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현대를 왜 사?"

당신도 10분 후면 재건축 박사


'집'터뷰


이정열 열정공인 대표(필명 '열정이 넘쳐')



최진석 기자

대표님, 재건축 얘기를 해보고 싶은데요. 쉽고, 간단하고, 명료하게 10분 만에 재건축에 대해 핵심만 설명해주세요.


이정열 대표

아파트 재건축은 재개발과 비교하면 굉장히 단순합니다. 같은 단지에서 면적대만 다를 뿐이니까요. 조합원들이 평균적으로 대지지분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예전 책을 쓸 때 가구당 평균 대지지분이란 개념을 도입했어요. 아파트의 대지면적을 가구수로 나누면 조합원들이 평균적으로 가진 대지지분을 알 수 있어요. 만약에 그게 작다면 일반분양을 많이 못 한다는 거죠. 하지만 반대로 그 값이 크다면 일반분양을 많이 할 수 있어요.



전국에 있는 모든 아파트의 가구당 평균 대지지분을 데이터로 정리해보면 돈 되는 아파트와 돈 안 되는 아파트가 다 나옵니다. 일반적으로 용적률이 낮으면 일반분양이 많아서 재건축 사업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존 아파트의 층이 낮기 때문에 일반분양이 많을 수 있고 수익이 높다는 것이죠. 말도 안 됩니다.


예컨대 5층짜리 아파트의 용적률은 대개 80~100%입니다. 그런데 면적대 구성이 초소형으로 구성돼 있다면 가구수가 많겠죠. 조합원들이 가진 대지지분도 작을 테고요. 그렇다면 그 아파트는 일반분양이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용적률은 낮지만 일반분양이 기존 가구수 대비 크게 늘어날 수가 없어요. 결국 조합원들이 내야 할 분담금은 많아진다는 것이고요. 기본계획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도 가구당 평균 대지지분을 통해 대략적으로 알 수 있어요.




조성근 부장

재건축과 재개발은 뭐가 다르죠?


이정열 대표

재건축은 기반시설이 양호한 데서 하는 것이고요, 재개발은 기반시설이 열악한 데서 하죠.


최진석 기자

재건축의 절차를 간단하게 알려주세요.


이정열 대표

우선 정비기본계획을 수립합니다. 예를 들어 목동에서 “지구단위계획 수립한다”는 얘기가 기본계획 수립한다는 말입니다. 용적률은 얼마고, 신축 가구수는 얼마고 같은 것들이죠. 그 다음은 안전진단을 받아요. 만약 통과가 되면 바로 정비구역으로 지정됩니다. 이후엔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조합을 설립하고, 사업시행계획인가와 관리처분계획인가, 이주·철거와 일반분양, 입주까지 가는 것이죠.


예컨대 대치동 은마아파트 같은 경우는 16년째 추진위 단계입니다. 서울시에서 정비기본계획을 확정을 안 해줘서 그래요. 이게 확정되면 조합 설립으로 갈 것이고요.


최진석 기자

재건축의 장점과 단점은 뭘까요?


이정열 대표

일단 장점은 언젠간 돼요. 재개발과의 차이입니다. 재개발은 구역 내 빌라나 주택, 나대지 등이 많아서 이해관계가 다양하고 결국 개발을 못 하는 상황도 옵니다. 구역이 해제되면 다시 의견을 모으기 어려워요. 그런데 아파트는 면적대만 달라요. 낡으면 재건축을 하자는 얘기가 나오고요. 속된 말로 ‘몸테크’라고 얘기하죠. 대지지분 많은 아파트를 몸테크로 살다 보면 언젠간 재건축을 할 시기가 옵니다.




단점은 투자금입니다. 재개발은 빌라 같은 곳에 투자할 경우 금액이 적게 드는데 재건축은 많이 들어요. 자금이 적은 사람들이 접근하기엔 벽이 높죠. 그래서 상대적으로 투자해볼 만한 곳들이 아직 기본계획이 수립되지 않은 곳들인 것이죠. 목동이나 분당이 대표적이고요. 준공 30년차가 돼 가니까 결국 재건축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고 있는 것이잖아요. 이곳들은 학군도 좋다 보니 아직까지는 전세가율이 높아요. 투자금이 적게 들겠죠. 그래서 투자해볼 만 했던 곳들인데 이미 가격이 많이 올랐어요.


최진석 기자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투자 전략은 어떤 게 있을까요?


이정열 대표

예를 들어 5억원을 주고 재건축 아파트를 샀어요. 새 아파트 전용면적 84㎡를 받으려는데 분담금을 3억원을 더 내야 해요. 그렇다면 실매입가는 8억원이 되는 것이죠. 그런데 인근 신축 아파트가 10억원이라면 내 안전마진은 2억원이 되죠. 그렇다면 세를 안고 3억~4억원을 투자하겠다면 해볼 만 한 것이죠.


압구정 현대아파트/한국경제

edited by kcontents


최진석 기자

분담금은 어떻게 알 수 있죠?


이정열 대표

‘돈되는 재건축·재개발 1편’에 재건축 아파트 분담금을 계산하는 엑셀식을 넣어뒀는데, 제 블로그에도 공개했어요. 분담금은 어떻게 계산이 되냐면, 결국 조합원이 가진 대지지분이 많으면 많을수록 적게 냅니다. 대지지분의 가치는 일반분양 가격으로 결정이 됩니다. 주변 시세가 굉장히 비싼 강남이라면 자신이 가진 대지지분이 적더라도 높은 가치가 있어요. 대략적으로 계산해보면 압구정 같은 경우 3.3㎡당 1억3000만~1억5000만원의 가치가 있어요. 이런 것들을 미리 알 수 있는 것이죠. 사업이 진행되지 않고 있더라도요.




이 식을 어떻게 만들었냐면 기존에 재건축이 진행됐던 다른 곳들의 관리처분 사례들을 모아 정리해서 공식을 찾아낸 것이에요. 정확도가 굉장히 높다고 자평합니다.


최진석 기자

분당의 재건축 사업성은 어떤가요? 중층이라 용적률이 높아 사업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이정열 대표

전반적으로 그렇다는 것이죠. 그 중에서도 용적률이 낮고 가구당 평균 대지지분이 높은 아파트들이 있어요. 그 단지들을 찾아내 실거주로, 몸테크로 들어가는 거죠. 학군도 좋거든요. 10~20년 살다 보면 언젠가는 돼요. 이게 재건축사업입니다.


조성근 부장

압구정은 어떤가요? 매력 있나요? 엄청 올랐던데요.


이정열 대표

최근까지 떨어지다가 반등했는데요. 재건축 아파트에 투자할 때 가장 큰 문제가 부담금 문제입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죠. 이 금액은 수익이 크면 클수록 높아지는 구조예요. 크게는 수익의 절반을 세금으로 내요. 과거엔 자신의 종전 아파트를 매수하는 가격과 분담금 정도가 투자비용이었다면 이젠 재초환 부담금까지 내야 하는 것이죠. 이런 것들을 대략적으로 계산을 해보면 남는 게 별로 없어요…. 과거 재초환이 없을 때는 2억~5억원 정도의 안전마진이 있었는데 지금은….



최진석 기자

좋은 입지의 좋은 아파트에 사는 건 맞지만 낼 거 내고 나면 자산 상승의 의미는 과거보다 덜하다는 것이죠?


이정열 대표

그런데 집값이 또 오를 수는 있잖아요. 만약 시세가 더 오른다면 거기에 대한 차익은 얻을 수 있어요. 현재 정도의 시세 기준으로 봤을 때는 남길 게 별로 없는 것이죠.




최진석 기자

현재의 재건축시장은 어떤가요?


이정열 대표

일단 서울처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조합이 설립되는 순간부터 지위양도가 제한됩니다. 재당첨제한도 있거든요. 2017년 10월 24일 이후 매수했다면 말이죠. 대출 규제도 있습니다. 유주택자는 이주비도 안 나와요. 투자금은 많이 들어가는데 마음대로 팔 수도 없어요. 예외 조항이 몇 가지 있기는 한데 여기 해당되지 않으면 매각을 못 해서 재산권도 침해됩니다. 언제 팔 수 있냐면 입주하고 등기가 나면 매도할 수 있어요. 메리트가 굉장히 없는 셈이죠.


최진석 기자

기간도 길고, 투자금도 많이 들고요.


이정열 대표

그렇죠.


조성근 부장

굳이 이렇게 규제가 많은 타이밍에서의 투자는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것이네요. 그런데 규제가 항상 있는 건 아니니까 나중에 가선 또 달리 생각해볼 수 있는 상황이네요?


이정열 대표

그렇습니다. 지금은 자금 여력이 되는 실수요자들은 아파트 재건축을 사서 쭉 살면 됩니다. 그렇지 않고 단지 투자 목적으로 사기엔 투자 메리트가 낮습니다.




조성근 부장

가격에 거품이 있다고도 봐야겠죠? 아까 압구정동도 말씀하셨는데.


이정열 대표

현재 가격에 거품이 있는 게 아니라 재초환 때문에 부담금이 생기잖아요. 그것까지 내야하기 때문에 투자 메리트가 없는 거예요. 저도 재작년 말까지는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지금처럼 높지 않아서 투자했었지만 그동안 가격도 오르고 규제도 강해졌어요. 그래서 지방까지 스펙트럼을 지방까지 넓혔더니 오히려 유망한 곳들이 더 많았습니다.


최진석 기자

정말 열정이 넘치시네요. 이번 시간엔 초스피드로 재건축의 모든 것을 10분 안에 알아봤습니다. 알파부터 오메가까지. 그런데 10분짜리 영상이 될지는 모르겠네요. 감사합니다.


기획 집코노미TV 총괄 조성근 건설부동산부장

진행 최진석 기자 촬영 이지현 인턴PD·한성구 인턴PD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


 

케이콘텐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