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붕괴] 상장사 영업이익 1분기 42% 급감

유화·철강 큰 타격…LG화학 등 줄줄이 어닝쇼크


기업정책이 가른韓·美경제 

     올 1분기 상장사 영업이익이 반 토막 났다.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 영업이익을 집계한 초반 결과이기는 하지만 실제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보다 더 악화된 수준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투톱`뿐 아니라, 정유화학, 철강 등 국내 주요 수출업종 실적이 모두 큰 폭으로 감소했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이날까지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67개사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은 19조26억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업이 지난해 1분기에 기록한 32조4841억원과 비교하면 41.5% 감소한 수치다. 특히 비교적 규모가 큰 기업에서 실적 하락 폭이 크게 나타났다. 67개사 가운데 코스피200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40개사의 영업이익 합계는 약 15조52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9조380억원)보다 46.5% 줄었다. 올해 실적이 지난해에 비해 악화될 것이라는 관측은 꾸준히 나왔다. 글로벌 경기가 하락세로 진입했다는 경제지표가 나타나고, 반도체 업황 역시 수요 감소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대비 각각 60.3%, 68.7% 줄었다. 국내 상장사 실적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다. 더 심각한 것은 현재 발표되고 있는 실적이 당초부터 부정적으로 봤던 시장 전망보다 더 나쁘다는 점이다. 67개사 중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추정치가 있었던 곳은 43개사인데, 이 중 1분기에 `어닝쇼크`를 기록한 기업은 14곳으로 30%를 넘었다. 어닝쇼크는 실제 영업이익이 시장의 기존 전망치에 비해 10% 이상 낮게 나타난 경우를 말한다. 




반면 기대치를 10% 이상 넘어선 `어닝서프라이즈`(적자 축소·흑자 전환 포함) 기업은 8개사(18.6%)에 그쳤다. LG디스플레이의 1분기 영업적자 규모는 1329억원으로, 시장이 예상한 적자 914억원보다 44%나 많았다. 삼성물산 역시 시장 기대치에 비해 절반 수준의 성과를 기록했다. 


정유화학과 철강금속 부문의 부진도 두드러졌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은 각각 지난해 1분기에 비해 57.7%와 53.5% 감소한 2754억원과 3311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정유화학 4개사의 영업이익 합계는 전년 동기 대비 51.4% 줄었다. 포스코는 1분기 매출이 0.9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9.1% 급감했다.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오른 탓이다. 고려아연은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10% 넘게 줄었다. 자동차 업종은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웃었다.


완성차와 부품업체 5개사 실적을 종합한 결과, 매출액은 4.7%, 영업이익은 35.1%가 증가했다. 특히 현대차는 팰리세이드 효과로 영업이익이 21% 늘었고, 기아차는 충당금 환입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배로 뛰었다. 기아차는 통상임금 소송이 합의에 이르며 충당금 가운데 4300억원이 환입됐다. 지난해 현대자동차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은 2조4222억원으로 2017년 4조5747억원에서 반 토막이 났지만 다시 실적 상승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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