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불매? ...그럼 자전거 못타요!

"日 대체품이 없다"…자전거는 불매운동 '무풍지대'

'시마노' 전세계 구동계시장 85%점유…커뮤니티서 논쟁, "대체 어렵다" 반응도

     일본의 보복성 수출규제로 촉발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지만 자전거 시장은 남의 나라 얘기처럼 고요하다. 일본 부품업체인 '시마노'의 입지가 워낙 공고하고 가성비 때문에 이를 대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시마노 웹사이트/사진=시마노

1일 주요 자전거 커뮤니티에 따르면 자전거 마니아들도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해야하며 특히 시마노를 미국이나 유럽 제품으로 대체하자는 주장의 게시물들이 종종 올라온다. 불매운동 정보사이트인 노노재팬에도 불매상품 리스트에 시마노가 등록돼 있다. 



하지만 큰 호응을 얻지는 못하고 있다. 자전거의 경우 완성차는 국산 제품인 삼천리와 알톤을 비롯해 자이언트, 메리다, 비앙키, 트랙, 스페셜라이즈드, 캐년 등 전세계 각국의 브랜드가 시판된다. 그러나 이들 제품의 80~90% 가량은 일본 시마노의 구동계를 사용한다. 시마노 부품들의 가성비가 워낙 뛰어나서 시마노 없는 자전거를 상상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시마노는 변속기와 체인, 브레이크, 크랭크, 페달, 휠셋 등 자전거의 핵심부품을 대부분 생산한다. 자동차로 따지면 차체를 제외한 엔진과 브레이크를 모두 생산하는 것이다. 물론 시마노의 대체품으로 미국의 스램, 이탈리아의 캄파뇰라 등이 있다. 하지만 이들은 주로 고급자전거에 국한되고 시마노에 비해 가격이 높은 편이다. 시마노는 특히 완성자전거 업체들에 부품을 현저하게 낮은 가격에 대량 공급하고 내구성도 좋아 시장을 장악했다. 



한 자전거 유통사 관계자는 "전세계 자전거 시장에서 시마노는 85%이상 점유율로 절대적 입지를 갖고 있다"며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시마노제품을 주로 사용하고 국산 대체품은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자전거 제조사 삼천리의 사이클제품 케인, 시마노의 울테그라 구동계를 사용한다/사진=삼천리자전거

최근 경량화된 고급자전거의 경우 프레임에 사용되는 카본소재 역시 대부분 도레이나 미쯔비시 등이 생산한 일본 원사를 사용해 "고급 자전거는 99%가 사실상 일본제"라는 말까지 나온다.

일각에서는 일제 부품을 단기간에 바꾸지는 못해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전거 제조사나 유통업체들이 더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전거 커뮤니티 도싸의 한 회원은 "겨우 자전거 부품인데 이를 대체할 곳이 없어 일본산임을 알면서 써야하는 현실이 서글프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회원은 "일본 부품을 쓴다해서 한국TV를 버리지 않듯이 자전거 부품까지 불매운동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케이콘텐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