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건설경기에 영향 줄 ‘거시적 리스크 요인’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최근 건설업 경기가 얼어붙고 있다. 


건축 수요와 토목 수요가 동시에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사의 경영성과는 마케팅파워나 시공력과 같은 마이크로한 것으로 결정된다. 어찌 보면 이후 언급될 거시적 요인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지 않아도 큰 문제가 없을 수 있다.





그러나 건설업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 여건들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여건들의 방향성을 가늠해 보는 노력이 있으면 보다 수월하게 어지러운 시장 상황에 대응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하반기 건설업 경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거시적 리스크 요인들을 살펴보면서 경기 방향성보다는 시장 여건의 흐름을 이해해 보려는 노력을 해보고자 한다.


하반기 건설업 경기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인은 거시경제 상황이다. 물론 건설업 경기가 거시경제의 방향성과 역행하는 경우도 종종 있기는 하다. 그러나 건설업도 경제의 한 부분이기에 거시경제 여건이 좋지 않다면 건설시장의 수요 자체가 살아나기 어렵다. 불행히도 하반기 거시경제 여건은 암울한 전망이 주를 이룬다.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보기 드문 역(逆)성장이 나타났다. 그만큼 경제의 기초체력이 취약하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하반기 거시경제 상황은 좋은 모습을 보이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건설시장에서 시장수요의 구매력은 상당히 취약할 것으로 관측된다.




둘째, 상황이 이렇다면 경제정책의 무게중심이 경기 부양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전통적인 경기 부양 수단은 건설투자 확대다. 건설투자는 다른 산업에 비해 생산 및 고용 파급효과가 크고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수단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 정부 들어서 그동안의 본예산과 추경예산의 분야별 구성 및 사업별 특징을 살펴보면 건설투자에 집중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경제여건이 악화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추경예산안이 국회의 심의를 받으면서 공공건설투자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에 제출된 추경 예산안의 무게중심 자체가 크게 움직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봐야 한다.


한편 또 하나의 경기 부양 수단은 한국의 정책금리인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중 금리 인하는 없다고 잘라 말하고 있다. 실제로 금리가 인하된다면 부동산 시장수요 개선에 다소의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셋째, 가능성 정도를 판단하기는 어려우나 정치경제학적 관점에서 부동산 시장에 대한 규제가 완화될 여지가 있다. 내년 봄에 국회의원 선거가 있기 때문에 경제활동에 대한 규제보다는 자율성을 높이려는 유인이 존재한다. 그동안 부동산 시장에 대한 규제 일변도 정책의 피로감이 있고 소득이 정체돼 있는 상황에서 자산가치의 하락과 부동산 관련 세 부담의 증가는 표심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있다. 대출 규제, 재건축 규제, 투기지역 규제 등에서 정부가 한발 물러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 정부는 빠꾸(일본어, 순화된 단어는 후진)가 없다’라는 시중에서 떠도는 우스갯소리를 생각해 보면 과연 지금까지의 강경일변도 부동산 시장 정책 기조가 약화될 수 있을지는 솔직히 회의적이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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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건설기업의 입장에서 주택정책이 수요 억제에서 공급 확대로 무게중심이 전환되고 있다는 점은 기회 요인으로 판단된다. 사실 수요 억제만으로 부동산 시장을 잡기는 어렵다. 공급 확대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 최근 GTX 등 예타 면제를 통한 대규모 교통망 건설사업과 3기 신도시 사업 등 예상치 못한 공공건설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이는 최근 수주 가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사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그러한 사업들이 행정절차, 부지매입, 사업자 선정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당장 올해 큰 도움이 된다고는 보기 어렵다. 그래도 멀리 본다면 건설업에게는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현 정부가 관심을 가지는 계층은 무주택자 계층이다. 현실적으로 보통의 소득을 가지고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그렇다고 주택가격을 폭락시킬 수도 없다. 대안은 공공임대주택 건설사업을 확대하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도 중장기적으로도 그러한 건설 수요는 꾸준히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공공임대주택 건설사업이 건설업 내 관련 민간 기업들에게 큰 이익을 보장해줄 수는 없다는 점에 아주 큰 기대를 하기는 어려운 측면도 있다.


이러한 상·하방 리스크 요인들을 보면 하반기 건설업 경기는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인 분위기가 더 강해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절망적인 상황으로 인식하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부동산 시장이 다시 붐을 이룰 수는 없지만, 건설수요 자체는 이런저런 이유로 어느 정도 수준은 유지될 것이라고 판단된다. 아직은 장담하기는 어렵지만, 올해만 잘 버틴다면 내년 이후로 조금씩이나마 개선되는 국면이 전개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도 가져본다.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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