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서초, 걷는 길을 이어 더욱 푸르게 [고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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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서초, 걷는 길을 이어 더욱 푸르게

2019.05.24

서초구에는 숲이 많습니다. 서울시민이 주말이면 찾는 청계산이 있고, 시내에도 서리풀공원과 우면산이 있습니다. 시가지에 있다가 살짝 발길을 돌려 공원으로 들어서면 여기가 도심인가 싶을 정도로 숲이 우거져있습니다.

서초구는 지방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길목에 있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자연에 상처가 생겼습니다. 상처를 아물게 하는 작업이 뒤따랐습니다. 서초구는 2009년 11월(당시 박성중 서초구청장)에 서리풀공원이 끊어져 있던 것을 누에다리를 놓아 이었습니다.

서리풀공원은 서초역에서 반포로 넘어가는 마뉘꿀 고개에서 동서로 끊긴 상태로 있었습니다. 누에다리는 누에와 죽부인을 주제로 설계했다고 합니다. 당시 땅바닥에서 제작한 다리 부분품을 공중에서 설치하던 작업은 화제였습니다. 그뒤 누에다리는

누에다리

서초구의 명소가 되었습니다.

서초구의 다른 길은 어떻게 돼 있을까요. 경부고속도로는 우면산과 말죽거리공원 사이를 지납니다. 고속도로가 나기 전에는 산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을 텐데, 고속도로가 생기는 바람에 삭둑 잘렸습니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잘린 곳은 아직 아물지 못하고 상처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교통망이 시급하던 시절에 길을 냈으니 자연이 어떻게 변형되는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걷기를 즐기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야트막한 산길을 걷는 것은 자연을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도시인의 건강을 지키는 데에도 아주 좋습니다, 걷기 좋

우면산 - 말죽거리공원

은 길이 많을수록 스스로 건강을 챙기는 사람이 많아질 것입니다. 말죽거리 공원과 우면산을 연결하는 다리, 지형에 맞는 독특한 모습으로 설계하여 고속도로 위를 걸어 넘게 하면 그 다리도 명소가 될 것 같습니다.

경부고속도로 서초 도심 구간을 지하로 넣는 방안이 오랫동안 논의되고 있습니다. 서초구민이 바라는 일이죠. 고속도로를 땅 밑으로 넣고 지상에는 공원을 만든다면 걷는 길도 자연스럽게 연결되겠습니다. 지하화를 놓고 정책 토론회에서 걷는 길 연결이란 점도 고려하면 좋겠습니다.

다음은 사당역에서 과천으로 넘는 남태령 고갯길입니다. 오래전 모습은 잘 모르겠지만 춘향가에 이 도령이 전라도 어사로 내려갈 때 ‘동작 – 남태령 – 과천 – 수원 – 진위...’로 거쳐간 길이었는데 지금은 흉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산이 삭둑 잘려 우면산에서 관악산으로 가려면 한참 도심을 돌아가야 합니다. 우면산에서 관악산으로 가는 길을 연결할 수 없을까요? 사진을 보면 두 바위산 꼭대기가 머리를 내밀고 있는데, 무척 멀어 보입니다. 거리가 멀다고 해서 그걸 연결할 기

관악산 - 우면산

술이 없는 것은 아닐 테니, 결국 정책 의지와 돈 문제겠습니다. 우면산과 관악산을 잇는 길은, 굳이 매단 다리(현수교)를 놓지 않더라도 강남순환고속도로를 낼 때 조금만 신경을 썼더라면 고가 옆으로 달아내어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차가 갈 고속도로는 생각했을지언정 사람이 걷는 길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을 터이지요. 지금이라도 우면산과 관악산을 잇는 길을 만들 방안을 서초구와 관악구가 같이 고민해 주면 좋겠습니다.

서리풀 공원을 걷다 보면 법원 단지 경계에는 철제 울타리가 쳐져 있는데, 꼭 울타리가 있어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또 우면산을 걷다 보면 콘크리트 기둥에 가시철망을 단 울타리도 보입니다. 군사시설 경계도 아닌데 왜 저런 울타리가 필요한지 모르겠습니다. 꼭 필요하지 않은 울타리는 걷어내면 좋겠습니다.

서초구가 내건 정책구호는 ‘신나는 변화 푸른 서초’입니다. 걷는 길이 사방팔방으로 연결되어 서초구민뿐만 아니라 서울시민이 더 젊게 사는 환경이 마련되길 기대합니다. 즐겁게 많이 걸을수록 건강은 더욱 푸르러지겠지요. 사람이 건강하면 나라가 건강해질 것이고요. 서초구가 더욱더 푸르러지길 기대합니다.

(주: 사진은 다음카카오지도와 네이버지도에서 갈무리하여 가져왔습니다.)

* 이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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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고영회

진주고(1977), 서울대 건축학과 졸업(1981), 변리사, 기술사(건축시공, 건축기계설비). (전)대한기술사회 회장, (전)대한변리사회 회장, (전)과실연 공동대표, 성창특허법률사무소 대표 mymail@patinf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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