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 서울 집값 다시 오름세..."반포 37억, 용산 15억 거래"

은마·잠실주공 5단지 재건축 상승 지속… 주변 단지도 들썩

마포·용산 등 강북 인기 지역에서도 최고 가격 경신 잇달아


    지난해 발표된 9·13 대책 여파로 내리막길을 걷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7개월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9월의 최고점을 돌파한 강남 최고급 아파트도 등장했고, 마포·용산 등 강북 인기 지역에서도 신고가로 거래되는 아파트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급매물들이 해소되면서 가격이 오름세로 돌아섰고, 강남 주변과 강북 아파트에 대해서도 가격 상승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서울 집값이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퍼져나가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매일경제


서울 아파트값, 7개월 만에 상승 전환

14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전체 아파트값은 0.01% 올랐다. 지난해 11월 첫째 주 이후 이어지던 하락세에 마침표를 찍고, 30주 만에 상승으로 돌아선 것이다. 상승세는 재건축 아파트가 주도하고 있다. 지난 4월 셋째 주부터 9주 연속 상승 중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오름 폭(0.19%)도 5주 연속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전용 76㎡),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전용 76㎡)는 지난달 각각 17억1000만원, 18억2900만원에 팔렸다. 서울 집값이 최고조에 이르던 지난해 9월 가격의 약 95% 수준까지 회복한 것이다.


주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증감폭 추이


아파트값의 선행지표로 통하는 재건축이 뛰면서 주변 신축 강남 아파트 값도 들썩이고 있다. 한강변을 바라보는 고급 아파트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12㎡는 지난 4월 37억300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9월 거래 가격 34억8000만원보다 3억원 가까이 값이 뛰었다.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94㎡는 지난달 28억900만원에 거래되면서 작년 9월 최고가(29억원) 목전까지 왔다. 강북에서도 지난달 용산구 이촌동 한가람(전용 84㎡·15억3000만원)과 마포구 공덕동 공덕래미안3차(전용59㎡·9억5300만원)가 지난해 8월보다 각각 7000만원, 4000만원 오른 가격에 팔리면서 신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주택시장 불확실성 해소되자 움직이는 수요자들

강남, 용산 등의 공인중개사들은 "올해 초와는 시장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졌다"고 말한다. 용산구 한강대로의 S중개업소 대표는 "올 초만 해도 문의 전화도 거의 없었지만 요즘은 일주일에 3건 정도씩 매수 상담 전화가 걸려오고 한 달에 1~2건씩 거래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집값 떨어지기를 기다리며 지켜보자던 이들이 이제 정부의 모든 카드가 다 나왔는데도 예상만큼 집값이 안 떨어지니 어느 정도 가격만 맞으면 사겠다고 생각을 바꾼 것 같다"고 했다. 보유세, 3기 신도시 주택공급계획 등 주택시장을 얽어매던 불확실성이 해소되자 계산을 마친 수요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집값이 꿈틀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실거래가격이 반등한 서울 주요 아파트


서울 주택 공급 부족에 대한 불안감도 최근 집값을 자극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재건축, 재개발 규제가 지속되고 있는 와중에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신규 아파트 분양가를 더 낮추는 방향으로 제도를 바꾸면서 후분양을 검토하는 단지들이 생겨나고 있다"며 "몇 년 뒤 주택 공급 부족으로 집값이 다시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미리 신축 아파트부터 사놓자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신도시 개발 등으로 수조원대 보상금이 풀리고 강남 현대차 신사옥, 강북권 경전철 등 각종 개발 사업이 진행되는 것도 집값 상승의 불씨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근 시장 흐름을 본격적인 상승장으로의 추세 전환으로 해석하는 건 시기상조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여전히 거래량이 적고, 대출 규제도 견고하기 때문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1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163건에 그치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경기 상황이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 데다 서울 강동구에 내년까지 1만여 가구 등 대규모 입주 물량 부담도 있기 때문에 서울 전역 아파트값이 강세로 돌아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송원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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