년 4세대 방사광가속기 등 모두 2기가 운영되고 있다. 포스텍 제공


6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995년 포항에 3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처음 구축한 데 이어 2016년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포함해 모두 2기의 방사광가속기가 운영되고 있다.




방사광가속기는 전자를 빛의 속도로 가속시켜 나오는 방사광으로 물질의 구조를 분석하는 기초과학 분야의 대형 연구시설이다. 최근 노벨과학상 수상자의 20%가 가속기를 활용한 연구를 통해 나올 정도로 기초과학 발전에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중대형급 방사광가속기 9기와 대학이 운영하는 소형급 방사광가속기를 포함해 모두 21기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성능과 사양이 높은 방사광가속기를 추가 건설하는 등 국가 차원에서 가속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 역시 3기의 방사광가속기를 운영하고 있는데, 2017년 12월 세계에서 성능이 가장 뛰어난 방사광가속기 건설에 착수해 오는 2024년 완공할 예정이다.  


이에 반해, 국내 포항 방사광가속기는 매년 5000여 명의 산학연 연구자들이 이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설 노후화와 성능 저하, 이용자 포화 등 한계에 달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수출 규제조치 이후 가속기가 기초과학 뿐만 아니라 반도체 등 첨단 소재 및 부품 개발 등에 널리 쓰이면서 산업계 수요와 중요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현재 늘어나는 가속기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일부 사용자들은 외국 가속기를 활용하고 있는 형편이다. 더 큰 문제는 외국 가속기를 사용할 경우, 실험 결과를 구축 기관과 공유해야 하기 때문에 해외 기술유출 우려를 안고 있다.국가 차원에서도 차세대 방사광가속기 건설에 서둘러 나서고 있다. 현재 충북도 등 일부 지자체들이 방사광가속기 구축에 관심을 갖고 사업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충북도 방사광가속기 용역 착수…내년 4월께 정부에 건의


차세대 방사광가속기 예상조감도/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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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과기정통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방사광가속기의 조속한 건설을 요구하는 질의가 이어졌다.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일본, 중국 등이 방사광가속기 구축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오래되고 성능이 떨어지는 단 2대의 방사광가속기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방사광가속기 건설에 10년 이상 걸리는 만큼 과기정통부가 수립하고 있는 국가 대형가속기 구축 및 운영 로드맵을 신속하게 추진하고,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까지 긍정적으로 고려해 때를 놓치지 않고 추진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변 의원은 이어 "소재·부품 등 전략산업 육성이 국가 차원에서 시급한 과제인 만큼 신속성, 수요 접근성, 확장성 등을 감안해 중부권이나 수도권 인접지역에 가속기를 추가 건설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과학기술계는 물론 산업계의 방사광가속기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어 신규 건설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로드맵을 마련해 개념설계와 필요한 절차를 신속하게 추진하도록 관계부처와 적극 협의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디지털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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