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없어 감염시 치사율 100%
파주·연천·철원 등 10개시·군
특별관리지역 지정·방역 조치

정부 "방역 남북협력" 제안에
北 "검토 하겠다" 즉각 반응

     바이러스성 돼지 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북한에서 발생한 것으로 처음 확인되면서 정부가 남북 접경지역을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하는 등 국내 유입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정부는 북한 내 발생지가 중국과 국경을 마주한 곳이지만 남한으로 전파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31일 농림축산식품부는 ASF가 압록강 인근 자강도 우시군 소재 북상협동농장에서 발생함에 따라 접경지 방역 강화를 위해 파주·연천·철원·김포 등 10개 시군을 특별관리지역으로 정하고 위기경보 '심각' 단계에 준하는 방역조치를 취한다고 밝혔다.

ASF는 백신과 치료제가 없어 감염되면 치사율이 100%이기 때문에 국내 유입 시 양돈산업이 막대한 피해를 본다. 아시아에서는 중국 몽골 베트남 캄보디아에서 발생했고, 지난 30일 북한이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1건 발생 상황을 보고하면서 한반도 상륙이 공식화됐다.

관련기사
'치사율 100%' 아프리카돼지열병 남하주의보...北접경 10개 시군, 특별관리지역 지정
http://www.updow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4241
edited by kcontents

우리나라는 2010년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145일간 창궐했던 구제역으로 약 2조7000억원에 달하는 경제적 피해를 입은 바 있다. ASF는 근절까지 최소 5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고, 북한처럼 위생 수준이 낮고 조직적인 방역 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으면 10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물론 구제역은 돼지 외에 소와 염소 등도 걸리는 전염병이었고 당시보다 방역시스템이 체계화됐지만, ASF 발생으로 인한 직간접적 경제 피해 규모만 1조원 이상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예상이다. 우리 정부가 ASF 남한 유입을 막는 데 총력전을 펼치는 이유다. 이재욱 농식품부 차관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접경지 예방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순민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이번 북한 발생 지역이 북·중 접경지역이긴 하지만 남쪽으로의 전파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해 추가 방역 조치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주요 도로에서 축산 차량을 방역하고 353개 양돈 농가에 대한 혈청검사를 실시해 오는 7일까지 감염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2015년부터 진행한 4194건의 야생멧돼지 혈청 예찰 결과 현재까지는 모두 음성으로 나타났다. 또 김포·연천·철원·고성에 있는 도축장을 소독하고, 도라산·고성 남북 출입사무소 이용 인력과 차량 소독도 강화할 계획이다. 북한에서 ASF가 휴전선 부근까지 확산하면 돼지 이동 제한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edited by kcontents

휴전선을 넘어 남쪽으로 넘어오는 야생멧돼지를 막는 데도 주력한다. 야생멧돼지는 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국내 유입 경로 중 하나다. 우선 이달까지 접경지 내 모든 양돈 농가에 포획틀과 울타리를 각각 954개, 885개 설치한다. 또 환경부에서 야생멧돼지 폐사체 신고 포상금을 1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상향한 것을 홍보해 감시에 적극 참여하도록 한다. 오 국장은 "멧돼지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채로 이동하면서 전파할 위험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농가 방역과 관련해서는 농가별 전담관이 월 1회 방문·주 1회 전화 예찰하던 것을 접경지에 대해서는 주 1회 방문·매일 전화 예찰로 강화하기로 했다. 이 밖에 북한이 아닌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ASF 발생국에서 생산·제조된 돼지고기나 소시지·만두 같은 돼지고기 포함 제품을 신고하지 않고 반입하면 1일부터 최대 1000만원(3회 위반 시)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전문가들은 국내 발병 시 초기 대응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다. 돈육산업 종합 컨설팅업체 정P&C연구소의 정영철 대표는 "발병 시 국내에서 사육하는 돼지 1100만마리 중 약 10%를 살처분해야 할 수 있다"며 "또 모돈(어미 돼지)이 사라지면서 새끼 돼지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돼지 사료 생산량이 급감하는 등 1조원이 훨씬 넘는 경제적 피해가 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통일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방지를 위한 남북협력 의사를 남북연락사무소 협의를 통해 북측에 전달했다. 이에 북측은 내부 검토 후 관련 입장을 알려주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통일부는 밝혔다. 통일부는 "북측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용어 설명>

▷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ASF) : 백신·치료제가 없어 감염 시 치사율이 100%에 이르는 바이러스성 돼지 전염병이다. 사람이나 다른 동물에게는 감염되지 않는다. 1920년대 아프리카에서 처음 발생했고 2007년 조지아를 통해 유럽에 유입된 후 동유럽·러시아 연방 일부 지역에서 풍토병으로 남아 있다.
[이유섭 기자] 매일경제
케이콘텐츠
Posted by engi, conpaper engi-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