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서 세계 최초 ‘건설안전 배관 로봇 내일 시연/ 3D현장 해결사 '배관로봇'...균열 찾고 침전물 제거 '척척'

포항서 세계 최초 ‘건설안전 로봇’  내일 시연

 

안전로봇 실증시험센터서 ‘배관로봇’ 공개

한국로봇연구원·삼성엔지니어링 공동 개발

유리섬유 소재 대형배관에 로봇 들어가 작업

건설현장 안전사고 예방·공기단축 최대 장점


     산업 현장에 인력이 아닌 로봇 투입으로 안전사고 예방과 공기단축을 위한 새로운 건설안전로봇이 세계 최초로 포항에서 개발돼 공개 시연회를 갖는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과 삼성엔지니어링이 공동 개발한 건설안전로봇이 10월 1일 포항에 있는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안전로봇 실증시험센터에서 시연회를 갖는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과 삼성엔지니어링이 최근 공동 개발한 배관로봇이 유리섬유 소재의 대형 배관에 들어가 작업을 하고 있다. 이 로봇은 10월 1일 포항에서 시연회를 갖는다. 사진=한국로봇융합연구원 제공


로봇의 구체적인 명칭은 ‘유리섬유배관 내부 연결부 접합 자동화 배관로봇’이며 통상적으로 배관로봇이라 불린다.




이 로봇은 유리섬유(FRP) 소재의 대형 배관에 들어가 본드로 배관 이음새를 접합해 연결시켜 주는 것으로 이 같은 특성을 갖춘 로봇 개발은 세계 최초이다.


일반적인 배관로봇은 이미 국내외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으나, 직경 1m 이내의 철강으로 된 강재배관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정도다.


이번에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배관로봇은 유리섬유로 된 직경 1.9m∼3.9m의 대형 배관에서 이음새 접합 작업을 할 수 있는 획기적인 로봇으로 평가받고 있다.


철강 소재의 강재배관의 이음새 접합은 용접 및 볼트 등으로 한다.


반면 유리섬유로 된 배관은 염소에 강해 녹슬지 않고 불에 타지 않는 특성을 갖고 있으나 이음새 접합 작업시 용접 및 볼트 사용이 불가능해 본드로 할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밀폐된 공간에서의 본드 사용과 길이가 긴 배관 작업에 따른 안전사고 및 악취 등 환경오염 노출이 우려되는 가운데 사람이 아닌 로봇 투입은 안전사고 예방은 물론 공기단축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열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선임 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배관로봇의 특징은 유리섬유로 된 대형 배관에 들어가 본드로 이음새를 접합시켜 주는 것이다”며 “이러한 특징을 갖춘 로봇개발은 세계 최초”다고 했다.


시연회는 배관로봇의 작업을 직접 보여주고 품질 확인과 질의응답, 강평 등을 갖는다.


이번 배관로봇 개발로 향후 대형 상수도관, 산업 플랜트 관망의 유지 보수 등에 따른 대형 다목적 배관로봇의 원천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5월 포항시 흥해읍 영일만3일반산단에서 준공한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안전로봇 실증시험센터에서 배관로봇을 개발했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 관계자는 “새로 개발한 배관로봇이 각종 테스트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여 공개 시연회를 갖게 됐다”고 했다.

이진수기자 경북도민일보


산업배관 속을 뱀처럼 누비며…균열 찾고 침전물 제거 '척척'


3D현장 해결사 '배관로봇'


가스 압력·철가루 견디며 작업

세계 첫 상용화 '9부 능선' 넘어

최장 20km까지 주행 최종 연구

화관법 강화에 수요도 확대될 듯


   로봇이 천천히 들어간다. 바퀴를 굴리며 이리저리 이동해 촬영한 배관 내부 모습은 실시간으로 바깥에 있는 연구자에게 전달된다. 배관 안에는 자동차 타이어 네 배 수준의 가스 압력과 철 가루 등이 있었지만 이 같은 환경을 극복하며 검사를 마친 뒤 다시 서서히 바깥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세계 최초로 로봇을 실제 가스 배관 속으로 투입해 주행과 검사에 성공한 순간이었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연구진이 배관검사용 로봇을 산업용 파이프라인에 투입하고 있다. /포항=권욱기자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이 개발하고 있는 배관로봇은 산업 현장 곳곳에서 사람의 손길이 닿지 못하는 배관 내부를 검사·모니터링·청소·갱생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홍성호 KIRO 제조로봇연구본부장은 “해외에서 (배관로봇의) 원천기술이 개발됐지만 가스 압력이 있는 실제 배관에 적용한 것은 국내가 처음”이라고 밝혔다.


작동 원리는

배관로봇은 여러 개의 모듈이 일자로 길게 연결된 ‘뱀’과 같은 모습이다. 이는 직선과 곡선·T자형 등 여러 형태가 얽힌 배관 내부를 로봇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도록 최적화된 형태다. 홍 본부장은 “배관 내부 크기의 변화와 밸브·곡관 등 주행에 영향을 미치는 장애물들이 있어 개발 단계부터 로봇의 크기와 주행 능력을 고려해야 한다”며 “최적화 설계와 주행 알고리즘을 통해 복잡한 배관을 주행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가스 압력과 철 가루는 주행을 어렵게 만드는 또 다른 요소다. 실제 부산역 인근 가스 배관에서 시범 적용을 했을 때 내부는 타이어 네 배 수준인 50바(bar·압력측정단위)의 압력이 있었다. 주행이 끝난 뒤 외부로 나온 배관로봇은 철 가루를 잔뜩 뒤집어쓴 모습이었다. KIRO의 한 관계자는 “배관 내부에 있는 철 가루는 전자부품으로 구성된 배관로봇에 치명적이기 때문에 방진 설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어려움을 딛고 현재 배관로봇의 개발은 상용화 직전까지 온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9부 능선’을 넘었다고 한다. 마지막 관문은 현재 1㎞가량인 주행 거리를 10~20㎞까지 늘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역발상 중이다. 로봇의 배관 내 주행에 방해가 됐던 가스를 역이용하는 방법이다. KIRO 관계자는 “로봇이 배관 속을 흐르는 가스 유속에 의해 자연스럽게 흘러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종류·기능은

배관로봇의 유형은 네 가지다. 청소·검사·모니터링·갱생 로봇이다. 이 중 청소로봇이 가장 먼저 개발됐다. 주로 제철소 배관 내부에 쌓인 침전물을 제거한다. 그전까지는 작업자가 치공구를 이용해 직접 청소했기 때문에 유독가스 위험에 노출됐으며 배관 깊은 곳까지 청소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검사로봇은 배관 내부 장애물이나 균열, 이음부 부분 등을 살핀다. KIRO는 한국가스공사·한국수자원공사와 협력해 각각 가스 배관 검사용 로봇과 상수도배관 검사용 로봇을 개발 중이다. 그중 가스 배관 검사로봇은 이미 부산역 인근 가스 배관에 적용돼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다.


상수도 배관 검사의 경우 그동안 미국산 장비를 써야 했다. KIRO 관계자는 “한국수자원공사에서 미국 업체의 장비를 들여와 한 차례 상수도 배관 검사를 진행했지만 1㎞당 검사 비용이 3억원이나 되는데다 로데이터(raw data·원천정보)도 받지 못해 자체 개발을 시도하게 됐다”고 밝혔다.


모니터링로봇과 갱생로봇은 각각 배관 내부 침전물 등 건전성을 확인하는 역할과 노후 배관의 코팅을 다시 해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는 “갱생로봇은 기본 자체 무게 이외에도 코팅 재료와 물 등까지 400㎏ 무게를 끌고 다닐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연구진이 가스배관 검사 로봇을 점검하고 있다. /포항=권욱기자


후속과제와 전망은

홍 본부장은 배관로봇이 청소와 검사 등을 넘어서 무궁무진하게 응용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배관에 사용할 수 있는 배관로봇을 추가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그는 “내화학성 배관이나 석유화학 분야 등 환경에 따라 폭발·부식을 고려해야 하는 배관로봇을 추가적으로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봇을 이용한 자동 접합 기술과 방사선 비파괴 검사도 후속 연구 대상이다. 홍 본부장은 “유리섬유로 구성된 복합소재 배관은 용접으로 접합할 수 없어 섬유를 하나하나 수지를 이용해 덧대는데 유독성 물질 때문에 작업자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자동으로 접합시킬 수 있는 배관로봇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관로봇을 향한 기업의 관심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특히 유해 화학물질의 취급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의 화학물질관리법이 강화되면서 로봇을 활용한 비파괴 검사와 배관 내부 모니터링 등의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홍 본부장은 “기존 작업자가 할 수 있는 영역과 검사하기 어려운 영역을 분리해 그 외 지역을 로봇이 검사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경제 권경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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